우연찮게 바둑을 알게 되었다.
한국분이 헝가리에 오셔서 바둑을 가르치고 계신다고.
이웃지기가 먼저 아이들에게 방학 동안 바둑을 배우면 어떻겠느냐
물어 왔고 아이들도 호기심에 좋다 해서 시작한 지 벌써 2주다.
그런데 신기하게 첫날 부터 재미있다며 활짝 웃으며 나오는 딸들.
게다가 2시간이 지나도 안내려오는 딸들.
전화를 하면 시간가는 줄 모르고 바둑에 푹 빠진 아이들.
이제 가야 해요~~~ 그만 내려 보내주세요~~~
그러면 선생님께서 내려 보내 주신다.
참 신기하다.
선생님께 허락을 받고 사진을 찍었다.
헝가리 청년들이 매일 많았었는데 이날은 없다?
헝가리 학생들 오늘은 없네요? 물으니 다들 체코로 시합을 갔단다.
오늘 처음 와본 개구장이 도련님.
헝가리 선생님과 한국 선생님이 번갈아 아이들을 가르치신다.
안에 있으려니 헝가리 청년 두 명이 컴퓨터를 켜놓고 바둑을 연습하는데
괜스레 눈치가 보인다. 언제나처럼 차에 가서 기다릴까..... 하다가 오늘 처음 온 개구쟁이
도련님 엄마가 커피를 마시자 해서 움직이기로 했다.
지난주에 혼자 산책하면서 봤던 북카페.
헝가리에서는 보기 힘든 영어로 된 많은 책들이 있었다.
커피 마시면서 책도 보고 원하면 구입도 가능하단다.
물어보니 책값도 비싸지 않고.
다음에 딸들을 데리고 와야겠다.
보고 싶은 책이 있으면 사주게.....
영어로 된 소설책이나 고전은
그동안 한국에서 받았었다.
우리가 앉아 있는 2시간 동안
거의 손님이 없다.
아마도 아는 사람만 알음알음 오나보다.
이렇게 해서 운영이 되나?
그런데 참 맘에 든다.
작아서,
책이 많아서,
오래 앉아 있어도 눈치 주지 않아서,
그리고
소박해서 좋았다.
커피 뽑아 주는 총각이 영어를 좀 한다.
나중에 심심하면 커피 마시며 카페에 대해 물어보고 싶어 졌다.
출장 중이신 아빠에게 딸들이 바둑을 배우고 있으며 너무나 좋아한다고,
바둑판을 좀 사 와달라 했더니 사 오셨다.
하빈이가 싫다 하니 혼자 바둑을 두는 하은이.
옆에서 하은아, 여기에 놔. 그럼 이긴 거야?.......
모르는 엄마의 소리에 그저 웃는 하은이.
아빠랑 바둑이 아닌 오목을 두는 하은이.
아빠에게 연신 지더니 엄마랑 하잔다.
엄마랑 하면 이길 것 같은가 보다.
그런데,
엄마가 이겼다!!!
오목은 엄마도 하거든요~~~~!!!!
바둑 두는 딸들이 엄마의 눈에는 너무나 신기하고 이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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