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서 줄넘기를 하던 작은 녀석이 숨이 넘어가게 엄마를 부르며 나오란다.
개미들이 쌀을 물고 어디로 간다나.....?
놀라서 나갔다가 진짜 놀랬다.
정말 수백 마리의 개미들이 알을 물고 이사를 하고 있었다.
엄마, 개미들이 쌀을 들고 어디로 가.
아냐. 개미들이 알을 물고 이사를 간다.
아마 너무 숫자가 많아 분가를 하나 봐.
분가가 뭐야?
개미들이 살기에 집이 좁으니까 반씩 나누는 거야.
정말 엄청난 수의 개미들이 알을 물고들 이사를 가는데
진짜 신기했다.
사진기 들고 다시 나오니 어느새 다 가버리고 뒤에 남은
몇 마리가 따라가고 있었다.
하빈이가 자꾸만 쌀이라고 해서 한 마리를 잡아 알이라는 것을
보여주었는데 나 때문에 알을 떨어트린 개미는 나중에 혼나지는 않았는지.....
또 3-4마리의 개미를 죽였다가 하빈이에게 어찌나 혼이 났는지...
그냥 조용히 지나가는 개미를 죽였다고.
처음에는 정말 겁이 났었다.
수십 마리라면 그러려니 하겠는데 이건 정말 어마어마했었다.
그런데,
하빈이 말처럼 그냥 우리 집 마당을 지나가는 거였다.
나 때문에 죽은 3-4마리 개미한테도 미안하고.
근데.
정말.....
궁금하네.....
왜 우리 집을 사이에 두고 왼쪽 옆집에서 오른쪽 옆집으로 이사를 가는지......
개미한테 물어볼 수도 없고......
그래도 다행이다.
우리 집 마당에 자리잡지 않아서.
아니다.
우리집 마당에는 이미 개미가 엄청나게 무지무지 많아서 그래서
그냥 지나갔나 보다.
참으로 오묘하다.
신기하다.
알 하나씩 입에 물고 앞선 개미들을 따라 그저 묵묵히 뒤를 따르는 엄청난 수의 개미들.
그 개미들 중 단 한 마리도 알을 버리거나 포기하는 개미가 없었다.
하빈이 말대로 자기 몸만 한 알을 하나씩 책임지고 끝까지 길을 가는 개미가
신기하다.
길을 잃은 듯싶다가 찾아내고, 돌의 틈새에 빠진 것 같았는데 어느새 빠져나와서는
다시 길을 간다.
다 갔나....?
싶으면 몇 마리 개미가 뒤쳐져서 다시 따라가고,
이제 다 끝났나....?
하면 또 몇 마리가 뒤따른다.
나도 저렇게 가야겠지.
개미도 가는데......
개미도 가잖아.
자기 몸집만 한 알을 입에 물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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