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우리들의 이야기

자잘한 일상이 주는 기쁨들.

by 헝가리 하은이네 2011. 7. 15.

요즘 기온이 오르고 또 오르고.

연일 40도를 오르락내리락한다.

2주 전 비가 그리도 내리고 난 뒤에 꽃이 피었다.

전혀 기대하지 않았던....

그냥 언제나 저 자리에 저리 항상 있나 보다 했던

그래서 더 신기하고, 반가운 화사한 꽃들.

너희들도 꽃이 있었구나.....

한 3년, 4년 되었나 보다. 그리고 처음 꽃을 피웠다.

이쁘다. 고맙다.

연일 40도를 오르내린다.

아침부터 눈뜨면 30도다.

이불부터 널고,

고추, 깻잎 뜨거운 한낮을 잘 버티라고 물을 한 바가지씩 흠뻑 준다.

그리고, 소리도 요란하게 청소기를 돌린다.

락스 풀어 바닥도 닦고,

폴리 밥 주고 아이들 아침 주면

아침 할 일은 끝!

성경 읽으면서 또 감사. 

안 굽던 빵도 굽는다.

아이들 간식으로,

급할 때는 차 안에서 우유랑 먹는  간단한 점심으로.

이렇게 여유 있어 즐기며 빵을 만드는 시간이 행복하다.

그리고,

맛있다며 먹는 입이 이뻐 또 굽는다.

신이 나서.

내일 또 만들어 줄게~~~~

엄마 신났다. 또 만든데.

하은이가 웃으며 말한다.

작은 딸이 너무나 좋아해서 아침부터 찾는 냉메밀

국물도 많이 만들어서 냉장고에 넣어두고

아이들이 찾을 때마다 메밀국수를 말아 준다.

남편이 있었다면  메밀 소반에 이쁘게 담아

내라고  했을 텐데......

그냥 우리끼리니까....

이렇게 더운 여름을  냉메밀로 버틴다.

선풍기도 없이.

선풍기 하나 올해는 살까?

살구가 익어 살구 따러 오신 손님도 계시고.

방학은 참 좋다.

발을 동동 구르지 않아서 좋고, 마음이 바쁘지 않아서

좋고, 책을 읽다가  졸아도  너무나 달다.

그렇게 꾸벅꾸벅 조는 내가 좋다.

감사한 날들이다.

걷은 살구들.

아래쪽에서만 땄는데도 이렇게 만다.

위쪽은 언제 따나......

못 따도 괜찮다. 새들이 먹고 떨어진 것은 개미들이 먹고.

나눠먹지 뭐......

 자명종 소리에 깨지 않고 그냥 눈이 떠질 때까지

누웠다가 일어나니 7시 30분.

이러한 일상이 참 감사하다.

 요즘 가장 큰일은 하은이 씻기는 것이다.

40도의 불더위에 깁스하고 있는 하은이는

또 얼마나 답답할까.

그래도 어찌나 잘 참는지.

엄마가 씻겨 줄 때면 그저 미안해서

"엄마, 고맙습니다. 엄마, 미안해요. 엄마, 땀나요....."

계속 말을 한다.

뭐가 미안하고 고마워. 엄마니까 당연히 해줘야지.

그리고 언제 우리 하은이 이렇게 엄마가 씻겨 주겠어.

감사하다, 그렇지?

아주 예전에 하은이 아가였을 때 아빠가 물을 덥혀서

방으로 들고 오면 엄마랑 아빠랑 하은이 씻기고 그랬었어.

그랬는데 벌서 우리 하은이가 엄마보다 키가 크네.

아기였을 때 씻겨 주고는 얼마만인가......

엄마가 하은이 씻기는 거 감사하고 좋아한다고

또 다치면 안 돼. 알았어?

미안해서 웃는 하은이.

2011년의 여름방학이 이렇게 자잘한 일상의 감사로 지나가고 있다.

 

'우리들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행복한 공주님들과 행복한 무수리 엄마.  (0) 2011.07.20
헝가리에서 바둑 배우는 딸들.  (0) 2011.07.18
개미들아~~~ 어디 가니?  (0) 2011.07.13
마당의 과실수들  (0) 2011.07.05
폴리는 질투쟁이  (0) 2011.07.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