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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폴리, 너 개 맞아?

by 헝가리 하은이네 2011. 7. 28.

감자탕을 끓였다.

오숑에 가니 돼지뼈가 오랜만에 나왔는데 어찌나 좋은지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게다가 어찌나 싼지.

4팩을 샀는데 만 오천 원 정도밖에 안 된다.

배추가 없어 아쉽지만 그냥 감자에 대파, 양파만 넣고 푹~~ 끓였다.

냄새에 벌써 폴리가 흥분하고 주위를 맴돌며 떠나지를 않는다.

 

저녁식사기간만 되면 저리 아빠 무릎에 얼굴을 올리고는

애절한 눈빛을 보내는 폴리.

우리끼리 먹기 미안해 하빈이가 뜯고 내놓은 뼈를 폴리에게

주니 무지 행복해하며 먹었다.

너무 잘 먹어 계속 주었다.

우리 집 개들은 언제나 뼈를 좋아했고 잘 먹었기에 당연히.

 

그런데.......

2시간쯤 지났나...?

폴리가 토한다.

고무장갑 끼고 치우기를 반복.

아침에 일어나니 다섯 곳에 토해놨다.

에휴~~~~ 내 몬산다~~~~~

폴리!!! 너 오늘 하루 굶어. 알았어?

괜히 줬어. 괜히.

폴리, 너 개 맞아? 너 개 아니지?

어째 개가 감자탕 뼈를 먹고는 이렇게 계속 토하냐?

내참 어이가 없어서~~~~

그래도 배가 고파 주위를 맴돌고 그러다 속이 아픈지 끙끙 거리는

폴리가 안쓰러워 삶은 닭가슴살에 물을 끓여 말아 주었다.

배고프다고 갑자기 너무 많이 먹으면 또 탈이 날까 봐

하루에 4번을 저리 조금씩 미지근한 물에 주었더니

속이 편해졌는지 이젠 본격적으로 먹을 것을 달란다.

내참 어이가 없어서........

6주 넘게 잘 보다가 티나 엄마 오기 전날 하필이면

돼지 뼈 먹고 탈이 나냐고요~~~~~

그리고 드디어.

오늘 티나 엄마가 왔다. 미국에서.

두 달 가까이 집 떠나 맘고생한 폴리가 드디어 집으로 갔다.

딸들도 많이 서운하고 하루에 두 번씩 청소기 돌렸지만 그

래도 간다니 서운하고....

아마도 한 달은 폴리 털이 집안 곳곳에서 나올 것이다.

 

아침에 빨래해서 널은 남편 와이셔츠에도, 내 청바지에도,

아이들 양말에도 다 폴리 털이 붙어 있다.

비가 안 오는 날은 매일 이불을 널었었는데 폴리가 집에 돌아갔으니

다 빨아야겠다.

든 자리는 표가 안나도 나간 자리는 표가 난다더니

폴리가 간 자리 표가 많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