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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하빈이네 일상들

11월 12일 토요일 신랑이랑 나는.....

by 헝가리 하은이네 2011. 11. 14.

두 딸들이 배구팀 슬립오버를 가고 여유 있게 늦잠까지

자면서 맞이한 토요일 아침.

뒷마당에서 낙엽 쓸어 모아 태우던 신랑이 시장에 가잔다.

그러지 뭐~~~~

그런데 중앙시장이란다. (Nagy csarnok)

정말 몇 년 만인가.......

어째 몇 달도 아니고 금세 몇 년인지......

참 시간이 정말 빠르다.

동서 왔을 때 함께 구경시켜 준다며 온 것이 마지막인 것 같이다.

세월이 참 많이 흘렀다. 17년 전에는

토요일 영업을 안 했는데 그러다 토요일 12시면 문을 닫았는데...

이젠 토요일 오후 3시까지 영업을 한단다.

그만큼 헝가리가 변했다.

묘한 향내가 숨쉬기를 힘들게 했는데 알고 보니

인도네시아 문화를 소개하는 행사를 하고 있었다.

오늘 방문은 신랑이 지하에서 장어를 사기 위해서였다.

요기를 하러 2층으로 올라갔다.

2층은 헝가리 관광상품을 파는 가게와 음식점이 있다.

이곳에서 간단히 랑고쉬를 먹을까..... 하고

이 인파를 뚫고 갔다.

진짜 진짜 사람이 아니 관광객이 무지 많았다.

걷기가 힘들 만큼.

랑고쉬를 먹으려는 사람들이 너무 많았다.

이 줄끝에 서서 기다리려니.......

신랑이 그냥 다른 곳에 가서 먹잔다.

그러지 뭐~~~~

가게 주인아줌마가 수를 놓고 있다.

헝가리 전통 자수 칼로 차다.

나중에 나중에 헝가리 떠날 때...

그때 하나 기념으로 가져가지 뭐~~~~

신랑이 주문하러 간 동안 여기저기 둘러보니 헝가리 사람들이 아니다.

내 옆은 불어를 사용하는 관광객들.

내 뒤는 일본 관광객들.

그리고 들리는 독일어.

진짜 헝가리 말은 들으려  해도 듣기가 힘들다.

주변이 다 관광객들이다.

이젠 중앙시장이 관광 명소가 되었구나.......

냉동장어를 샀으니 조만간 손질해서 구울 것 같은데....

오늘은 분명 아니고...

어쨌든 준비는 해야 할 듯.

2층 위에서 사진을 찍는 관광객들이 줄을 서고....

메뉴판을 보면서 고민하시는 관광객.

나중에 알았다.

환율 계산하면서 왜 고민을 했는지....

신랑이 간단한 음식을 사 가지고 왔는데 어찌나 비싼지.....

오른쪽 음식 한 접시가 15000원이다. 세상에......

웬만한 레스토랑보다 비싸다.

언제 이리 비싸졌는지.....

관광객이 많이 오다 보니 그랬나 보다.

화장실 사용료가 100 포린트(500원). 이태리에서는

1유로였으니까 싼 편인가?

햇감자를 묶어 놓은 것이 귀엽다.

이곳에서 단호박 잘라 놓은 것을 샀다. 구워주려고.

신나게 장보고 나왔는데.....

우리 자가 불법주차로 묶였다.

아무 표시가 없었는데..... 다시 둘러보아도 별다른 표시가 없다.

한자리가 비어서 기분 좋게 주차를 하고 들어갔었는데.....

옆에서 보던 헝가리 아주머니도 이상한 듯 고개를 갸웃거리더니

아무 표시가 없는데 왜? 하시며 가신다. 참 요상타.

신랑은 불법주차 스티커를 보고는 전화를 한다. 빨리 와서 풀어 달라고....

가만히 보니 우리 차가 있던 곳이 다 묶였다.

불법주차로.... 뭔 일?

한 시간이 지나서야 주차 요원이 와서 풀어주고 벌금을 냈다.

그리고 왜? 냐고 물어보니 한쪽 바퀴가 인도 위에 올라왔기 때문이란다.

뭐시라?

그러면 처음부터 한쪽에만 선을 그어 놓던가.... 

누구든 처음에 주차를 하면서 인도에 안 올라간

쪽은 괜찮은 것이다.  양쪽이 다 인도에 안 올라가기는 힘드니

한쪽은 그냥 주차를 하면 한쪽은

꼭 인도에 한 바퀴가 올라갈 수밖에 없는 골목 폭이기 때문이다.

요즘 헝가리 정부가 너무 어렵다,

그래서 나온 우스개 소리가 벌금 받아 정부가 유지된다고...

정말 요즘 경찰들은 혈안이 되어 있다.

진짜 벌금을 내면서도 너무 우습다.

누구든 먼저 두 바퀴를 내려서 주차하는 쪽이

그날 벌금을 안내는 것이다.

어이가 없다. 한쪽에 선을 그어서 그쪽만 주차를 하게 하지.......

내참 정말 어이가 없어서.....

딸들 기다리고 있을 것 생각해서 급히 벌금 내고 출발을 했다.

저녁에는 혜린이가 하는 뮤지컬을 보러 갔다.

전에 하은이가 다니던 ICSB로.

어쩜 그리 잘하던지.....

그렇게 11월의 토요일 하루가 지났다.

신랑이 낙엽 태우는 냄새를 맡고, 시장에 가서 사람 사는

활기찬 냄새를 맡으며 나도 살아 있구나

새삼 느끼면서, 어이없이 불법주차 벌금도 내고 그래서

헝가리 정부에 유익을 주면서....

우리 혜린이가 부르는 노래를 들으면서 6-8학년 아이들의

뮤지컬을 보면서 어찌나 대견하고 이쁘던지.....

8주간 연습을 했다는데 참 잘했다.

그리고 집에 와서 마들렌 쿠키를 구웠다.

바쁠 것도 없는 나인데 김치를 담아 주신 집사님께

달리 고맙다는 표현을 할 길이 없어

밤에 쿠키를 구웠다.

그렇게 하루가 나를 지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