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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하빈이네 일상들

헝가리 명이나물 뜯으러 벌러톤으로..

by 헝가리 하은이네 2012. 4. 11.

부활절 연휴에 가족 모두 집에 두고 아줌마들이 함께 벌러톤에 간 이유는......

딱 하나!

명이나물을 뜯으러.

벌러톤 히비즈 옆에 명이나물이 무지무지 많다는

이야기를 들었었는데

마침 연휴때 함께 가기로 한 것이다.

 8시에 만나 출발을 해서는 10시 30여 분경에 도착을 했다.

 세상에......

주변에 눈길 닿는 곳 모두가 명이나물이다.

사실 난 작년에 처음 명이나물을 알았고,

처음 먹어 보았다.

이 명이나물을 간장과 식초, 매실액으로

장아찌를 담으면 고기를 구워먹을때

아이들이 너무나 잘 먹었다.

많이 뜯어 가지고 오란다.

바로 차 옆에도 다~~~

명이 나물이다.

 아는 분에게 물어보니 한 사람당 2kg은 괜찮다고 한다.

 괜스레 차가 지나가면 불안하고,

명이나물을 뜯는 우리가 신기해서 속도를 늦추며

쳐다보면 가슴이 콩당콩당. 

그런데 나중에 보니 한쪽에서 헝가리분들도 명이나물을 뜯는다.

그제사 안심.

 명이 나물 뜯던 곳 바로 위가 티베트 불교 절이 있는

곳이라서 올라가 보았다.

아주 오래전부터 듣고는 있었지만 와보기는 처음이었다.

달라이 라마 사진이 있고 그 앞에 초들 이 있다.

 입구부터 특유의 향내가 가득하다.

우리네 산속 절에서 들려오는

풍경소리와 은은한 향내와는 너무나 다르다.

이곳 탑 위에는 부처상이 있고,

오솔길을 따라 내려가면 법당은 따로 있다고 한다.

여러 가지 색의 작은 조각 천 들이 줄에 매달려 펄럭였는데

가까이 가서 보니 알 수 없는 글들이 쓰여있었다.

아무래도 기도문 같으다.

무슨 소원들을 빌었을까.,. 

 부활절 연휴라서 그런지 생각보다 적지 않은 수의

사람들이 찾아오고 있었다.

궁금해서, 기도하러, 히비즈에온천하러 온 외국인들이

이곳에 절이 있다는 말을 듣고 관광처럼.......

다음에는 에스테르곰에 있는 정말

우리식 절을 찾아가 봐야겠다.

기와는 모두 한국에서 가지고 와서 지었는데

한국말을 잘하시는 헝가리 스님이 그곳에 계시다.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으시고 떡에

김밥에 삼각김밥에 김치전....

그리고 커피까지. 

난 입만 가지고 가서 배불리 맛있게 먹었다.

 부다페스트로 돌아 오려다가 잠시 히비즈를 들러서

커피 한잔 하기로 하고 들어간 히비즈.

히비즈는 천연 연못 온천이다.

 관광지라 그런지 부활절 연휴인데도 가게들이

다 문을 열고 있었다.

덕분에 우리가 재미있었다.

광장 한쪽에서는 헝가리 전통 놀이가 진행되고 있었다.

삶은 계란에 촛농으로 그림을 그리는 아이들.

이분에게서 함께 가신분이 빵을 사셨는데 냄새가 

나 어렸을 적에 먹던 그 빵 냄새가 났다.

겉은 딱딱했지만 안은 촉촉했고, 색은 좀 거무스름했다.

나한테는 뒷맛이 좀 짠 듯... 

 히비즈 온천으로 들어서니 저리 튜브를 들고 온천하고

나오시는 분들이 많았다.

10여 년 전에 다녀오고 처음이니 정말 많이 변했다.

그때는 이렇게 이쁜 공원도 없고 주변에

이런 가게들도 많지 않았었는데.

아~~~ 맞다.  이 건물은 그대로다. 10년 전과.

 자연 연못 온천이라서 튜브를 끼고 이 연못에 들어가면

발끝에 연꽃대가 걸리기도 한다.

처음 이곳에 들어갈 때좀 무서웠었다.

온천 냄새가 강하고 색은 진한 코발트 색이고.....

양쪽에 보트에 앉아서 지켜보는 안전요원들도 괜스레무섭고.

그런데 온천 효과가 좋았다.

그래서 그런지 오스트리아와 독일 등에서 많은 관광객과

환자들이 와서는 호텔을 잡고

오랫동안 머물면서 치료를 받는 곳이다.

다음 연휴 때 아이들이랑 이곳에 와서 1박 2일 머물러야겠다.

차를 주차한 곳에 작은 가게가 있었는데

헝가리식 그릇이 있었다.

함께 모여있으니 경쾌한 합창을 듣는 듯.

아니 도레미송 같은?

작은 포트 하나 사다가 선인장들 사이에 하나 놓을까....

아주 잠시 고민하다가 그냥 사진만 찍었다.

한 녀석만 집에 데려가면 바로 풀이 죽을 것 같아서....

집에 오자마자 남편은 명이 나물을 받아서는

뒷마당에 가서 씻고,

난 참나물 뜯어 온 곳을 데쳐서는 고추장과 된장을 넣고

버무려서 저녁을 했다.

하은이가 유난히 좋아하는 참나물이라서.

그리고 해가져 어두워졌지만 내일 출근이라

명이나물로 김치를 담갔다.

또 한통은 명이 장아찌를 담갔다. 딸들을 위해서.

혹시 맛이 없어도 괜찮아.

약이려니 하고 먹으라 할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