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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하루 동안 참 많은 일들이.....

by 헝가리 하은이네 2012. 4. 23.

아침부터 바빴다.

서둘러 아이들 태우고 대문을 여니.....

내참..... 기막혀서리......

대문을 여니 저리 줄이 쳐져서는 차가 나갈 수가 없다.

어쩌라고~~

정말 어이가 없다.

헝가리니까..... 해도 아침에 대문을 열면서 말문이 막힌다.

어제 퇴근할 때 드디어 하수도 설치 공사를 한다면서

우리 집 대문을 저리 큰 덤프트럭이 막고 있었다.

그러더니 아침에는 문을 여니 어이없게 테이프가 막고 있다.

아무리 빵빵빵~~~!!! 해도

아무도 안 오고 결국 남편이 나와서 테이프를 끊어 버렸다.

드디어 하수도 공사를 하는 것은 무지 반가운데,

분명 사람 사는 집이고

아침이면 출근할 것 다 알면서도 테이프로 막았다는 것이

너무나 어이가 없다.

그렇게 어렵게 집을 출발했는데 역시나 우리 큰딸.

도시락을  놓고 왔단다.

엄마, 다시 못 돌아가요.늦었거든요~~~~

아까 분명히 도시락 챙기라고 했잖아요~~~~

이 앞을 지날 때면 항상 양파를 사야지..... 생각하고

퇴근할 때면 이 분도 집에 가서 안 계셔 못 사고.....

이 날도 딸들에게

우리 양파를 저분에게서 사자. 하고 신호 받고 출발을 했는데......

저녁에 아마도 안 계실 듯...

싶다.

생각보다 길이 안 막혀 씽~~~ 하니 오면서

아침에 맥도널드에 가서 뭐든 사서 점심에 먹으라 했었는데

노보텔 호텔 앞을 지나면서부터 막히기 시작.

40분을 서있었다.

이제나 저제나 하면서.

결국 아무래도 시간이 없어

하은이 도시락은 살 수는 없고 아빠에게 전화를 했다.

혹시 시간이 나면 딸 도시락 좀 학교로 가져다 달라고.....

그렇게 40여분을 잡여 있다가 조금씩 차가 움직여서

가보니 쓰레기 트럭과 오토바이의 충돌사고였다.

크게 다쳤나 보다.......

너무 막혀 씩씩거렸는데 사고 현장을 보니

안쓰러운 마음에 화가 풀리고.....

 

사고 현장을 지나자마자 앞이 탁!! 트였다.

아슬아슬하게 학교에 도착을 하고.

아무래도 큰딸 도시락 걱정이 되어 1000 포린트 손에 쥐어주고

여차하면 스쿨 런치 사 먹으라 일렀다.

오전에는 프리스쿨에 가서 아이들 돌보다가,

우리 꼬마들 데리고 수영장에 가고,

나도 피곤하지만 미스 세라도 지친 얼굴이다.

그래서 30여분이 남은 시간은 그냥 밖에서 놀았다.

지난주부터 아이들이 감기로 결석이 많고,

나도 미쓰 세라도 감기와 피로로 많이 지쳐있었다.

아빠가 아슬아슬하게 도시락을 들고 학교에 왔더니

큰 녀석은 스쿨런치를 사 먹고 있었단다.

그래도 마침 도시락을 안 가지고 온 친구가 있어

함께 도시락까지 나누어 먹었단다.

그건 잘 한일이고....  

그래도 다음에는 정말 꼭 도시락 좀 챙기셔요~~~~

따님아~~~~

종이접기 시간에 만든 장난감으로 탑을 만들며 즐거운 아이들.

 

큐브 한 조각 만드는 것을 알려 주었더니

나머지 큐브들은 혼자서 들 잘 접었다.

가끔 이렇게 힘들고 피곤한 날은

그냥 한 주 쉴까..... 생각하다가

종이접기 시간을 기다리는 아이들 얼굴이 떠올라 힘을 내 올라가면

역시나...... 아이들이 주는 에너지가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 준다.

취소하지 않기를 정말 잘했어....

다시 생각하며 정리하고 아픈 다리 끌고 내려오니 딸들이 기다리고 있다.

딸들 저녁을 먹여야 한다.

이날은 학교에서 Game night를 하기에

저녁 먹여 다시 학교로 들여보내고 난 찬양집회 장소로 가야 한다. 

 선생님 6분과 20여 명 하이스쿨 아이들이 모였단다.

저녁 먹여 학교로 올라가니 게임을 하고 있었다.

자세가..... 어째...... 한 걸음 띠면서

주변의 누군가를 치면 아웃이란다.

아슬아슬 하은이 피하고.....

아이들 노는 것 보고는 찬양집회 장소로 출발을 했는데......

못 찾겠다........

결국 차를 알리 백화점 주차장에 버려두고 남편에게 전화를 했다.

"나 못 찾아. 여기로 와서 나 태우고 가."

"GPS 켜고 찾아봐."

"에휴~~~ 난 못 찾는다고요~~~ "

갑자기 피곤과 함께 짜증이 확~~!!! 올라오고.

결국 남편이 데리러 왔다.

집회 장소에 도착하고서야 알았다.

난 아마도 못 찾고 결국 집으로 돌아갔을 거라는 것을.....

다윗과 요나단으로 활동하셨던 황국명 목사님이 오셔서

찬양집회를 해주셨다.

예전.... 90년대. 한창 목요 찬양집회가 활성화되던

그때 참 많이 이분의 찬양을 불렀었다.

경배와 찬양에 있는 곡들과 함께.

잊고 있었던 그때의 분위기와 감동이 지금의 나를 확인시켜주는

시간이었다.

지금의 나.

내가 있는 이 자리.

그리고,

예전의 나.

그때는 몰랐지만 참 아름답고 순수했던, 열정이 가득했던 시간들.

그런 시간들이 나에게 있었다는 것이 감사한 시간이었다.

 

호세아 6장 3절.

우리가 주님을 알자.

애써 주님을 알자.

새벽마다 여명이 오듯이 주님께서도 그처럼 어김없이 오시고,

해마다 쏟아지는 가을비처럼 오시고,

땅을 적시는 봄비처럼 오신다.

 

가을비처럼, 봄비처럼 오신다........

 

남편은 학교로 딸들 데리러 가고,

난 찬양으로 회복되어 집으로 먼저 가고.

 

요즘도 목요 찬양집회가 있나?

운전하면서 궁금해졌다.

이젠 없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