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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I.C.S.B 가라지 세일 한 딸들

by 헝가리 하은이네 2012. 5. 6.

디오쉬드에 있는 ICSB학교에서는 일 년에 한 번.

보통 5월 초 토요일에 학교주차장과 뒤뜰을 학생들과

주민들에게 약간의 비용을 받고

안 쓰는 물건들을 가지고 와서 팔게 한다.

이야기는 들었지만 토요일

오전은 한글학교나 다른 일들이 있어 항상 못 갔는데

올해는 혜린이가 장소를 예약했고 그곳에서 우리도

함께 옷이랑 인형등을 팔기로 했다.

 

지난주에  교회에서 이집사님께서 준비해 주신

물건들과 우리 집에서 모은 물건들을 들고 아침 7시에

학교로 가니 벌써 학교 앞은 차들로 세울 곳이 없다.

학교 위쪽에 차를 세우고 아이들하고 물건을

나르는데 많은 분들이 분주하게 움직인다.

 혜린이가 미리 예약해서 받은 자리가 밖이 아니고

주차장이라서 너무 좋았다.

뜨거운 햇살을 피할 수 있어서.

우리도 일단 옷을 옷걸이에 걸고 혜린이가 가지고

온 짐들도 준비를 하는데, 우리가 좀 자리를 많이 차지했단다.

그래서 또 안으로 밀어 넣고......

 유난히 유모차와 카시트가 많았고 책, 옷, 장난감, 자전거.....

물건도 다양하다.

 풍선이 있는 쪽에서는 ICSB학생들이 집에서

만든 쿠키와 머핀등을 팔았다.

그리고 시원한 음료수도.

밖으로 나가니 밖도 다들 물건 정리하느라 분주하다.

냉장고도 팔고 차도 한대  있는데 학교 밖에 있다며

여기저기 광고지를 붙여  놓았다.

 혜린이네 짐이 모두 도착을 하고 정리를 시작.

 전시하자마자 바로 팔린 장식용 오토바이와 비행기들.

꺼내 놓자마자 여기저기서 몰려들어 살 수 있는지

묻고는 바로 다 팔려 버렸다.

사실 아침 9시부터 문을 열고 팔지만 9시 전에 장을 여는

사람들끼리 미리 사는 것이다.

우리 집에서 가져간 커피메이커도 바닥에 내려놓기도 전에 바로  팔렸다. 너무 싸서.

가격표 붙이는 아이들.

사실 늦은 것은 아니지만 아침 7시부터 모두들

준비를 했기에 서둘러 준비하는 분들.

 잔디 깎는 기계도 2개나 가지고 오셨다. 팔릴까....?

 혜린이가 모았던 작은 장난감을 보며 고르는 꼬마.

 3학년부터 5학년까지 이 학교를 다녔던

하은이는 샌드위치랑 머핀을 파는 친구 앤토니를 만났다.

 그리고  빵하나 사주는 하은이.

8시 30분이 넘자 밖에서 문을 열기를 기다리는 헝가리분들.

디오시드와 이르드에 있는  헝가리 분들이 많이 찾는다.

작년에는 약 2000여 명이  와서 물건을 샀다고 한다.

우리가 자리를 너무 많이 차지했단다.

그러면서 원하면 자리를 하나 더 사란다.

사실 혜린이도 이미 자리가 없어 대기자 명단에

있다가 늦게 자리가 생겼기에

자리를 하나 더 살 수 없을 줄 알았었는데

한자리에서 두 집이 물건을 파니 이상했던 모양.

자리가 없다 해서 그랬다고,

그랬더니 취소된 자리가 있다며 그곳을 사란다.

3000 포린트(15000원)를 주고 자리 하나를 더 사서

하은이, 하빈이, 혜린이가 그곳으로 책과 장난감,

모자, 인형등을 가지고 따로 팔기로 했다.

열심히 다시 물건 정리하고 가격표 붙이는 딸들.

그런데 오늘 판 돈은 딸들 것이 아니고 교회 여전도회로 들어갈 것이다.

미리 이야기했고 알겠다 대답한 딸들. 열심히 엄마 도와준다.

 드디어 9시 정각.

밖에서 기다리던 분들이 물밀듯 들어와서는

물건을 고르시고 가격을 물으신다.

9시부터 10시까지는 500 포린트(2500원) 정도에 팔고,

10시 넘어서는 300,200 포린트.

그러다 11시 넘어서는 무조건 100 포린트(500원)에 팔았다.

 이 분은 남편이 작아서 입지 못했던 새 바지들을

사셨는데 아주 만족해하셨다.

생각 외로 가방이 제일 먼저 다 팔렸고,

인형과 장난감이 많이 팔렸다.

 딸들 잘 파나 가보니 그래도 제법 잘하고 있다.

아이들이 팔아서 그런지 깍지 않고들 샀는지

내가 판 것보다 더 많았다. 아빠 넥타이도 반이상을 팔았다고.....

 11시가 넘으니 다리 아팠는지 박스 뒤집어 놓고는 셋이 앉아 있다.

 12시에 정리를 했다. 팔고 남은 옷이랑 물건들은

박스에 담아 한쪽에 모아 놓으면

구세군에서 와서 모두 가져가신다고.

그래서 우리도 남은 옷과 물건들을 2개의 큰 박스에 담아서

그곳에 갔다 놨다.

 집에 와서 판 돈을 계산해 보니 총 14,770 포린트를 벌었다.

그중에 자리 값으로 3000(15,000원) 포린트를 냈고,

11,770 포린트가 남았다.

이 돈은 여전도회 기금으로 들어간다.

그런데 나중에 혜린이가 자기가 팔아서 번 돈으로

교회 자릿세를 내주겠단다.

기특하게도.

그래서 14770 포린트에 230 포린트를 더 넣어서

15,000 포린트를 채웠다.

제일 비싼 물건을 500(2500원) 포린트를 받았고

대부분 200(1000원) 포린트,

막판에는 100(500원) 포린트를 받았으니 정말 장사 잘한 것이다.

특히 딸들의 인형이랑 가방,  그리고 이집사님께서

팔라고 정리해 주신 물건들이

잘 팔렸다.

형편이 어려운 많은 헝가리 분들과 집시들이 오셔서

물건을 사가기에 파는 사람도 기분이 좋다.

그래서 막판에는 할머님들에게는 그냥 주기도 했다.

여러 번 들었다 놨다 하시기에 그냥 가져가세요~~~~

대부분 본인들 옷이라기보다는 딸이나 손녀옷이기에......

딸들!!

올해는 엄마 도와서 봉사했지만 내년에는

너희들이 팔아서 용돈으로 사용하세요~~~~

고마워, 딸들아~~~~

집에 와서 급히 라면 끓여 점심을 먹었는데

우리 집 마당으로 포클레인이 들어온다.

왜지?

작년에 죽은 나무를 자르고 뿌리를 캐낸뒤에 땅을 고르게 다지기 위해서란다.

나무 한그루가 없어졌는데 앞마당 분위기가 너무 다르다.

나무 한 그루인데도 빈자라기 크네......

2012년 5월 5일 어린이날 우리 딸들은 엄마 도와 일을 했다.  

딸들~~~

너희들은 더 이상 어린이가 아니라 청소년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