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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하빈이네 일상들

알바니아, 코소보, 세르비아에서

by 헝가리 하은이네 2012. 8. 19.

금요일 오후,

퇴근하는 맘이 바쁘다.

머릿속은 저녁 메뉴를 뭘로 할까.... 생각하면서도 맘이 급해 그냥

이르드 슈퍼에서 좀 부실한 닭을 사 가지고 집으로 왔다.

혹시나 나보다 먼저 와계시면 어쩌나.... 싶어서.

(아니나 다를까 저녁식사 시간에 남편이 닭조림을 보더니 묻는다.

어째 닭 모양새가 이래? ㅎㅎㅎㅎ 시간이 없어서 테스코 못 가고 그냥 슈퍼에서

사서 그래요~~  그래서 닭다리에 다리 없는 앙상한 몸통....)

올해는 동유럽 선교사 수련회가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있었기에

남편 대학 선배 되시는  알바니아의 조 선교사님 가정과 코소보로 사역하러 들어가시는

선교사님 가정, 그리고 단기 선교사님께서 주말을 우리 집에서 보내고 가신다 하셨기

때문이다.

4시 20여분, 집에 도착하고 10여분 뒤 벨이 울렸다.

드디어 도착을 하셨다. 도대체 몇 년 만에 만나는 것인지....

반갑고 또 반가운 귀한 분들.

4년? 아니 5년 만인가 보다.

그사이 큰 아들 은섭이는 벌써 대학 4학년이란다.

이쁘고 귀엽던 명은이, 은진이도 다 큰 숙녀가 되어 있었다.

항상 똑같으신 분들.

한결같다는 말, 이럴 때 사용할 것이다.

한결같으신 분들.

이젠 알바니아도 많이 좋아졌다고.

그래도 여기만 하겠나......

또 처음 방문해 주시는 엄선교사님 가정.

15살 쌍둥이 아들과 이제 8개월 된 늦둥이 딸 예빈이를 데리고 코소보로 들어가신다고.

항상 한번 코소보 갈게요~~~ 하고는  가보지 못한 곳. 물론 알바니아도.

코소보에 계신 서선교사님, 한선교사님 가정 안부도 묻고.

하은이가 이제 10학년이 되니 주현이는 11학년인가?

세상에~~~~

 

신랑은 주말을 머물다 선교지로 가신다는 연락을 받고는 두 딸을 데리고

아래층을 깨끗이? 치웠다. 일주일 내내.

아가 예빈이까지 10명이기에 아무래도 위층에 다 머물 수 없을 것 같아서.

그런데 선교사님께서 마당에 텐트를 치셨다. 아가씨들을 위해서.

결국 야경 보고 늦어서 다들 위층에서 잤지만.

좁지만 즐겁게 함께 해주어서 감사하고.

함께 한국식품점에 장을 보러 갔다.

선교사님을 반갑게 맞으시면서 사장님이신 박 집사님께서 선물도 주시고 20% 할인도 해주셨다.

많이 좋아졌다 하지만 그래도 아직 여기만 못하기에 필요한 것들이 참 많을 텐데......

토요일 저녁.

목사님 내외분과 유고슬라비아에서 사역하시는 황선교사님까지 오셔서 함께 저녁을 했다.

신랑이 열심히 자르고 준비한 고기를 구워서.

숯불에서는 삼겹살과 양념한 닭고기를, 그리고 불판에서는 쇠고기를.

날이 덥지 않아 어찌나 감사하던지.

그래도 불 옆에 있는 신랑은 땀을 비 오듯 쏟는다.

그 수고에 다들 맛있게, 즐겁게 저녁 식사를 했다.

참으로 평화롭다~~~~ 싶은 그런 시간.

어쩜 예빈이는 저리 순한지.

아기가 있는 것 같지가 않다.

내일은 또 멀고 먼 길을 가야 할 텐데......

이란으로 파송받아 갔다가 선교사 신분이 발각되어 추방당하고

기도하던 중 코소보로 들어가신다고.

알바니아와 코소보로 가는 아가들을 위해서 인사하러 나왔나 보다.

보통 밤 11시가 넘어야 고슴도치 가족이 마실을 나오는데 10시도 안 된 이른 시간에

뭔 일로 나왔을꼬.....

분명 선교사님 가족께 인사하러 나왔었나 보다.

우리 아이들 고슴도치 만나고 신났다.

여기저기서 사진 찍고, 궁금해서 만져보고,

결국 아이들에게 신체검사당하는  Mr. 고.

나도 저리 뒤집어 놓고 보기는 처음이다.

만화 캐릭터랑 똑같아~~~~

코가 정말 귀엽다.

미안, 미안.

너무 궁금했나 봐. 우리 아가들이.

한 30여분 아이들에게 신체검사당하고는 풀려난 고슴도치.

집에 가서 말했겠다. 일찍 나가면 안 된다고. 

신랑이 불을 피워놨다.

아이들 놀라고.

아니 아이들이 라고 하면 화낼라나?

20대 중반 단기 선교사님, 대학생 명은이,

고등학생 은진이, 하은이, 그리고 중학생 쌍둥이

형제와 하빈이.

그럼 뭐라 불러야 하지?

그래도 난 아가들이라 부르고 싶다.

주일 예배 마치자마자 서둘러 출발하신 선교사님들.

갈길이 멀어서.

오늘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가다가 크로아티아 쪽에서 하루 텐트 치고 자야 한단다.

길이 너무 안 좋아서.

8개월 우리 예빈이 그 긴 시간 차 안에서 고생할 텐데.....

코소보 들어가면 환경이 열악해서.....

하나님이 지켜 주시겠지.

내전이 끝나고 이젠 많이 안정되고 좋아졌다는 알바니아.

내전 끝나고도 여기저기서 지뢰가 특히 발목 지뢰가 터져서 위험한 코소보.

지금은 많이 안전해졌다.

시도 때도 없이 전기가 나가고 특히 겨울이 너무나 힘든 곳이었던 알바니아, 코소보.

두 가정이 다시 그곳으로 돌아가신다.

알바니아로 가시는 조선교사님 가정은 벌써 15년이란다.

조심조심 편안한 길이 되길 기도한다.

몇 년에 한 번씩 만나는 귀한 분들.

내년에도 만날 수 있기를.

언제든 지나가다 들르세요.

언제든 들러서 멀 물다 갈 곳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안심이 되잖아요.

언제든 전화 주시고 머물다 가세요.

다음에 만나면 또 얼마나 많이 자라 있을까..... 아가들은.......

예빈이를 보다가 8년 동안 기도하다가 작년에 마지막 통보 같은 소식을 듣고

포기했던 기도를 다시 하고 싶어 졌다.

하나님이 허락하신다면......

그리고 조심스럽게 남편과 아이들에게 물었다.

어떠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