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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명 엄마의 일/2012년

학교가 너무 좋다는 어린 왕자.

by 헝가리 하은이네 2012. 11. 21.

떼쟁이 어린 왕자가 학교가 너무 좋단다.

이젠 아침에 떼쓰지도 않고 웃으며 가방 흔들고 신나게

미스 선미~~~~ 부르며 들어온다.

말 안들을 때마다

하나, 둘,... 셋... 넷.....

요즘은 하루에 한두 번만 숫자도 센다.

그렇다고 어린 왕자가 모범생이냐....

절대 그건 아니다.

몸싸움을 안 하고, 기싸움을 안 한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평화스럽다.

하지만 학습도 해야 하고 영어도 배워야 하기에 아직도 실랑이를 한다.

그래도 이 정도쯤이야......

 

학교에서 앨범 사진 찍던 날.

사실 변화된 환경을 너무 힘들어하고

그래서 도망치니까 걱정했는데 괜찮았다.

오히려 즐기는 녀석.

 

빼앗길까 봐 지레 경계하고 소리 지르던 녀석이

이젠 저리 친구들과 함께 논다.

 

어쩌면 이것이 제일 큰 변화가 아닐까......

친구랑 함께 하는 것.

 

물론 이러다가도 자기 말(헝가리어와 터키어가 섞인) 못 알아들으면

소리 지르고 삐지지만.

그래도 친구가 좋고 친구랑 놀고 싶어 이젠 술래도 좋단다.

 

스낵 시간.

제일 좋아하는 초코칩 쿠키를 나에게

인심 쓰고 준다.

나?

응.

진짜? 고마워.

그런데 욘석 내 과자 봉지를 계속 쳐다본다.

아~~~~~

그러니까 그냥 준 것이 아니라 바꿔먹자는 뜻?

 

 

내 과자를 주니 씨~~ 익

웃고는 맛있게 먹는다.

난 짜서 저 한 봉지가 일주일 간식인데....

맛있었는지 초코칩 쿠키 한 개를 또 준다. 

그래서 한주먹 듬뿍 또 주었다.

욘석때문에 또 웃는다.

 

기도시간.

어느 날부턴가가 자기도 기도하고 싶다며 손을 들고,

항상 하는 기도는 스타워즈와 공룡이다.

현실이 아닌 스타워즈와 이미 사라진 공룡을 어찌해달라는 것인지.....

우리 어린 왕자 기도에 하나님은 어떠실지.....

아마도 웃으실 것 같다. 나처럼.

 

이젠 이렇게 순서도 지키며 친구랑 함께 게임도 한다.

 

이제 하나남은 숙제가 바로 어린 왕자의 집중력이다.

규칙도 어느 정도 지키려 노력하고, 기다릴 줄도 알고,

그런데 저리 수업 집중이 어렵다.

어린 왕자 뒤의 빈 의자가 내 자리.

정신 차리라 찔러도 주고, 조용히 하라 주의도 주고,

수업 중 도와도 주고, 그리고

방해를 하면 뒤로 잡아다 앉히고 타임아웃도 주고.

 

삐졌다.

에휴~~~~~

그래도 요즘은 예전처럼 자주 삐지지 않고 삐져도 금장 풀어져  좋다.

 

우리 어린 왕자의 다니엘 사랑. 하루에 아마도 백번은 부르는 것 같다.

 

다니엘~~~,다니엘? 다니엘!

너무너무 다니엘이 좋단다.

어쩌누~~~~

다니엘은 좋다가도 귀찮고,

그러다가 또 함께 놀아주고.

다니엘은 헝가리 말을 몰라요.

그러니까 영어로 말해야 해요. 했더니

안 되는 영어 몇 마디 시작하고 다시 헝가리 말.

그러다 흥분하면 터키어.

그래도 신기한 것은

이젠 웬만한 영어는 알아듣는 다는 것이다.

물론 대부분의 말들이 말 안 들어 듣는 말이 많아서 이겠지만.

 그저 흥분하지 말고 갑자기 불안해하지 말고,

천천히 말로 표현하다 보면 더 좋아지겠지.

3-4일 평화로우면 슬슬 불안해지고,

아니나 다를까 그럴 때면 또 한차례 사고 치시고,

그러다 다시 반성하고 또 평화로운 3-4일이 지나고.

그래도 그 간격도 점점 길어지니 감사.

지난주 월요일 스스로 분노 통제가 안되어

사고 한번 치시고 일학년 선생님께 죄송하다 사과하고,

체육선생님께 죄송하다 사과하고......

그러더니 이번 주까지 평화다.

내일은 추수감사 파티인데.....

내일도 잘해 봅시다~~~~

 

프리스쿨 아가들.

항상 느끼는 건데 미스 비는 정말 대단하다.

난 이제 아이들과 함께 뛰지 않는다.

너무 힘들고 숨이 차서.

그런데 미스 비는 프리스쿨 아가들과 함께 저리 매일 뛰신다.

그저 안 뛰려는 아가들 뛰게 만들려고 

" 나 잡아봐라~~~~"

"00 잡으려 간다~~~"

에휴~~~~ 저 연세에.....

난.... 음..... 아냐. 그냥 앉아 있어야겠다. 

 

 

너무 이쁘다~~~~~

병아리 같은 욘석들 보다가 우리 반으로 가면

갑자기 5살 우리 아가들이 의젓해 보인다.

 

15개 프리스쿨 아가들 칫솔들이 나란히 나란히.

이쁘다. 앙증맞다.

이 닦는 모습도 어찌나 이쁜지.

깨물어 주고 싶다.

이렇게 이쁜 천사 같은 아이들이 살 미래는 평화였으면 좋겠다.

그리고 주님 말씀 안에서 자라는 주의 어린 백성들로 인해

더 평화로운 세상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