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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명 엄마의 일/2012년

어린 왕자가 삐지기 대장으로.

by 헝가리 하은이네 2012. 10. 9.

한 달이 지났다.

어린 왕자가 우리와 함께 한지.

아직도 규칙 지키기가 어렵고, 친구들과 함께 단체 행동이 어렵지만

그래도 학교가 어떤 곳인지, 선생님의 지시에 어떻게 해야 하는지

배워가고 있는 중이다.

정글에서 온 녀석도 아니고, 사막 한가운데에서 떨어져 살다 온 녀석도

아니건만 어쩜 그리도 규칙이나 함께 해야 하는 것에 힘들어하는지.....

그래도 요즘은 몸싸움은 안 해서 그나마 다행이다.

매일 아침 요녀석 기분이 어떠신가.... 살피는 것이 하루 시작이다.

 

밤에 무엇을 하시길래 저리 아침부터 피곤하시다고 책상에 누우시고.

그래도 바닥에 안 누우니 그나마 다행.

하지만 10여분이 지나면 스르륵~~ 뱀처럼 그냥 바닥으로 미끄러져 누우시고.

경고 몇 번 받고 스트라이크 협박을 받아야 다시 책상으로 올라오는 녀석.

 

음악시간.

그냥 저 정도로만 앉아 있어도 좋으련만.

항상 소리 지르고 수업을 방해해서 결국 음악 선생님에 의해 오피스로 가시고.

에휴~~~ 내참~~~~

 

바이블 시간에도 반은 함께 앉고 나머지 반은 저리 혼자 뒹굴뒹굴.....

 

하지만 또 이렇게 감동도 준다.

언제 그랬냐는 듯이 어찌나 이쁘게 대답도 잘하는지.

아주 밀당을 하신다. 밀고 당기고....

 

그러다 저리 또 엎어지시고......

그러면 다시 협박 한번 받고 경고받고 피곤하다며 집에 가고 싶다고....

내가 더 피곤하거든요~~~~

 

간식시간.

결국 저리 누우시고.

그럼 낮잠 자는 시간에 주무실 것이지.....

그래도 이럴 때는 그냥 놔둔다.

남을 방해하거나 시끄럽게 하지 않기에.

 

다들 천사 만들어 함께 연극을 하는데 혼자만 스타워즈를 하고 싶다니....

에휴~~~

바이블 시간이야~~~~

웬 스타워즈~~~!!!

 

또 이렇게 함께 어울려 즐겁게 연극도 하고.

 

신나서 손잡고 깔깔깔 웃으며 게임 룰도 잘 지키고.

조금씩 조금씩 좋아지는 어린 왕자.

조금씩 좋아지긴 해도 아직도 천방지축이라서.....

 

에고~~

이뻐라~~~~

매일 매 순간 이러면 얼마나 좋을꼬~~~~~

 

 

 

자기는 술레는 싫다며 뛰어나가 혼자 삐져있는 어린 왕자.

이젠 욘석, 널 삐지기 대장이라 부를 거야~~~!!!

툭하면 삐져서는 자기 화났단다.

삐졌단다.

그런데 그냥 멀리서 지켜보면 제풀에 다시 들어온다.

매번 체육시간에 2-3번 삐져서 저리 나가더니 요즘은 한번 정도?

그것도 짧게. 그러니 좋아지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에휴~~~

다들 체육선생님이랑 함께 하는데 우리 삐지기 대장만 저리 하키 골대를 가지고 논다.

물론 혼자 저리 놀다가 아무도 관심을 안 주면 흥미를 잃고 아이들 속으로 들어가기는 하지만

불안불안.

다른 아이들이 함께 놀고 싶어 할까 보아서....

엄한 눈빛으로 레이저를 쏘아주고.

말없이 돌아가라 손짓을 하고.

슬슬 눈치 보다가 돌아가는 녀석.

 

하루에도 몇 번씩 저리 이쁘게 감동도 주고,

열받게도 하고,

욘석때문에 매일 온탕과 냉탕을 왔다 갔다 한다.

 

오늘 체육시간.

처음으로 스스로 미안하다 사과를 한날.

물풍선 던지기를 하는데 처음에는 규칙을 지켜서 하더니

두 번째는 체육선생님이 안된다 하는데 웃으며 규칙을 어겨서

게임에 함께 할 수 없다는 경고를 받고 또 삐져서 나간 녀석.

그러더니 혼자 창고에 들어가 문을 닫고 잠시 생각을 하더니 빼꼼 문을 열고 내 눈치를 본다.

못 본척하니(절대 아는 척하면 안 된다. 그러면 어리광 부리고 투정 부리니까 모르는 척)

 결국 제 발로 체육선생님에게 가서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고 다시 아이들하고 물풍선을 던지기 시작.

오늘도 하나 배우고 스스로 하는 녀석.

매번 어째 저리 힘들게 배워야 하는지....

그래도 너무 대견하다.

스스로 판단하고 미안하다 해서.

 

다니엘이 남자팀이 져서 우니까 뒤에 가서 헝가리 말로 울지 말라고, 괜찮다고

위로도 했다. 오늘.

그래서 미스 펑커랑 또 감동.

그리고는 다니엘은 자기 친구라고. 아주 좋은.

 

친구가 너무 좋은 우리 삐지기 대장.

영어도 조금씩 말하기 시작.

물론 자기에게 필요한 것으로 짧게.

그래도 이쁘다.

 

힘들게 몸싸움하던 것이 언제 적이었나.... 싶어 지고.

줄에서 벗어나 혼자 뛰어가면  타임아웃 5분을 하는데 이제 이것도 이해하고

싫어해서 투정이 심하지만 그래도 의자에 5분을 앉아 있으니 이쁘고.

 

투정에 떼쓰는 것과 삐지는 것도 조금씩 줄어들기를 바라본다.

이번 주도 잘해 봅시다. 삐지기 대장 어린 왕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