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고민과 상담 끝에 지난 주 우리 태산이 중성화 수술을 했다
예약하고도 또 고민하고 정말 할까? 그냥 기다려 볼까?
그러다 그전에 키우던 강아지들이 모두 바람이 나서 여친 만들겠다
집을 나가서는 안돌아 와서 그때 고생하고 맘 아팠던 기억을 되살려
큰 결심을 하고 수술을 시켰다.
이유는 딱 한가지.
이기적인 이유.
딸들과 오래오래 함께 있기를 원해서이다. 나이들어서도 딸들이랑 함께 있었으면 해서.
그래서 참으로 미안했다.
나 어렸을 적 시골 마을 처럼 온동네 쏘다니다가 눈 맞아 바람도 나고 그래도 밥먹을 때면
집으로 돌아 와 먹고, 잠도 자고, 새끼도 낳고 그리 살면 좋으련만.
지금은 그 옛날 1970년대가 아니고 2014년 헝가리이니까.
문을 열면 차도 많아 스누피처럼 교통사고를 당할 수도 있기에 절대로 문도 함부로 못열고.
사람도 살기 힘든 세상이지만 생각해 보니 강아지,고양이....짐승들도 참 살기 힘든 시절이다.
오전에 병원에 데려다 주고 오후에 데릴러 갔더니만....
의사선생님 혼을 몽땅 빼놓으셨다.
빨리 데리고 나가 소변 누고 차안에 태워 놓고 다시 오란다.
무조건.
그래서 데리고 나가 소변을 누게 하는데 이녀석 병원 옆집 개랑 싸우려 덤빈다. 헉!!
오전에 수술한 녀석 맞나?
차안에 태워놓고 병원으로 돌아가니 의사선생님 말씀이 너무 집에 가고 싶어 해서
힘들었다고.
또 너무 상태가 좋아서 바로 집에가서 먹을 것을 주어도 된단다.
그저 웃음만 .....
저 보호용 깔대기가 너무 불편하고 낯설어 처음에는 조심하고 긴장하는 듯
보였었는데.....
태산이가 안쓰러운 하은이는 계속 태산이랑 놀아주면서
어디를 가든 열심히 옆에서 안내를 해주고 방해물을 치워주고.
상전이 따로 없네.
나도 미안해서 고기,깡통 열심히 주고.
자연그대로 놔두는 것이 좋겠지만서도.....
어쩌누.....
미안해 태산아.
그런데 바로 다음날.
퇴근하고 집에 왔는데.....
헉!!!
깔대기가 부서졌다.
얼마나 부딪치며 뛰어 다녔으면.....
그래서 아빠가 열심히 테잎으로 수선을 한다.
몇번을 붙이고 또 붙여서.
그날 밤 좀 안쓰러워서 옷을 입혔기에 깔대기를 안씌우고 재웠더니만.....
우리가 잠든 사이 우리 태산이
1:30 정도로 패싸움을 하셨나 보다. 굴다리 밑에서.
세상에.......
정말 수술한지 이틀도 안되었는데 깔대기 부서지고 옷은 저리 다 찢어지고......
혹시 의사 선생님이 마취해 놓고 깜박 잊고
다른 고양이 먼저 수술하다가 잊은 거 아닌가?
저녀석 에너지가 엄청 나다.
태산~~~~
옷이 왜그래~~~~
결국 아빠가 가위로 옷을 잘라서 벗겼다.
그리고 테잎을 붙인 깔대기를 다시 씌웠다.
그리고 이녀석 깔대기를 쓰고도 마치 안쓴것 처럼 그리 움직여서
여기저기 부딪치고 밀고 망가뜨리고...
결국....
내 노트북을 떨어뜨려 망가뜨렸다.
정말....어이없어서리.....
덕분에 새 컴퓨터가 생기겠지만서도...
그동안 어떻게 하지...
결국 하은이 노트북을 빌려서 사용하기로.
에휴~~~~
분명 의사선생님이 보통 수술하면 하루,이틀은 기운이 없고 좀 힘들어 하기도 하고,
또 혹시 열이나면 바로 연락을 주면 약을 들고 오겠다 했고,
너무 아파하면 바로 연락주면 진통제를 또 주겠다 했는데
우리 태산이는 너무 잘먹고 잘 뛰어 다니고 불편하다고 깔대기 망가뜨리고
옷도 다 저리 찢어 버리고.
보통은 아닌듯.
그저 웃음 밖에 안나온다.
오늘 예배당 앞에서 만난 연세 많으신 할아버지랑 함께 산책하는 작은 강아지.
할아버지 발걸음이 워낙 느려서 그 사이사이 차 바퀴마다 냄새 맡고 오줌 싸고
그러다가 똥까지...
어찌나 귀엽던지.
그러다 집에오니
등치 어마어마한 구 여 운 우리 태산이.
엄마와서 좋다고 또 안아달라 덤비는데 휘~~청~~~
그래도 이쁘다 이뻐. 구여워~~ ㅎㅎㅎ
안아프고 건강해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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