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간의 준비기간을 거쳐서 드디어 2014학년도 신학기가 시작을 한지 일주일이 되었다.
올해는 준비도 수월하고 아이들도 많지 않아 아주 쉽게 일주일을 보냈다.
올해 나랑 함께 일할,
아니 내가 헬퍼로 도와줘야 하는 Prep 1 담임으로 미국에서 온 미스 지나는
전에 학교에서 함께 일했던 미스 크리스타 동생이다.
미스 크리스타가 자세히 어떻게 일정을 짜고, 어떻게 수업을 하고,
아이들을 어떻게 대하는지 많이 알려 줬다고 했는데 일단 첫 해라서
그런지 정말 열심히 준비를 한다.
그 모습이 이쁘다.
미스 노에미 이후로 나보다 먼저 출근하고 나보다 늦게 퇴근하는 선생님이네.
그런 자세가 이쁘다.
내 극성으로 드디어 책상을 페인트 칠을 했다.
방학 전에 분명히 말했는데 바빴는지 출근을 해보니 그대로여서 황당~~~~
그래서 미스 지나한테 이대로 이 책상을 또 사용하고 싶지 않다고
내가 칠하겠다 했더니 함께 하겠다 나선다. 그것도 이쁘다.
그렇게 색을 내가 고른 것은 아니고 학교에 있는 페인트로 그냥 칠했지만 나름 괜찮다.
올 해는 7명으로 시작이라 해서 간단히 준비를 했는데 한 명은 12월에 온단다.
그래서 6명. 가뿐하군.....
오리엔테이션날 아이들에게 제트기 색을 고르라 해서는
자기 나라 국기를 붙여주었다.
드디어 수업 첫날.
작은 녀석들이 큰 가방을 메고 새운동화를 신고 학교에 왔다.
첫 주는 항상 조용하다.
영어를 할 줄 알아도 아이들도 탐색할 시간이 필요하기에 진짜 조용한 일주일이 지났다.
다음 주부터는 조금씩 목소리도 커지고 행동도 좀 더 커지겠지.
언제나처럼 창세기 1장 천지창조부터 시작을 했다.
그리고 키도 쟀다.
일 년 뒤에 다시 재면 한 뼘도 더 커있을 아이들.
항상 처음 배우는 알파벳은 I.i
그리고 숫자도 배우고(이미 알고 있지만), 도형도 배우고,
가장 중요한 예절과 태도도 배운다.
낮잠 자는 시간에는 매일 한 명에서 세명 정도씩 낮잠을 자고,
다른 아이들은 뒹굴뒹굴 쉰다. 50분동안.
단잠자는 녀석들을 깨우면 어찌나 힘들어하며 일어나는지...
미스 지나에게 두 가지 부탁을 했었다.
하나는 노는 시간에 아이들이랑 놀아 주기.
그래야 영어를 더 빨리 배우니까.
또 하나는 만약 무슨 일로 결석을 하게 되면 전날 밤에라도 연락을 주기.
아침에 출근해서 알게 되는 거 무지 싫다고.
웃으며 알았단다.
그리고 3년 정도 있을 예정인데 그 사이에 결혼도 안 하고
임신도 안 할 거라 날 안심시킨다.
너무 웃겨서
너 결혼해도 돼. 괜찮아. 결혼도 하고 임신도 하고 그래.
했더니
아니란다.
어째 이 학교에 있으면서 4번째 선생님까지 모두 처음 가르치는 선생님들인지.
아마도 내 역할이 경험 없는 선생님들 도와 훈련시키라는 것인가 보다.
매일 내일 수업 준비를 열심히 하고,
그날그날 수업한 것을 다시 검토하고,
아이들과 열심히 이야기하고 놀아주니 이 정도면 괜찮은 선생님이다. 미스 지나는.
그래서 이쁘다.
어제는 아이들과 놀아주는 미쓰 지나를 가만히 보다가 친구 딸들이 22~25살이니 저 나이구나.
20여 년 만에 연락이 된 대학 동창은 유아교육학과 교수인데 딸이 엄마처럼 유아교육학과를
졸업하고 유치원 교사로 근무를 한다 하니 지금 미스 지나 같겠구나.... 싶다.
올해는 어째 순조롭게 잘 지낼 것 같은 기분 좋은 예감이 든다.
열심히 하는 모습이 이쁘다. 미스 지나.
23살에 처음 유치원에 취직을 해서 43명을 맡아서는 이름을 사진과 함께 매일 외우고,
아침 7시 30분이면 출근을 하고 오후 8시가 넘어 퇴근을 했던 그 시절의 내가 떠오른다.
유치원 행사 때는 10시가 넘어 퇴근을 해서 엄마가 연대 앞까지 나와서는 기다리시곤 했었는데.
지금 6명 아이들과 수업하는 것을 보면서 참 좋은 세상이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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