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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하빈이 이야기

이렇게 최선을 다해 하루하루 살면 되는 거지.

by 헝가리 하은이네 2015. 10. 12.

작은 녀석이 학생회 부회장이 되었다.

작년에 학교 학칙이 바뀌었었느데 올해 또 바뀌었다.

학생회장은 무조건 12학년만 출마할 수 있고,

부회장이 내년 학생회장이 되는 것이란다.

작년에는 학생회 활동 경력이 없으면 출마를 할 수 없다 했는데

그 조항이 올해는 없어져서 누구나 출마를 할 수 있다고.

11학년인 하빈이는 그래서 부회장에 출마를 했다.

그리고 부회장에 선출이 되었으니 학칙이 내년에 또 바뀌지만 않는다면

내년 12학년에는 학생회장이 되는 것이다.

설마 3년 연속 매년 바뀌겠나....

바뀌면 또 어떠랴.....

 

같은 반 친구가 찍어 준 사진이란다.

항상 말없이 조용한데 친구들 사이에서는 의외로 재밌고 말도 제법 한다고.

 

EAL선생인 미쓰 머그디가 선거가 있던 날 아침에 연설을 들었다며

깜짝 놀랐다고 나를 만나자 이야기 해준다.

"난 네딸들이 참 좋아. 빛이 나. 네 딸들은.

특히 오늘 하빈이가 스피치하러 올라가서 "Good Morning" 하는데

순식간에 조용해졌어. 얼마나 놀랐는지 몰라."

그러면서 하빈이의 목소리와 톤이 독특하고 힘이 있단다.

정말 순식간에 쥐죽은 듯이 조용해 져서 너무 놀랐었다고.

그랬구나.....

짧은 스피치가 힘이있고 정말 좋았다고 표현을 해주니

듣는 에미 기분 엄청 좋았다는....

 

 

그저 지금처럼 씩씩하게 밝게 그렇게 열심히 살면 된단다.

내새끼....그저 지금이 감사하고 감사하다.

 

오전에 집시 공부방 하은이랑 둘이서 하고 배구시합이 있는

AISB로 갔더니 벌써 오전에 두번의 시합을 했다고.

바로 에너지 소진되고 보기에도 힘에 부쳐보이는 작은 녀석.

오후 1시부터 하는 게임을 지켜보았다.

이 시합은 분명 이겼는데....

이날 부터 룰이 바뀌었다는...어이없음......

그래도 우리가 이긴것은 이긴것이다. 

4번째 경기는 차안에서 기다렸다. 졸려서....

 

 

 

정말 실력이 많이 늘었다.

보면서 재밌을 정도로 .

이렇게 게임마다 기도로 마무리를 하는 이쁜 아이들.

이기면 좋지만 꼭 이겨야만 하는 것은 아니니까.

실력이 어찌나 늘었는지.....

 

차에서 기다린 마지막 경기에서 손이 저리 되었다.

순식간에 저리 부어 올랐단다.

체육선생님인 미쓰M은 붓기가 순식간에 올라오니 병원에 가보라 하는데....

토요일,일요일 병원에 가려면 응급실을 이용해야해서리 기다리기로 했다.

얼음팩 찜질하면서....

하루가 지났는데도 붓기가 가라앉지 않고 시퍼런 멍이 올라오네.

월요일 아침까지 지켜보고.....

 

벌써 하은이는 시험이 시작되었다.

보통 일주일에 두과목이라는데 올해는 일주일에 4과목을 한번에 보니

선배들이 이럴수 없다며 그런일이 없었다고 이상하다고 한단다.

하은이 긴장에 스트레스 엄청 받으며 공부를 한다.

교수님들 모두다 "첫번째 시험은 대부분 떨어지니 충격받지 말고,

통과하면 다행이지만 거의다 떨어지니 그런줄 알라"고 했단다.

공부하는 것을 보니 책인가? 

아니란다.

외국 친구가 공부내용을 정리한 것이란다.

세상에......

나 공부할 때랑은 달라도 너무 다르네.

컴퓨터를 잘 다루니 수업 정리도 저렇게 하는 구나.....

하은이랑 함께 공부하는 외국 친구들은 다 대학을 졸업하고 다시 의대에 왔거나

지금 현재 의대에 다니면서 또 2개의 대학을 다니는 학생들이라서 

옆에서 지켜보면 머리가 너무 좋아 기가 죽는 다고. 하은이는.

그 학생들과 함께 공부하면서 정말 많은 것을 배운단다.

처음 대학생활을 하면서 어리버리 한 하은이가

이미 대학을 졸업했거나 다니다가 온 학생들을 통해 

참 많은 것을 배운다.

힘든 의대에서 공부하면서 또 다른 전공을 다른 대학에서 공부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도전을 받는다.

세상은 이렇게 넓은 거야.

좁은 우물안 개구리처럼 살면 안되지.

사람이 편협되려면 한없이 좁고 작은 시야로 살게 되거든.

넓게, 높게 보고 느끼고 경험하며 살아야지.

엄마 딸들.

 

여름  한국 방문때 여주 5일장에서 산 고무신을 

학교 실내화로 신기로 했다.

처음에는고무냄새가 좀 났지만 편하고 좋다.

볼때마다 기분좋아 실실~~ 웃음이 나온다.

 

어려서의 추억도 새록새록 아지랭이처럼 올라오고.

고무신 실내화가 기분 좋아 하루가 좋다.

5년여를 신었던 덧신이 낡았네.....

덧신한테도 고맙고....

 

영어가 전혀 안되는 중국 아가 준이 만든 것들.

중국 아이 혼자인데다가 영어가 안되니 친구들하고 

신나게 어울려 놀지를 못해서 함께 뛰다가,곁을 맴돌다가

내옆에 와서는 저리 이것저것 모아서는 뭔가를 만든다.

이녀석을 보면 짠하면서도 이쁘다.

말이 안통해 답답해하면서도 그래도 열심히 따라하는 모습이

대견하다.

조금만 참아, 준.

6개월만 지나면 알아 듣고 말하고 할테니까.....

이제 5살인 녀석들이 영어를 배우겠다고 와서 

눈만 꿈벅꿈벅하면서 애쓰는 걸 볼때면 짠하고 안쓰럽다.

그런데 딱! 1년만 지나면 어찌나 말도 많아지고 자기 의사표현도

분명하게 하는지....그럴때는 그저 또 놀라워 입이 딱! 벌어진다. ^ ^

 

5살 중국아가 준도 매일 저리 애쓰며 노력하는데.

 

이렇게 하루하루 열심히 성실히 살면 되는 거지.

누구에게라도 상처 안 주려 노력하고,

상처 안받는 지혜도 필요하고,

가족이 서로 격려하고 안아주며 그렇게 사는게 기쁨이고 감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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