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우리들의 이야기

엄마 내가 기억해 볼께.

by 헝가리 하은이네 2018. 5. 23.

요즘 우리 아들 슈퍼맨, 베트맨, 헐크....엄청 관심이 많다.

하겸아 진짜 아니야. 이야기야. 진짜로 슈퍼맨은 없어.

계속 이야기 해준다.

응.

대답은 하는데 어찌나 좋아하는지.

그러더니 묻는다.

엄마 악당도 날수 있어?

그럴껄? 악당이랑 날아다니며 싸우지 않아?

음... 엄마 내가 기억해 볼께.

하더니

한참 뒤에 하는 말.

엄마가 맞았어요. 엄마 생각이 맞았어.

악당도 날 수 있어.

ㅎㅎㅎ

이런 대화가 나중에 좀 수준높은 주제로 바뀌겠지?

인문학적이고 철학적인?

엄마, 내가 기억해 볼께요.

엄마가 맞았어요.

하는.

지금 아들이랑 나는 슈퍼맨과 싸우는 악당도 날수 있나 없나로 나눈 대화이다.

오늘 인터스파에 갔다가 괜찮은데 저렴한 가면이 있어서 사줬다.

사실은 카트 안에서 서서 장난하다가 왼쪽 눈을 부딪쳐서 어찌나 아프다고 울던지....

내일쯤 왼쫀 눈탱이 밤탱이가 될것이 뻔해서 위로 차원에서 하나 사줬다.

앞으로 조심 좀 하세요~~ 아드님~~~~

저리 외삼촌 집에서 점프하고 뛰고 정신없게 하더니만

엄마, 하겸이 피곤해 집에 가자

한다. 이 말은..... 집에 가서 테블릿을 보고 싶다는 표현. ^ ^


한국에서 이발 할때 엄청 울었었는데 헝가리에 와서는

좋아하는 자동차에 앉아서  만화 영화를 보니 얌전히 앉아있다.

끝나고 나면 롤리 팝도 하나 선물로 받으니 좋단다.

대신 헝가리에서는 좀 비싼 편이다. 15천원.

롤리 팝 입에 물고 스파이더 맨 거미줄 발사!!

아빠따라 일터에 가서 놀기.

은근 아빠랑 닮았어요~~~~ ㅎㅎㅎ

아빠는 노트북, 울 아들은 태블릿.

나중에 아빠처럼 사업가가 되려나....뭐든 좋아하는 일 하며 살면 땡큐.

작은 녀석 3번까지 결석 가능한데 결석 안했다며 자기 생일에 땡땡이 치고

친구들하고 연극을 보러 갔는데 친구들이 미리 깜짝 생일을 준비해서

연극이 끝나자 마자 하빈이 이름을 불러서는 무대위로 올라가서 축하 받고 사진도 찍었단다.

도대체 몇일 동안 생일을 하는 지...생일이 아닌 생주간이 되었네. ^ ^

선물도 요즘은 핸드폰으로 쿠폰을 보내나 보다.

친구들한테 받은 아이스크림, 커피,케이크....다양하게도 받았다.

난 현찰로 보냈다. 은행으로.



대학 축제, 콘서트에 가서 동영상이랑 사진을 보내왔다.

가까이에서 이런 콘서트 처음이니 얼마나 재밌고 신났을까 내새끼.

난 귀찮아서 절대로 안한다.

성령강림일 연휴에 울 신랑 혼자서 다했다. 저리 깻잎을 이쁘게 옮겨 심었는데....

여기도 있다.  건너편 주차장 옆에도 있다.

난 대충하고 나머지는 버리자 하는데 울 신랑 땅바닥에 주저 앉아서

잡초 제거하고 저리 이쁘게 줄 맞춰서 심었놓았다.

올 여름 깻잎 너무 많을 것 같은데 따서 팔아야 하나....

이 많은 깻잎을 어쩌나....


베란다에도 있다.

작년에 심었다가 그냥 놔둔 깻잎에서 남편이 마른 깻잎 대를 털었더니 이렇게 많이 났다.

싹이. 누구든 연락 주세요. 깻잎 모종 보내드릴테니. ^ ^

얼마전 진짜 오랜 만에 한국 식당을 찾았다.

시간 없는 하은이 밥 한끼 먹이려고.

탕수육을 주문했는데 2만5천원 정도? 근데 먹을 수가 없다.

난 햄을 튀겼나 했다. 물컹하고 입안에서 뭉개진다. 소스는 식초가 너무 많이 들어가서 목이 메인다.

하겸이 하나 먹으려고 입에 넣더니 안 먹겠단다.

그래서 비닐봉지 달라 해서 고기 싸가지고 와서 태산이 주고

 내가 만들었다.

우리 새끼 탕수육 먹이려고.

울 아들 폭풍 흡입을 하셨다는.

쪼끔 미안했다.

이렇게 잘 먹는 것을...엄마가 이젠 자주 해 줄께. 아들~~

전에는 니모더니 이젠 스파이더맨이다.

딸들은 핑크 바비였는데.

이러다 베트맨, 슈퍼맨, 켑틴 아메리카. 헐크 다 같이 살것 같다.

우리 아들은 캡틴 아메리카가 제일 좋단다.

왜냐고 물어보니

대장이잖아. 엄마 캡틴 아메리카가 대장이야.

하더니 다시 묻는다.

근데 엄마 왜 캡틴 아메리카가 대장이야?

.....

영화를 본 적이 없는 에미는 대답을 해 줄수 없다.

그래서 한 내 답이....

어벤져스 만든 사람이 켑틴 아메리카보고 대장하라고 했어.

그래서 대장이야.

우리 아들 엄마 대답이 뭔가 신뢰가 안 가는 눈치다.

언제 어벤저스 영화를 봐야 하려나 보다.

난 별로 안좋아 하는데,

아들 엄마 취향 아니걸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