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고 들어 올 때면 떨어진 오디를 밟고 계단을 오르내린다.
오디의 익어가는 냄새에 위에는 벌들이, 아래는 파리들이.....
작은 그릇 들고나가서 손이 닿는 곳의 오디를 따서
대충 흐르는 물에 흔들어 그냥 먹는다.
아니 나무에서 따서 바로 입으로 들어간다.
2주간 두바이 다녀오면 저 많은 오디들은 다 땅에 떨어지겠구나....
사다리 놓고 손 닿는 곳에 있는 것은 딸까.... 고민하다가 그냥 뒀다.
그냥 우리 먹을 만큼만 먹고 말자....
체리가 익어 간다.
체리도 올해는 먹지 못할 것 같다.
다음 주면 따서 먹어야 한다. 아니면 안에서 벌레가 생기기 때문에.
그래서 작년에 이어 올해도 체리는 먹지 못할 것 같다.
그냥 이렇게 사진 찍어 바라보는 걸로 만족.
우리 집 체리 나무도 나이가 많아 이젠 체리가 작고 많이 상했다.
매년 열매 맺느라 얼마나 힘들까... 싶은 맘이 오늘 아침 든다.
뒤에 있는 배나무랑 살구, 자두나무도 이젠 열매가 적다.
나이가 많이 든 우리 집 과실수들.
다들 애썼다고 쓰다듬어 주고 싶다.
이 무화과나무도 나이가 많아 이젠 저리 죽은 가지들이 많다.
열매도 옛날 같지 않다.
작년에는 거의 먹지 못했다.
올해도 열매는 기대하지 않는 걸로.
무화과나무야. 그동안 너무 고마웠단다.
너의 열매가 달고 넉넉해서 잼도 만들어 선물하고
항상 아침, 저녁 배불리 먹었는데.
고맙다.
호두나무들도 이젠 늙어서 열매가 자잘하다.
나무 안이 비어 간다.
그리고 마당 한쪽에서 어린 호두나무가 자라고 있다.
뒷마당의 젊은 무화과나무가 올해는 열매를 줄 것 같다.
작년의 열매는 먹기에는 작았는데 올해는 괜찮을 듯.
이렇게 세대교체가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 집 마당의 과실수들이.
지난주 내 생일날,
신랑이 꽃을 사 가지고 왔다.
두 딸들은 전화로 축하한다 하고
엄마가 가지고 싶어 하는 이모티콘도 선물해 주고,
마누라가 좋아하는 티라미슈도 사 왔다.
어느새 울 신랑이랑 우리 막둥이랑 함께 하는 생일을 맞는다.
그리고 현찰로 준 선물은 나중에 사고 싶은 거 생기면 사야지 꼭꼭 챙겨두었다.
요즘 만사가 귀찮은 마누라 때문에 이렇게 한 번씩
신랑이 스테이크를 저녁에 한다.
다 맛있다.
가끔 신랑이 요리를 하면 가스레인지가 더럽혀진다 투덜 댔더니만
가스레인지까지 깨끗이 청소를 해준다.
두바이에 가서 조카들 만들어 줄 가... 하고 연습을 했다.
너무 오랫동안 요리를 안 해서....
어? 친구들 다 어디 갔지?
했더니 옆반에서 오늘은 함께 한다고...
울 하겸이가 드디어 유치원에 가게 되었다,
뙤뢱 발린트에 있는 사립 유치원으로 했다.
맘 모트 뒤 하박국은 하루 종일 교통체증이 제일 심한 곳이라서 남편이 아침에
하겸이를 데리고 갈 수가 없다 해서 가까이에서 다시 찾았는데
선생님들이 너무 좋다.
첫날부터 하겸이 유치원 재밌고 좋다며 잘 가고, 선생님들도 하겸이가
잘 적응하고 친구들하고 잘 논다고 하시니 안심이 된다.
하랑이 형아 이모가 선물로 준 레고 팽이 아빠랑 조립하는 울 아들.
아빠랑 함께 하니까 너무 좋아요~~
신났다. 내 새끼.
헝가리를 떠나시는 분 집에서 오히려 대접을 받았다.
아쉬워서 어쩌나.....
맘이 허해진다.
우리 하겸이한테는 너무나 고마운 이모고, 내가 가장 힘들 때 도움받은 분인데.
자주 만나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함께 같은 곳에 있다는 것만으로
위로가 되었는데 가슴이 허할 것 같다. 한동안.
그런데....
또 한분이 귀임한다.
아쉽고 서운하고.
한 번씩 만나 커피도 마시고 이야기보따리 풀어놓으며 스트레스도 풀고
여러 가지 도움도 서로 받으며 좋았는데.
한동안 찬바람 불 것 같다.
갑자기 두 분이나 귀임하니 맘이 허하다.
잠시 휴가로 방문한 분이랑 브런치를 했다.
우리 아들이 유치원에 가주니 (이번 주 월요일부터 유치원에 갔는데)
이런 브런치도 함께 하고,
아들한테 고맙다 해야겠다.
아침,
기분 좋아지는 잔에 커피를 내렸다.
우연히 이 잔을 안았는데 기분이 좋아졌다.
참 이상하다.
난 그릇에 그리 관심이 있는 사람이 아니다.
그냥 대충 저렴한 그릇을 사용한다.
워낙 손님이 많고, 많은 손님이 오시다 보니 그릇은 하얀색으로,
잘 안 깨지는 그릇으로... 그리 사용하고 있었는데.
이 잔은 참 요상타.
커피 마실 때마다 기분이 좋아진다.
내가 변하나 보다.
아들 유치원 보내고 기분 좋아지는 잔에 커피 마시면서
내년에 새로 시작할 사업을 준비해 본다.
이것저것 찾아보고 공부도 하면서,
그리고 두 번째 책을 정리하며 준비한다.
짐은 내일 싸는 걸로.....
간단히 2주만 다녀오니까 간단히.
'우리들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올해도 햇마늘을 그리고 건널목 깃발과 황당함...헝가리니까. (0) | 2018.06.27 |
---|---|
집에 돌아 와 일상으로 . (0) | 2018.06.18 |
엄마 내가 기억해 볼께. (0) | 2018.05.23 |
[인터뷰] 최귀선 월드옥타 부다페스트 지회장 (0) | 2018.05.18 |
아들은 놀고 엄마는 추억이 방울방울 (0) | 2018.05.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