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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하겸이 이야기

생일 초대 받고 설레는 울 아들.

by 헝가리 하은이네 2019. 9. 21.

월요일 아침,

울 아들 유치원에 갔는데 직접 만든 카드가...

보니 모든 아이들 장에 얌전히 놓여 있더라는.

생일 초대장이구나.

보니 프랑스어다...ㅠㅠ

구글 번역하니 대충 알겠는데 수요일까지 참석 여부를 알려 달란다.

낮잠 시간이 없기에 차에 타서 집에서 준비해 간 간식 먹고 나면 바로

코 골고 자는 아들.

보통 메론, 복숭아, 수박 과일을 준비해서 가는데 다 먹고 나면

빵을 또 두 개를 먹는다.

작은 거지만 딸기맛, 바닐라 맛, 초코맛.

물도 거의 한 병을 다 마시고 그리고 잠이 든다.

집에 와서 우리 아들 깰 때까지 나도 차 안에서 같이 기다린다.

이젠 안고 가기도 무겁지만 금방 깨서는

놀려고 하기 때문에  차 안에서 자야

오후 시간을 노니까 같이 30분, 길면 한 시간을

핸드폰도 보고 책도 읽으면서 기다린다.

그러다 부스럭부스럭 일어나시면 그때 같이 집에 들어간다.

헐....

메일 주소로 이렇게 저렇게 보내도 계속 되돌아온다.

필기체를 내가 잘 못 읽었나....

나중에 하은이가 다시 보냈는데 답장이 왔다는...

그제사 안심이 되고.

우리 아들 손 잡고 선물을 사러 갔다.

첫 생일파티 초대니까...

한국에서 사 온 크레용이랑

하겸이가 고른 레고 팽이.

자기가 무지 갖고 싶은 걸 고른 우리 아들.

매일 아침, 저녁으로 루이 생일 선물인 레고를 보고 또 보고, 만져보고. 

 

하겸이는 화요일이 도서관에 가는 날이란다.

책을  담아 갈 가방도 학교에서 주고,

그런데...

구글 번역으로 내용은 어떻게 말해 주겠는데....

아빠도 엄마도 프랑스어를 못하니 읽어 줄 수가 없다.

아무래도 한국에 있는 작은 누나랑 페이스톡으로

책을 읽어 달라 해야 할 것 같다.

지난번 비엔나 아빠 출장에 따라가서 받은 용돈으로 산 비행기.

100% 혼자서 완성하고는 문도 열리고

비행사도 태울 수 있는 것을 자랑스럽게

보여주는 울 아들.

그리고 나머지 용돈은 하겸이 한국 통장으로 이체시켰다.

오늘 아침 이르드 센트룸에 나가서 헝가리 초등학교 1학년 교과서를 샀다.

또 잊고 시간 보낼 까 봐서...

내 년에 하겸이 가르칠 헝가리 1학년 국어 교과서.

읽기, 쓰기 ,..

다시 가서 3학년까지 미리 다 사놓을 까 고민 중.

월요일,

하겸이를  차에 태웠는데 카 시트를 잠글 수가 없다며 운다.

????

밖에서 놀 때 뛰어내리다가 넘어져서 팔을 다쳤단다.

선생님한테 말했어?

아니, 눈물이 나는데 참았어.

그런 거는 참으면 안 되지.

선생님한테 울면서 가서 아프다고 말해야 해. 하겸아.

근데 내가 참았어.

운전하는데 또 비행기 레고 한 부분이 떨어졌는데

손이 아파서 레고를 만들 수가 없단다.

그래서 바로 이르드 하즈오 르 보쉬(가정의)에 가서 접수를 하니

5시인데 우리 앞에 18명이 대기 중이다.

응급실로 가기에는 좀 그렇고...

그래서 기다렸다가 의사를 만나 처방전을 받으니 오후 6시 30분.

빨리 병원으로 가서 엑스레이를 찍으란다.

팔 아프다는 아들 데리고 서둘러 병원에 가서 다시 접수하고...

엑스레이 찍으니 하겸이 혼자 세워두고 찍다 보니

움직여서 선명하지 않지만 부러지진 않았단다.

계속 아프다고 하면 다시 오란다.

집에 오니 밤 8시가 넘었다.

그 다음날 학교에 가서 선생님한테 말씀드리고...

왜 울어야지 안 울고 참는지.

 

하겸아, 아프면 우는 거야. 울어야 해.

그래야 선생님이 학교에 있는 간호사한테 데리고 가서 확인도 하고

엄마한테 전화를 하는 거야.

 

팔이 아픈데도 참고 있었을 아들 생각에  가슴이 저리고.

그래도 이틀 지나고 나니 잘 노는 것이 괜찮아서 감사하다.

 

운전하는데 뒤에서 갑자기 프랑스어로 숫자를 세는 아들.

어찌나 놀랐는지. 

배운 게 갑자기 생각이 났나 보다.

선생님이 보내주신 사이트에서 학교에서 배운 노래를 틀어 줬더니만

어라?

벌써 다 외운다.

신기해라...

내 새끼 입에서 프랑스 말이 나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