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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코로나 보다 헝가리 병원이 더 무서울 것 같다는...

by 헝가리 하은이네 2020. 3. 12.

이란 학생이 코로나19 확진자라고 했는데

왜 이렇게 조용하지...?  했었다.

걱정이 된 학생들이 병원에 검사받으러 갔는데

증상이 없으니 그냥 가라고 돌려보냈다는 이야기를 듣고

어이없어했었는데...

헝가리도 나름 역학 조사를 했나 보다.

그러고는 새벽을 이용해서 앰뷸런스로 학생들

16여 명을 모두 데려다가

병원에 검사를 한다며 감금? 을 했단다.

감금이라고 하는 것은 연락도 안되고 면회는 당연히 안되고,

무엇보다도 외국 학생들이 헝가리어가 안 되는데 영어가 안 되는

병원에서 뭘 물어보거나

불평이라도  하면 비자 취소시키겠다고,

추방하겠다고 협박을 했단다.

외국 학생들이, 한국 학생도 있는데 열악한

헝가리 병원에서 5일을 지내려니

얼마나 힘들었을 까 싶다.

 

이건 내가 경험한 일이라서 가히 상상이 된다.

물론 지금은 많이 달라졌겠지만.

작은 아이가 6살 때,

새벽에 갑자기 볼과 귀, 목이 부어서 구급차를 불러서

무조건 병원을 갔었다.

남편은 출장 중이어서 없고,

마침 한국에서 시어머님이 와 계셔서

하은이를 부탁드리고 바로 갔는데,

그날 밤 당직 의사인 젊은 남자 의사가 대충 보더니

나랑 하빈이를 유리로 된 작은  독방에 가뒀다.

말 그대로 가두고 아침, 점심, 저녁을 교도소처럼 벽 사이에 있는

공간 아래에 문을 열고

헝가리 식으로 빵과 햄, 파프리카.. 우유를 넣어주고

유리창을 톡톡톡 치면

내가 신호를 받고 안에서 문을 열고 쟁반을 안으로 잡아들여서

하빈이를 먹였다.

절대로 동시에 문을 못 열게 했다. 그때 그 기분은... 정말....

그런데 6살 하빈이 음식만 주고 보호자인 나의 음식은 없었다.

웃기는 것은 나도 밖으로 나갈 수 없고, 뭘 주문하거나

사 먹을 수도 없는데 아픈 아이 음식만 넣어 준다는 것이다.

아니면 나가서 사 먹고 오게 하던가.

작은 아이 침대 하나에 의자 하나 있는

유리로 된 독방에서 5일을 지내는데

너무너무 졸려서 의자에 앉아 침대에 기대고 잠을 자면

밖에서 또 유리창을 두드린다.

아기 침대에 기대지 말란다. 헐~~~

그냥 나는 의자에 앉아 있거나 서있거나.

음식도 안 주고, 밖으로도 못 나가고.

헝가리는 간병인이라는 것이 없다.

아무리 어린아이라도 부모도 면회시간이 보고 병원에서

알아서 치료를 하는데

외국인이다 보니 엄마랑 함께 있게 한 것이다.

하은이 돌 지나서 입원했을 때도 엄마는 같이 있을 수 없었다.

악을 쓰고 우는 애를 놓고 나와야 했었다.

큰 녀석이  말에서 떨어져 팔이 부러져 수술했을 때도

아이만 놓고 면회시간에만 볼 수 있었다.

헝가리 병원은 보호자 없이 병원에서 알아서 하기에

보호자나 간병인을 위한 어떤 시설도 없다.

간호사 얼굴도 음식 줄 때 말고는 볼 수조차 없이

격리되어 있었다.

그렇게 이틀을 버티다가 도저히 견딜 수가 없고

하은이도 걱정이 되어  간호사한테 차를 가져와야 한다고

허락을 받고 어린 딸 낮잠 자는 거 보고 바로

 택시를 타고 집으로 와서 하은이 대충 챙겨주고,

다시 내차를 가지고 병원에 갔는데

정말 단 하루도 견디기 힘든 곳이었다. 격리실은.

그렇게 5일이 되자 퇴원을 하란다.

아무리 검사를 해도 모르겠다면서.

그 5일 동안 아이는 괜찮아졌다.

의사 얼굴도 못 보고 그냥 격리된 방 안에서

아무런 약도 없이 그냥 나아졌다.

얼마나 감사하던지.

열심히 검사한다고 앰뷸런스에 따로 나랑 아이만 태우고 가서는

피 뽑고, 소변 검사하고, 엑스레이 찌고...

병원에서 주는 질긴 빵에 안 먹는 햄에, 파프리카

5일 동안 밥  한 술 못 먹고 애는 더 말랐고,

그래도 열도 내리고 부기도 빠지고.

이상한 일이었다.

우린 집에 가란 말에 무조건 고맙단 인사를 수도 없이 하고

도망치듯 나왔었다.

 

5일 동안 갇혀 있는 학생들도 많이 힘들 것이다.

한국처럼 입원복을 주지 않는다. 헝가리는.

무조건 자기 옷을 가지고 들어가서 갈아입어야 하는데 

새벽에 갑자기 들이닥쳐서

데려갔기에 갈아입을 옷도 없이 들어간 학생들은

너무나 괴롭다고 연락이 왔단다.

 

내가 두 아이를 낳을 때도, 갑자기 응급 수술을 할 때도 

제일 먼저 챙긴 것이 옷이었다.

헝가리 병원에서는 입원 환자에게 환복을 주지 않는다.

병원에서 꼬질 꼬질 하얀 옷을 입은 사람은 의사와 간호사, 직원들이고

잠옷과 가운을 입고 돌아다니는 사람들은 다 환자다.

그리고 외출복을 입은 사람들은 병문안을 온 사람들이고.

처음 헝가리 병원에 갈 때 제일 이상한 것이 환자들에게 옷을 주지 않는 거였다.

제일 고민하고 또 고민하면서 치료받을 수 있는 옷을 찾아야 했고,

어쩔 수 없이 헝가리식 잠옷을 나도 사서 입어야 했었다.

 

학생들 대부분이 만약 코로나에 걸려도 절대로 헝가리 병원으로는

안 가고 싶다고들 한단다.

한국 병원처럼 깨끗하고 친절하며 환자 위주로 해주는 곳이 이 지구 상에

아마도  없을 것이다.

정말 한국 병원은 환자 위주로 너무나 친절하고 잘해 준다.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다.

한국 병원에 불평하는 사람 헝가리 병원에 며칠만 있으면 달라질 텐데...

 

오늘 새벽에도 이란 여학생 집에 앰뷸런스가 와서 학생을 찾았다고.

그런데 그 학생은 이미 다른 집에 이사를 갔기에

학교 주소만 보고 남의 집에 간 것이다.

새벽에 얼마나 놀랬을 가... 현재 그 집에 사는 사람은.

그리고 학교에서 연락이 왔단다. 의대생들 모두에게.

현주소를 모두 학교에 알리라고.

 

 

 

 

 

 

학생들을 통해서 들은 이야기랑 정부가 발표하는 말이 너무 다르다.

이 기자가 학생들을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랑 같은 공간에 있게 하고

말하지 말라고 했다던데...

질문을 하자 마이크를 막 뺐어 갔다.

헝가리도 감추는구나...

너무 놀랬다.

 

 

오늘 16명이라고 하는데

 

더 많은 것 같은 이 느낌은 뭔지...

마치 폭풍 전야 같다.

이러다 결국 전국에 다 퍼지는 거 아닐 런지....

 

 

 

의대는 휴교가 아니란다.

하지만 수업이 취소되어서 친구들하고 연습 중이라고.

저 소시지랑 바나나는 어쩔꼬.

저 소세지 울 태산이 주게 가지고 오라고 해야겠다.

1cm로 5분 안에 해야 한단다. 자 없이 일정한 간격으로.

음...... 열심히 하도록. 수업도 없는데.

 

밖에도 못 나가는 작은 딸.

그림을 그렸다며 보내왔는데...

뭐지? 뭐야?

했더니,

"코로나 " 란다.

아~~~~ 코로나~~~~

 

예약했던 프로필 사진을 찍었다며 보내왔다.

 

작은 딸~~~  코는 항상 엄마한테 감사하도록.

밝은 갈색 눈동자는 아빠한테 감사하고.

작은 딸은 어디를 가든지 질문을 받는다.

렌즈를 꼈느냐고... 눈동자가 밝은 갈색이라서.

어느 친구는 부모 중 한 분이 외국인인 줄 알 았다고. 

 

하은이랑 우리도 한국에 가면 프로필 사진 찍기로 했다.

어디 쓸데가 있을까 싶지만.

 

아침에 우체국에 갔더니

선물이 와 있었다.

아일랜드에  계시는 줄리 님이 보내 주셨다.

괜찮다고 했는데도 걱정이 되셨는지

마스크랑 하겸이 선물이랑 이것저것 많이도 보내주셨다.

헤드폰을 살까 했었다. 하겸이 용으로.

4월에 또 두바이에 가야 하는데 비행기 안에서 사용하려고.

우리 아들 유치원에서 오면 엄청 좋아라 하겠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헝가리는 아직 마스크 착용한 사람이 거의 눈에 안 띈다.

열심히 손만 닦고 다니는데 조만간 사용하게 될 듯싶다.

 

아마존에 주문한 마스크는 아직 안 왔다.

올 때가 됐는데......

 

매일 가슴 졸이며 뉴스를 듣는다.

제발 한국 사람 중에서는 확진자가 없기만을.

미안하지만 첫 감염자가 이란 학생이라서 다행인 마음이었다.

아시안을 보면 어린 헝가리 아이들이

코로나 바이러스~~~ 코로나 바이러스~~ 하면서 놀리거나

여학생을 항해서 페트병으로 위협을 가하기도 했단다.

빨리 끝나야 할 텐데 어째 헝가리는 이제 시작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