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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이런..... 매실이 아닌 들기름을...

by 헝가리 하은이네 2020. 3. 15.

요즘 깜박깜박 자주 한다.

아니 좀 됐는데...

오늘 사고 제대로 쳤다.

얼마전 부터 배추가 안 나와서 걱정하고 있다가 야채가게에서

배추를 보고 너무나 좋아서 다 데려왔다.

그리고 배추를 절이고 양념을 만드는데...

살다 살다 이런 사고는 또 처음이다.

정말 내 머리가 이상해 졌나 보다.

 

김치 양념하느라 육수 내고 찹쌀 풀 쑤고....

정신없이 하다가,

 

매실이라고 분명히 읽고는 옆에 있는 들기름을 매실처럼 부은 것이다.

그런데 처음에는 냄새도 안났다. 들기름 냄새.

한국에서 친정엄마가 항상 직접 지켜서 참기름,들기름 짜서 보내주시기에

냄새가 엄청 진한데....

들기름을 매실처럼 들이 붓고나서야 알았다.

이런....

모두 다 버리고 새로 만들었다.

김치 양념을.

그래도 아직 마늘이랑 파는 안 넣은 것을 스스로 위로하면서

다시마,북어 끓여 다시 육수내고, 찹쌀 풀 다시 쑤고...

정신 줄 다 잡고 김치를 담갔다.

전에는 고춧가루,젓갈을 아까워 했는데

이젠 고춧가루 보다 배추가 아까워서 양념이 맛있어야 한다.

조만간 배추가 안 나올 조짐이라서....

배춧값이 많이 올랐다.

그래도 보이기만 하면 사야 한다.

조만간 헝가리 국경도 잠근다고 한다.

벌써 헝가리 국경에서 기차나 버스로 들어 오던 한국 사람들 입국이 거부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심란했나 보다.

어떻게 매실이라고 내 입으로 말하면서 옆에 있는 들기름을 쏟아 부었는지.

그것도 매실 넣든 콸콸 쏟아 부었는지...정말... 다 버렸다.

 

우씨~~우씨~~ 하면서 다시 만들었다.

매운 파 엄청 썰면서 눈물 찔끔찔끔...그러더니 코피까지 나오고.

정말~~~우씨~~

반은 이번에 담고 반은 냉동고에 보관했다가

다시 배추를 보면 담아야 한다.

 

먹어보니 맛나다.

잘만 익으면 맛있겠다.

 

 

 

 

 

 

 

 

엄마~~~

엄마~~~~

아들 소리에 나가보니 남편은 마당 정리를 하고

앞마다에 나온 태산이는 신나서 뛰고,

울 아들은 해떨어지는 오후에 비눗방울로 칼놀이 하듯 신나서 논다.

 

 

 

 

 

 

 

 

 

 

울 아들 방.

앞으로 2주 휴교동안 또 다 뒤집어 놓을 텐데....

사진이나 남겨 놓고,

이렇게 다시 정리 하라고 엄포를 놔야지.

오늘 아침 레고 박스 다 털어 엄청 요리를 하셨었다.

레고 요리.

앞으로 2주가 기대가 되네.....

늦잠자는 걸로 위로를 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