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를 나누어 드렸다. 유학생들에게.

지난주, 헝가리서 마스크를 구하기 어려워 남편이 마스크 구하기에 나섰다.

마스크 1,000개가 온다는 말을 듣자마자 유학생들이 제일 먼저 생각이 났다.

회사에 계신 분들이야 어떻게든 알아서 구하겠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보내주신 마스크 1,000개는 유학생들에게 나누어 주기로 했다.

그리고 정말 마스크 1,000개가 도착을 했다. 무사히.

너무나 감사하고 감사하고.

그래서 어제 부다페스트 세멜바이스 의대 학생들에게 마스크를 3개씩 나누어 줬다.

세멜바이스 의대 한국 학생 회장이 먼저 메시지를 보내서

마스크가 필요한 학생들의 명단을 받았고

오후1시에 학생들이 와서 직접 사인하고 마스크 3장씩 받아가는 걸로 했다.

그리고 의대생이 아닌 내가 개인적으로 아는 학생들은 따로 연락을 해서 전달을 했다.

PECS와 SEGED는 다음 주에 남편이 직접 내려가서 학생들에게 주기로 했다.

 

한국과 달리 헝가리는 원래 마스크(페이스 커버)를 거의 사용하지 않기에 마스크가 없다.

 

그러다 보니 헝가리 어르신들은 공업용 마스크를 착용하고 다니시는 것을 몇 번 봤었다.

그러다 보니 학생들은 마스크 구하기가 어렵고

한국에서 부모님들은 자녀들이 걱정이 되어 마스크를 보냈는데 되돌아오고 걱정이 되어

연락이 오곤 했었다.

우리도 마스크가 없어서 아마존에 백개 주문을 2주전에 했는데 3월 말 안에 온단다.

 

혹시나...걱정을 했는데 세관에서 연락이 오고 ,

남편이 세금을 내고...

정말 마스크가 집에 왔다.

한 번도 본 적 없는, 뉴스에서만 봤던 그 마스크가.

아마존에서 조차 비싸게 팔리고 있는 그 마스크네,

그런데 이렇게 이 먼 곳까지

그것도 1,000개를 보내주시니 너무나 감사하고 감사하다.

고맙습니다.

학생들 모두에게 골고루 다 나누어 줄게요.

헝가리 분이 저런 마스크를 사용한 것을 어제 처음 보았다.

알고 보니 중국 가게에서 저 일회용을 10개에 2,800 포린트에 팔고 있었다.

그런데 어떤 한국 사람은 한 장에 천 포린트에 판다는 말도 있고,

어떤 사람은 세상에.... 2천 포린트에 파는 사람도 있다는 말이 돈다.

어제 보니 중국 가게에서는 10개에 2,800포린트에 팔더라는,

어째 요즘은 중국 사람이 더 양심적인 그런 느낌을 받네...

어떻게 한 장에 천 포린트, 2천 포린트에 팔 수 있는지,

그랬더니 우리 남편 하는 말,

뭔 상관이야, 자기가 받아다 자기 맘대로 붙여서 파는 건데,

사는 사람이 비싸다 생각하면 안 사면 되는 거지, 그런 걸로 뭐라 말하면 안 되지.

그런데도....

난 좀 그렇다.

중국 사람도 열개에 2,800 포린트에 파는데....

어째... 그냥.... 중국 사람한테 상도의적인 면에서 진 느낌...

대부분의 헝가리 사람들이 저런 공업용 마스크를 사용하고 있었다.

 

 

많은 수가 마스크(페이스 커버)를 사용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학교 근처에서 학생들 기다리며 보니 제법 눈에 띈다.

오후 1시가 되자 의대생 1, 2학년부터 마스크를 받으러 들 모이기 시작했다.

127명의 학생이 마스크를 원한다고 해서 한 번에 몰리지 않게

1, 2학년은 1시부터, 3, 4학년은 1시 30분부터,

그리고 5, 6학년은 2시부터라고 공지를 보냈다고 한다.

100여 명이 모이면 괜스레 주변 눈치가 보여 어쩌나 했는데 잘했지 싶다.

학생들이 와서 자기 이름에 사인을 하고 마스크 3개씩을 받아 가지고 갔다.

 

매일 집에만 있던 우리 아들,

정말 날이 너무너무 좋은 날, 소풍 하듯 아빠 따라 나와서

명진 씨랑 같이 놀기도 하고  너무 재밌고 좋단다.

 

다들 조심조심 또 조심들 하시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학생들도 생각보다 많은 것 같다.

다음 주부터 인터넷 강의로 수업을 한다고 하는데....

아프지들 말고 공부 잘 마치고 돌아가야 할 텐데.... 싶다.

 

아들,

엄마가 우리 아들 오늘 여기에 함께 온 이유는,

우리 아들도 나중에 커서 아빠처럼 넉넉히 나누는 사람이 되었으면 해서야.

무엇을 보고 먼저 돈부터 계산하고 사람은 안 보이고

돈만 보이는 그런 사람이 되면 안 된단다.

 

잠자기 전에 하겸이 한테 물어봤다.

하겸아, 오늘 아빠가 뭐했지?

응?

큰 누나 학교에 가서 형아랑 누나들한테 아빠가 어떻게 했지?

마스크 나눠줬어.

그렇지, 나중에 우리 아들도 아빠 같은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응~~~

일단 대답은 시원하다. ^ ^

 

 

 

 

오랜만에 큰 누나랑 너무 재밌게 노는 아들.

이렇게 좋은 날,

집안에만 있어야 하니 울 아들 얼마나 답답했겠나...

킥 보드 타고 신나게 달리고,

누나랑 가위바위보 게임도 하고,

 

아빠가 피츠랑 세게드에 갈 때도 우리 소풍 가듯 같이 따라갑시다. 아들~~~

헝가리 정부 방침에 따라서 오후 3시면 다 문을 닫는다.

남편 회사 직원들은 다 재택근무로 바꿨다고 한다.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하기에 아무래도 불안해서 모두들.

그리고 남편하고 명진 씨만 출근을 한다고 한다.

이 시기가 빨리 지나가야 할 텐데... 어쩌나 싶다.

하 겸이가 차 안에서 잠이 들어 나는 차 안에서 남편을 기다리는데

노숙자 할아버지가 계속 술을 드시고 끊임없이 말을 하고 또 하고 토하더니

갑자기 조용해서 보니 주무신다.

헝가리도 노숙자가 너무 많아서 이번 코로나19로 행여나 감염되면 어쩌나 싶다.

 

 

저녁에 스테이크 하우스에 음식을 주문하려고 전화를 하니...

안 받는다.

어????

아고... 오후 3시까지만 영업을 해야 하니 이미 문을 닫은 것이다.

그래서 삼겹살 꺼내서 김치만 종류대로 다 꺼내 놓고 사촌 동생이랑 조카들이랑 같이 저녁을 먹었다.

특별한 반찬도 없이,

그래도 이런 시국에는 이렇게 함께 같이 밥을 먹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감사하다.

 

저녁 식사 마치고 정리를 하는데 하은이가 전화를 했다.

헝가리 정부에서 의대생들 자원 봉사자를 찾는 다고 한단다.

이번 코로나 19에 병원에서 자원봉사를 하면

여름에 해야 하는 실습으로 대체해 준다고 했다며 할까...

생각 중이라고 하는데.

올여름에 실습을 해야 하는데 코로나 때문에

실습이 힘들게 되었는데 병원에 가서 자원봉사를

하고 실습으로 대체할 까... 고민 중이란다.

하은이는 괜찮을 것 같다고 하는데...

방호복도 부실하고 부족한 헝가리인데,

게다가 병원 시설이나 환경이 지금 너무 열악해서...

일단 알아보라고 했다.

어떤 환경에서 어떤 일을 보조하게 되는지,

무조건 하지 말라고는 안 하고 알아보고,

그리고 좋은 경험이 될 수도 있다고,

그러면서도 또 의사도 걸린다는데... 싶어 걱정도 되고.

그런데 지금 손이 부족해서 의대생들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오늘로 확진자 103명에 완치 7명, 사망하신 분이 4분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