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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하겸이 이야기

뭐가 그리 서러웠을 까....내 새끼.

by 헝가리 하은이네 2020. 9. 28.

매일 오후에 키위 디스크에서 보고 싶은 프로그램을 다운로드한다.

그리고 하겸이가 볼 만한 영화가 있나 보고 다운로드하였다가 보여주곤 한다.

되도록이면 한영 더빙으로 보여주는데 새로운 뮤지컬 만화영화가

올라왔기에 다운로드하였다.

그리고 금요일 오후에 시간이 있어서 보여 줬는데.

내용은 그냥 단순했다.

아이들용 만화영화 그런 내용.

공주가 어렸을 때 엄마를 잃었다. 그래서 웃음도 잃고

슬프게 자랐는데 초능력을 가진 지피족의 

한 소년을 만나서 웃음도 되찾고 행복하게 산다는 내용인데...

공주라는 것과 초능력을 가진 지피족인 것을 서로 몰랐다가

알게 되어 슬프게 헤어지는 장면이었다.

바로 그 장면에서 잘 보던 하겸이가 갑자기 슬프게 울기 시작해서

너무 놀래

"하겸아. 왜 그래? 슬퍼서 그래?"

하며 안아 주었더니

내 품에 안겨서는 엄청 서럽게 한 참을 울었다.

갑작스런 일에 나도 당황스럽고,

우리 아들 안에 잠재되어 있는 슬픔과 불안을 두 남녀가 헤어지는

장면에서 부른 노래가 건드렸나 보다.

그렇게 한참을 울고 다시 영화를 끝까지 잘 보았는데

영화가 끝나고 소파에서 아주 또 울었다.

헤어지는 장면이 우리 아들을 너무 슬프게 했다.

내 새끼.

다음 날 다시 물어보았는데 왜 그렇게 슬프고 서러웠는지 대답을 못한다.

그냥 슬펐던 거다.

하기사 이제 6살인데 갑자기 마음이 아프고 눈물이 쏟아지는 걸

어떻게 설명을 하겠는가.

우리 아들.

앞으로도 뜬금없이 이렇게 서러울 텐데 어쩌나.

우리 아들 좀 더 크면 엄마가 왜 서러운지 이야기해 줄게.

 

항상 밝고 해맑은 우리 아들. 

장난꾸러기 우리 아들. 

레고를 좋아하고 뭐든 만들기를 잘하고, 그림도 잘 그리고,

마술을 하고 싶어 하는 우리 아들.

요즘은 오숑에서 선물로 받은 해리포터 작은 캐릭터를

가지고 노는 것을 좋아하는 우리 아들.

성경 쓰는 엄마 옆에서 알파벳을 쓰더니 

갑자기 엄마한테 사랑한다고 써서 주는 스위트 한 우리 아들.

 

우리 아들은 내 품에 안겼을 때부터 졸리거나 잠에서 깰 때,

그리고 불안할 때는 윗입술을 만졌다.

요즘도 가끔 잠에서 깰 때 윗 입술을 만지곤 한다.

이사 가면 자기 방에서 자동차 침대에서 혼자 잠을 자기로 한 아들을 위해서

안고 잘 곰돌이 인형을 만들었다.

품에 안아 보더니 맘에 든단다.

아기 곰돌이 안고 매일 예쁜 꿈만 꾸면 좋겠다. 내 아들은.

어제저녁 식사는 아빠표 스파게티.

아빠가 만든 게 맛있다며 잘 먹은 우리 아들.

우리 아들이 제일 좋아하는 굴뚝 빵에 아이스크림까지.

매일 맛난 거 많이 먹고 아프지 말고 쑥쑥 자라기만 엄마는 기도하지.

몸도 건강하게 자라고, 마음도 아프지 말고 쑥쑥 크기를 엄마는 기도하지.

우리 아들 울고 싶을 때는 지금처럼 엄마품에서 실컷 울면 된단다.

이유가 없어도 괜찮은 거야. 그냥 울고 싶은 만큼 울면 된단다.

우리 아들 엄마, 아빠 만나고 울지 않아서 엄청 걱정했었지.

그러다 4개월 만에 처음 큰 소리로 울 때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

앞으로도 참지 말고 이렇게 울면 된단다. 괜찮은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