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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감사합니다. 드디어 책이 왔다.

by 헝가리 하은이네 2021. 2. 9.

참 여러 사람 힘들게 하면서 드디어 책을 받았다.

하겸이 바지랑 내 화장품, 그리고 아빠가 인터넷으로 주문한

아들이랑 같이 할 게임기 등등등.

어찌나 고맙고 감사하고 미안한지.

어렸을 때 정말 많이 보고 들었던

"이소리도 아닙니다, 저 소리도 아닙니다.

용각산은 소리가 나지 않습니다."

바로 그 용각산이 왜 여기서 나오지?

카톡으로 물어보니 엄마가 목 아플 때 먹으라고 보내셨단다.

결혼 전에 항상 목이 아파서 병원에 가서 주사 맞는 게 일이었었다.

결국 의사가 의사의 양심상 더 이상 주사를 놔줄 수 없으니

휴직을 하고 목을 쉬어야 한다고 했었다.

일 년 열두 달 매일 목이 아파 힘들어하던 딸 생각이 나셨었나 보다.

이젠 목 사용할 일이 없어 괜찮은데. 

정말 읽고 싶은 책이 너무너무 많은데 무거워서 고민 고민하다가 

여디디아님 서평에서 꼭 읽고 싶었던 책들 몇 권만 부탁을 했다.

딸이 읽고 싶다 하니 지하철 타고 가셔서 이 무거운 책들을

또 직접 사 오시고.

엄마한테 미안하고 고맙고.

작은 딸에게 부탁을 했는데 외할머니가 사셨다고.

내 화장품은 작은 딸이 또 주문해서 보냈다.

이럴 때 작은 딸이 한국에 있으니 좋네.

하겸이 바지는 언니한테 부탁을 했다.

헝가리에서는  어렸을 때는 괜찮은데 좀 크면

고무줄 바지를 찾기가 좀 어렵다.

중국 가게에는 좀 있지만 다 운동복 비슷.... 그런 종류라서.

하겸이도 고무줄이 아닌 단추나 지퍼 등을 연습해야 하는데....

혹시나 참다가 급하게 화장실을 가서 실수하면 어쩌나 싶어

아직도 고무줄 바지를  입혀서 보내고 있다.

 그러다 보니 어쩔 수 없이 한국에 부탁하게 된다.

바지들이 고무줄 바지인데도 너무 예쁘다.

그리고 아빠가 아들하고 같이 게임한다며 주문한 게임기.

나중에 TV에 연결해서 아빠랑 같이 게임하자 하니

우리 아들 입이 귀에 걸렸다.

그리고 언니가 챙겨준 창난젓갈과 깻잎.

입맛이 도네. 

벌써부터 책 읽을 생각에 설렌다.

머릿속으로는 시간을 계산하고.

그러면서 나도 모르게 나오는 말이...

시간이 없어~~~

누가 들으면 엄청 바쁘거나 직업을 가진 줄 알겠네.

3월에 사촌동생 올 때 또 책 몇 권 부탁해야지 벌써 그 생각부터 하고.

신중하게 책을 골라야겠다.

신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