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가 여성의 날이었다.
하겸이 솔페이지 가려고 테스코 주차장에 주차하고 시간이 남아
차에서 도넛을 먹는 울 아들이랑 있다 보니
꽃집에 사람이 계속 들락날락....
평상시에는 거의 손님이 없는 꽃집인데...
특히 남자들이 계속 꽃을 사 간다.
아들 손잡고 온 젊은 아빠는 아내를 주려고 꽃을 사나 보다.
그래서 나도 노란 장미 한 송이를 샀다.
꽃 값이.... 여성의 날 대목이니까 그러려니 하지만서도 너무 비싸다.
그래도 첼로 선생님 드리려고 노란 장미로 한 송이
1800 포린트를 주고 샀다.
하겸아. 이 노란 장미 첼로 선생님, 꺼띠 니니 드려, 알았지?
울 아들 쑥스럽고 부끄러워서 싫단다. ㅠㅠ
그러더니 묻는다.
"왜 여자들은 꽃을 좋아해?"
"여자들이 꽃을 좋아하는 게 아니고 사람들은 꽃을 좋아해.
기분 좋아지니까, 울 아들도 좀 더 크면 꽃이 좋아질 거야"
결국 첼로 선생님께는 내가 드렸다.
여성의 날 (noi nap) 이라 말씀드리면서.
울 아들 꽃 주는 거 부끄러워하면 안 되는데.
드디어 집에 에어컨을 설치했다.
방 3개랑 거실, 그리고 부엌.
그런데 난 가만히 있는데 넘 힘들다.
소음이 엄청나고....
무엇보다도... 총각 둘이 마당과 거실, 방, 계단, 부엌을 신발 신고 들락날락하니
거실이며 카펫이며 방안에 흙과 진흙이....
하겸이가 2시면 끝나기에 (솔페이지 때문에) 맘은 급한데.....
드디어 에어컨 설치가 끝나고 돈 계산을 하는데,
헝가리의 돈 세는 법은 익히 알고 있었다.
한 장 한 장 펼치면서 돈을 세고 그것도 몇 번을 세고 또 센다.
이 날도 총각은 저렇게 5장씩 십만 포린트씩 놓고 세고,
다시 10장씩 2십만 포린트씩 3번을 세고....
사인하고 거스름돈 받고.
총각들이 공구함 들고나가니 1시 30분.
정말 땀 뚝뚝 흘리며 미친 듯이 청소했다.
그전에 청소기 몇 번 돌리기는 했지만 다시 청소기 돌리고.
물걸레로 닦고.
학교에 도착하니 2시 10분.
다행히 하겸이 반은 아직 안 나왔다.
저녁에 퇴근한 신랑이 꽃을 준다.
결혼하고 결혼기념일 때도 못 받은 꽃을 여성의 날에 주네.
낮에 카톡으로 여성의 날이니가 여 직원들에게 꽃 한 송이씩 드리라 했더니
여직원들 꽃 사면서 마누라 것도 챙겨 온 울 신랑.
이렇든 저렇든 어쨌든 나도 꽃을 받았다.
여성의 날에.
예쁘네.
생화를 기계로 말린 꽃이다.
조화가 아니고.
울 신랑한테 여성의 날에 처음 받은 꽃이니 말라죽을 일도 없고
오래오래 저리 꽂아 놔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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