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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우리 가족의 이야기

문은 잠기고, 점심은 맛있고, 울 아들은 행복하다.

by 헝가리 하은이네 2022. 3. 25.

아침에 일어나서 어제 입은 하겸이 옷을 세탁기에 넣으려고 문을 여는데

문이 꼼짝을 안 한다.

열쇠가 있는 문도 아니고 잠금장치가 있어서 저절로 잠기는 문도 아니다.

그런데 문이 안 열린다.

아침부터 문이랑 실랑이하다가 하겸이 학교에 데려다주고 와서

또 문하고 씨름을 했다.

자꾸만 불안하고 별 상상이 다 되고.

결국 남편의 조언대로 옆 집 아저씨에게 도움을 청했다.

감사하게도 메시지 보자마자 와주신 옆 집 아저씨.

꼼짝도 안 하는 문에 심각함을 느끼고 지인에게 전화를 하자

5분 만에 달려오신 다른 이웃 할아버지.

두 분이서 옆 다른 문을 보면서 어떻게든 문을 열어보려고 노력하셨지만

꼼짝도 안 한다.

난 옆에서 지켜보다가 미안해서 그냥 부셔도 된다고 말씀드렸는데

그러면 나중에 문 전체를 바꿔야 하니 안된다고 하시면서 

전문가를 부를 건지 물어보신다.

좋다고 하니까 바로 전문가를 불러 주셨다.

넘 맘 좋은 옆집 아저씨에게 고마워서 우리나라 대표 인삼차(낱개 포장이 아닌 좋은 걸로)를 

선물로 드렸다.

옆 집 마리아 니니가 인삼차 고맙다며 빨리 문이 수리되면 좋겠다고.

언제든 괜찮으니 도움이 필요하면 연락하라는 메시지가 오고.

고마웠다.

전문가가 와서 바로 문을 열고, 아니 뜯고,

역시 전문가다.

안에서 쇠의 일부가 끊어지고 그래서 손잡이가 작동을 안 했단다.

저거 새로 바꾸고, 문도 고쳐주고...

4만 포린트(14만 5천 원 정도?)를 드렸다.

다른 집은 더 비싸지만 옆집 아저씨의 연락으로 왔고... 이런저런 이유로 어쨌든

우리 집은 싸게 해 준 거라고....

 

오늘 사무실에 가서 해야 할 일들이 있었다.

서둘러 가서 직원이랑 같이 통신사에 가서 사인하고.

난 그냥 따라가서 사인만 한다.

모든 일은 직원이 다 알아서 해주니 그저 고맙다.

어쨌든 통신사 두 곳에 가서 한 곳은 바로바로 , 다른 곳은 어마 기다렸는데

일은 또 빨리 해줘서 다행.

 

그리고 고마운 울 남편 회사 직원 두 분하고 같이 점심을 했다.

난 처음 가보는 인도 식당 "타지마할"

내 생전에 진짜 "타지마할"에 가 볼 일이 있을 까? ㅎㅎㅎ

직원 모두 다 인도 의상을 입고 손님을 접대를 했다.

레모네이드 주문했는데 잔이 독특하네. 

맛있었다.

카레도 매콤하고 이름 모를 밥도 맛있고.

식사가 끝나니 미지근한 물에 레몬 조각 띄워서 손 씻으라고 준다.

인도 식당 다 이렇게 하겠지만서도.

워낙 인도식당 갔던 적이 오래돼서 기억이 가물가물.

아침부터 문 때문에 정신 하나도 없었는데 그래서 맛있게 먹었다.

오랜만에 먹는 인도 음식.

 

울 신랑 출장 중 사무실 잘 지켜주고 일 잘 부탁한다는 아부성 점심 식사 대접하고 

기분 좋게 울 아들 학교 출발.

오늘은 첼로 레슨이 있는 날.

집에 오니 저녁이다. 

차 안에서 체스 클럽에서 어떻게 이겼는지.... 어땠는지.... 재잘재잘 말하는 우리 아들.

 

아빠가 울 아들을 위해 샀다고 카톡으로 보내온 포켓몬 카드들.

사진 보자마자 우리 아들 신나서는

아빠는 왜 출장이 기냐고, 언제 오냐고,

왜 아직도 3 밤 밖에 안 잤냐고.

조급증 난 울 아들 손꼽아 아빠를 기다린다.

포켓몬 카드를 들고 오는 아빠를.

 

출장 가기 전에 아들이랑 인터넷으로 포켓몬 카드를 봤었다.

그때 울 남편 포켓몬 카드 가격보고 거의 기절할 정도로 충격을 받았다.

애들 노는 카드려니 했는데 포켓몬 카드중에 한 팩이 2십5만원이고,

또 하나는 정말 카드 한 장이 12만원이었다.

절대 그런 포켓몬 카드는 사줄 수 없고, 아들이랑 같이 열심히 고르고 또 고르고.

그런데 품절이라는게 너무 많다.

그래도 아빠가 어떻게 구했는데 울 아들이 좋아하는 카드를 저렇게 사서는 

사진 찍어서 보내 왔다.

우리 아들은 좋겠다.

아들을 위해서 긴 시간 노트북 앞에 앉아서 찾고 찾고 또 찾아서 포켓몬 카드

사오는 아빠가 있어서.

엄마는 그런 아빠가 없었는데. 

우리 아들이 복덩이다.

세탁방 문 열렸으니 빨래부터 하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