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우리들의 이야기/우리 가족의 이야기

무자년. 새해 맞이 1

by 헝가리 하은이네 2008. 1. 2.

뒷집 작은 아이 친구 집에서 전화가 왔다.

함께 씰베스타를 보내자고....

(이건 나중에 안 사실이고 전화받았을 때는 그냥 아이들끼리

놀게 하자는줄 알았다.)

오후 5시 눈이 내리는 저녁에 쵸코렛과 와인 한 병들고 릴리네 집을 갔다.

5집을 초대하여 함께 씰베스타 하자는 것이었다.

에구머니나....  어쩌나......

그저 한 두시간 있다가 끝나는 줄 알고 다른 약속을 또 잡아 놓았었다.

할 수 없이 사실을 이야기하고 한 시간 조금 넘게 이야기하다가 나왔다.

릴리 집에 들어서니 베란다에 불을 피우고 고기를 굽는다.

부엌 안의 오븐에서는 통삼겹살을 굽는다.

오는 분들이 음식 하나씩을 하고 맥주와 와인들을 가지고 온다.

종이 뿔나팔고 준비하고 폭죽도 준비해 놓고, 단단히 준비를 했다.

밤을 세우며 놀 준비를....

 벽난로의 불이 따뜻하다. 그러고 보니 헝가리 사람과 함께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한 일이참 오랜만이다.

하은이 아가 였을 때였으니까...

 손님 중 한 분이 나에게 '불리'를 원하냐고 묻는다.

불리? 불리면 파티라는 말인데.....?

오늘 이 자리가 파티 아닌가..?

고민하고 있는데 위의 과일음료 한 접시를 나에게 주며 맛을 보란다.

이 과일 음료 이름이 불리(파티)란다.

남편하고 눈을 마주치며 '이게 불리래...' 하고 웃었다.

이 안에 좀 독한 알코올이 들어 있어서 물어본 것이란다.

당연히 괜찮지요. 괜찮고 말고요.

먹어보니 칵테일 맛 같다.

알콜 농도가 좀 세다. 그래도 과일이 들어 있어서 그나마 맛이 괜찮다.

 식전에 뽀가차를 준비해 놓았다.

맛있다.  짭짜름한 것이..... 아마도 직접 만든 것 같다.

시중에서 산 것과는 맛이 다르다.

 이런저런 이야기하는데 작은 아이 친구 릴리가 나와서는

벽난로 위의 촛대에 불을 켜고 그 위에 물을 붓더니 향을 몇 방울 떨어 뜨린다.

조금 지나니 초의 열기로 물이 수증기가 되어 향이 방안에 은은히 퍼진다.

나도 저거 몇 개 사서 아이들 방과 내 방에 놓아야지 생각을 했다.

방 안이 건조할 때 가습기 효과가 있어서 좋지 싶다.

 테이블 위에는 분홍장미 초를 물 위에 띄워 놓았다. 참 예쁘다.

 너무 조용해서 들어가 보니 방 안에서 놀이를 하고 있다.

이층 침대 위에서....   공주 놀이인가...?

 거실과 복도에서는 남자아이들이 총싸움이 한창이다.

그런데 상당히 조용하다. 총싸움을 하는데 저렇게 조용히 할 수도 있구나 

새삼 놀랍다.

아마도 비밀 특전사인가 보다. 모이기만 하면 지붕이 들썩일 정도로

떠들어 대는 한국 아가들과 너무나 비교가 된다.

 그날 온 손님 중 한 분은 작은 아이랑 같은 유치원에 다녔다는데

난 기억이 안 난다.

또 한분은 사업을 하는데 한국에서 기브스에 필요한 재료를 수입해서

헝가리에 판다고 한다.

그러면서 한국과 거래하는 업체의 명함을 보여주신다.

가끔 이렇게 한국과 일을 하시는 분들을 만나면 조심스럽다.

행여나 한국 사람과 일을 해보니 한국사람 신뢰할 수 없다든가

아니면 한국 사람 일이 정확하지 않다고 할까 봐서....

아이들 교육 이야기며 사업이야기, 그리고 아이들의 키우는 이야기를

하다가 시간 되어 일어났다.

미안하고 아쉬워하면서.... 그리고

서둘러 다음 약속 장소로 출발을 했다.

'우리들의 이야기 > 우리 가족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감사합니다. 드디어 책이 왔다.  (0) 2021.02.09
무자년 새해맞이 2  (0) 2008.01.02
타짜의 조짐이?  (0) 2007.12.29
볼보, 잘 부탁한다.  (0) 2007.12.21
힐리즈 타는 공주님들  (0) 2007.1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