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부터 태산이 걸음이 살짝 어색한 듯 신경이 쓰이고,
항문난을 짜야하는데... 하고 있다가 병원 예약하고 갔다.
나는 하겸이 첼로 레슨 하러 제네이쉬꼴라로 가고 두 딸들이 태산이 데리고
동물 병원에 갔는데....
첼로 레슨이 끝나고 집에 오는데 사진이 오고,
딸이 전화로 보고하고.
난 그저 한숨이 나오고.
4만 포린트(16만원)를 줘서 보냈는데 돈이 모자라서 피검사를 중간단계로 했단다.
진료 다 받고 나왔다며 보내온 사진.
나이가 이제 9살인 태산이가 노견 시작인가 보다.
피검사를 했고 금요일에 결과가 나오면 결과를 보고서 엑스레이나 MRI 촬영을 하자고 한단다.
태산이가 살짝 걷는 게 이상하다고 했더니 대형견인 데다가 나이가 이제 들어가니
허리뼈가 그러니까 척추가 아프단다.
그래서 지켜보다가 혹시나 다리를 절거나 다리를 끌면서 걸으면 그때부터는 진통제를
먹여야 한다고.
심란해진다.
아직은 괜찮다고 하지만 요즘따라 산책 다녀와서는 하루 종일 누워만 있었는데
그래서 그랬구나.....척추가 아프구나....
어제 하루 진료비랑 피검사 비용이 15만 원이다.
다음 주 금요일 피검사 결과보고 별일 없으면 다행이지만
행여 갑상선 검사랑 전신 마취하고 MRI 촬영을 하게 되면 또 큰돈이 나가게 생겼다
난 그저 한숨만....
태산아~~~ 아프지 말자. 천천히 늙어가자.....
엄살쟁이 태산이는 피 뽑는다고 털 깎이더니 어찌나 핥아대는지.
어제 병원에 가서 항문란 짜고 상쾌해진 우리 개님은 아침부터
삶은 콩 냄새 풍기면서 똥 엄청 싸놓고,
저리 이쁜 자세로 산책 가자고 기다린다.
오늘은 두 딸들도 다 같이 산책을 나갔더니
울 태산이 엄청 기분 좋다.
좋아하는 두 누나가 같이 가니 정신없이 두 누나들 사이를 왔다 갔다 하고,
엄마 주머니 속 삼겹살 껍질 달라 툭툭 치고.
아주 신났어요.
헉!!!
말이다.
긴급상황.
다행히 하빈이가 먼저 멀리서 오는 말을 봐서 바로 태산이 불러 끈으로 묶고.
척추도 안 좋다는데 말 보고 흥분해서 또 지난 번 처럼 미친듯이 뛰면
말 훈련시킨다고 어린 말 붙잡고 가는 말 주인도 놀랄테고,
그렇게 뛰고 나면 울 태산이도 하루 종일 허리아파 누울 테고.
태산아~~~~
니 관절도 이제 옛날 같지 않아요. 제발 뛰지 마라.
말이 갈 때까지 말 쳐다보지 말라고 삼겹살 껍질 주고.
집에 돌아오는 동안에도 기분이 어찌나 좋은지 발걸음이 춤을 추듯한다.
태산아~~~
아프지 말고 늙자.
아프면 너도 고생 나도 고생이다.
난 니 병간호 못한다.
항문란을 다른 개들보다 자주 짠다.
1년에 한 번이었는데 나이 든 지금은 1년에 3번이다.
의사도 다른 개들보다 횟수가 많은 듯 하니 식이섬유를 많이 먹이란다.
????
울 태산이는 어쩌다 수박은 먹지만 다른 과일이나 야채를 안 먹는데 무슨 수로?
야채슾을 끓여서 먹이란다.
내가 미쳐요....
우리 집 국, 찌개도 끓이기 귀찮은데 이제 개 야채 국까지 끓여서 대령하란 말인데...
딸들아, 엄마는 못한다.
앞으로 태산이 시니어 사료 살 때 야채랑 식이섬유가 많이 들어간 걸로 골라서
사서 먹이는 걸로 하고. 엄마가 무슨 수로 싫다는 개 녀석 한데 야채를 먹이냐?
살다 살다... 정말....
울 아드님은 아침에 일어나면 체스 공부를 하시니...
학교에 가야 하는데...
이러니 친절하게 말을 하다가 결국은
"최하겸~~~ 늦는다고~~ 학교 안 갈 거야? 빨리 잠바 입고 나오라고~~~"
큰소리치게 된다.
아니. 아침부터 왜 저리 체스에 열공이신지.
방과 후 체스 클럽에서 계속 진단다.
그러더니 드디어 어제 한 번 이겼다고.
엄마 보자마자 "엄마 내가 진짜 오래 해서 체스메이커했어" 한다.
속으로 상대가 누군지 모르지만 진심 고마웠다. ㅎㅎㅎㅎ
에휴~~~
태산아, 하겸아 엄마도 늙어 간다.
니들 자꾸 엄마 소리 지르게 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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