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상시보다 일찍 태산이 산책을 했다.
하겸이 수영 도우미 하고 바로 사무실에 가서 이불 배달을 해야 하기에.
이럴 때는 갈등을 한다.
아침 산책 오늘만 하지 말까?
그러다가 결국 나간다.
너무너무 좋아하고 오줌 냄새 맡고 또 그 위에 오줌을 지려줘야 하는 태산이
맘은 또 얼마나 간절할까 싶어서 간다.
"태산아~~~ 오늘은 짧게 산책할 거야. 애기 수영장 도우미 가야 하거든. 알았어?"
못 알아 듣겠지만 내 맘 편해야 하니까 일단 말은 한다.
우리 집을 중심으로 한 바퀴 돌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어라?
이른 아침에 옆 블록의 허스키를 만났다.
엄마랑 같이 산책하다가 자주 만나고 인사도 하고 했기에 그런 줄 알았다.
그런데.... 이상하네....
허스키 엄마가 안 보인다.
어라?
자꾸 우리를 따라온다.
너 집 나왔구나?
아가야,
우리 집까지 따라오면 어떻게 하니.
엄마한테 가야지. 너희 집에 가야지~~~ 엄마 기다려~~~
다른 날 같으면 내가 태산이랑 같이 집에 데려다 주련만
오늘은 안된다.
태산이 산책도 거의 한 시간 하는 것을 20분만 하고 지금 빨리 하겸이 학교로 가야 해서....
태산이 따라 우리 집에 들어 올 기세다.
그럼 그냥 우리 집에 데리고 있다가 오후에 저 녀석 집에 데려다줘도 되는데....
이상한지 그냥 가네.
빨리 집에 가야지, 엄마 기다려.
온 동네 사람들이 어느 집에 어느 개가 사는지 다 알기에 걱정은 안 된다.
또 차들이 개만 보면 그냥 서서 기다려 주니까...
내일 아침에 저 녀석 집에 가봐야겠다.
너를 보니 울 태산이도 담이랑 대문 고칠 때 가끔 집 나가서 돌아다니는 것을
옆집 아저씨가 데려다주곤 했었는데,
이러고 돌아다녔구나.
아기 허스키를 보니 울 태산이가 나이 든 게 보이고,
그동안 목욕 안 시킨 게 너무 표 난다.
허스키는 털도 깨끗하고 뽀송뽀송한데
울 태산이는 너무 꼬질꼬질 하구나.
빨리 목욕시켜줘야겠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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