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드에서 살 때는 거의 태산이 산책을 하지 않았다.
하은이가 있을 때만 산책을 했었다.
이사 오면서 낯선 곳에서 행여나 길을 잃고 헤매면 어쩌나 싶어 시작한
산책을 하루에 두 번씩 매일 했더니 대문이 바람에 열려도 나가지 않는 태산이가
기특하고 신기해서 매일 산책을 한다.
비가 오거나 눈이 와서 길이 미끄러워도 나를 쳐다보는 그 눈빛에 어쩔 수 없이
우산 챙겨 나가고, 질퍽거리는 진흙길에 미끌미끌 긴장하면서 걷고,
그렇게 하루에 기본 5 천보는 걸으니 나한테도 좋은 일임에 틀림없는데
습관처럼 나가지는 못한다.
오늘 아침처럼 날이 풀리면서 얼었던 땅이 녹아 길이 미끄러우면 갈등을 한다.
가지 말까....넘어지면 큰일이니 가지 말까....
그러다가 맘 다잡아 먹고 출발을 한다.
그렇게 1년을 했다.
어찌보면 울 태산이 덕에 나도 매일 걸으면서 자연의 변화도 느끼고
혼자 걷는 시간에 말씀도 듣고 기도도 하니 감사한 시간이다.
오늘 아침은 안개가 꼈다가 걷히고 얼은 땅이 녹아 질퍽거렸다.
그 길을 태산이는 쌩~~ 하니 달려가고 난 조심조심 어기적어기적 걸으며 따라가고.
이렇게 2021년 12월 31일 마지막 날 아침 산책을 했다.
태산아,
귀찮아 나설 때 마다 갈등을 하지만 그래도 어쨌든 나서면 산책 나오길 잘했다
하니 내년에도 우리 매일 이렇게 걷자.
니도 늙어가고 나도 늙어가고.
이런 시간도 참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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