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한국 방문은 여러 가지 중요한 일과 의미 있는
만남이 기다리고 있어 설레며 살짝 긴장하면서 왔다.
울 아드님만 세상 모르고 행복하고 신나고.
태산아~~~~~
엄마랑 아가랑 누나랑 한국 갔다 올게.
아고....
어쩌냐..... 너를.
그래도 아빠가 계시니까 아빠랑 같이 잘 있고.
신이 난 아들은 나팔을 부신다.
비행기에서 주는 이어폰이 안 맞아서 누나 이어폰 끼고
영화 보는 아들.
긴 시간 영화 보다가 놀다가 참 잘 있네.
언제 이리 컸는지.
아빠가 미리 신청한 아들 기내식.
울 아들 싫단다.
아니 배가 고프지 않다고.
한국 도착할 때까지 아들은 거의 먹지를 않았는데
사실 기내식이 정말 별로였다.
나도 딸도 거의 안 먹었다.
역시 대한항공 기내식이 좋다고 딸이 말한다.
컸구나. 아들.
비행기 날개의 열리고 닫히는 게 신기하고 왜 그런지
궁금해서 보고 또 보는 아들.
꿈에 그리던 사촌 형아 만나서 행복한 아들.
그런데 사촌형은 바쁘다.
아직 방학이 아니라 학교도 가야 하고,
학원도 가야 하고, 축구, 태권도도 가야 하고.
과외도 해야 하니 울 아들 심심하다.
주일은 어머님 모시고 어머님이 섬기시는 교회에 가서
예배를 드렸다.
목사님께 인사도 드리고,
어머님 지인분들과도 인사하고.
어머님이 코로나로 아프셨을 때 기도해 주시고
마음 써주신 모든 분들께 어머님이 소개해 주실 때마다
진심 감사하는 마음 담아 인사드렸다.
연로하신 어머님 혼자 계시니 코로나 걸렸다 해도 할 수 있는 게
없는 며느리라서.
난 결혼하고 지금까지 멀리 산다는 이유로 죄인 아닌 죄인의 심정으로
산다.
입에는 그저 죄송합니다... 를 입에 달고 산다.
어쩌겠나.
예배드리고 갑자기 시 외삼촌께 인사드리러 가면서 꽃이랑 케이크를
급하게 준비를 했다.
시간 여유를 두지 않고 갑자기 인사를 드려서 오래 이야기를 나누지 못하고
일어서야 해서 죄송했다.
다시 시간을 내서 찾아뵙겠다고 말씀드렸다.
한 달이 생각보다 너무 짧다.
그런데 앞으로 한 달을 오기는 쉽지 않겠다는 생각도 들어서
맘이 급해지고....
울 아들 받은 용돈을 쓰고 싶은데 어디서 살까...
그래서 오전에 관공서, 은행 업무 보고 오후에
친정엄마랑 딸이랑 아들 다 태우고 가까이에 있는
롯데 몰에 갔다.
저 엉덩이 흔들흔들 기분 좋은 울 아드님.
올봄부터 닌텐도 이야기를 했었다.
친구 집에 가니 닌텐도가 있더라면서...
그런데 사촌형이 닌텐도 게임하는 것을 본 아들.
부러운데... 괜찮아... 하면서 눈길을 안 주려는 아들.
그래서 큰맘 먹고 에미가 질렀다.
닌텐도를 샀다.
그리고 아들이 자기가 받은 용돈으로 닌텐도 게임을 샀다.
엄청 좋단다.
단 조건이 책을 읽었을 때만 닌텐도 게임을 하는 걸로.
헐~~~~
요구르트 5개를 다 마신 아들.
맛있단다.
왜? 헝가리에는 요구르트가 없냐고요~~~~
로마에도, 두바이에도 있는데.
저녁에 남동생이 새 핸드폰 2개를 들고 왔다.
하나는 언니, 하나는 내 거라면서.
그런데 난 내 핸드폰이 아직 괜찮아서 괜찮다고 했다가.
눈이 반짝반짝 빛내면서 "이게 뭐야?" 하는 아들.
그 순간
아~~~~
4학년이 되면 핸드폰을 사주겠다고 약속을 했었다.
그리고 4학년이 되는 9월 전에 핸드폰이 생길 거라고 기대하고 있는 아들.
그래서 외삼촌이 주신 새 핸드폰을 하겸이한테 줬다.
입이 벌어져서 닫히지 않는 아들.
큰 누나는 하겸이 앉혀놓고 단속 단속 또 단속하고.
난 절대 학교에는 안 가지고 가는 걸로 하고
헝가리에 가면 전화 연결해 준다고 했다.
사실 좀 저렴한 걸로 사서 전화하는 용도로만 사용하게 해야 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너무 좋은 새 전화기가 생긴 아들.
너무너무 좋아한다.
이것도 다 아들 복이지 싶다.
아들 한국 도착에 맞춰서 아빠가 온라인으로 주문한
손 흥민 유니폼.
요즘 축구에 빠져사는 아들은 너무 신나서
축구복 입고 자겠단다.
그러세요~~~~
축구복 입고 잠자는 아들.
이틀 연속 잠자다가 무슨 꿈을 꿨는지 울었던 아들.
오늘은 손 흥민 축구 유니폼 입고 자니 신나게 축구하고
골 넣고 세리머니하는 꿈을 꾸겠지.
우리 건강하게 재밌게 멋진 추억 많이 많이 가지고 헝가리로 가자.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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