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6시에 출발을 했다. 아버님 산소에 다녀오기로 했기 때문에.
먼저 상계동에 가서 서방님을 만나 어머님과 함께 갔다.
참으로 오랜만이다.
아시아나 추락사고로 돌아가신 막내 시 외삼촌이 시아버님 옆에 계시다.
시어머님에게는 아들 같은 그런 동생이시다.
오늘도 말씀하신다.
이 경희 삼촌은 항상 불평을 하셨다고.
남편을 데리고 학교에 가야 해서. ^ ^
장사를 하시는 시어머님이 너무 바쁘셔서 어린 남편을 학교 가는 동생에게
딸려 보내곤 하셨단다.
어느 날은 학교에 따라온 조카(남편)를 교무실에 놓고 수업을 하는 동안
남편이 교무실에 있는 잉크를 마셨단다. 입술이 퍼렇더라고.
빗자루를 가지고 와야 했구나.....
어째 흰머리 난 신랑이 짠하다.
저 속이....
말없이 낙엽 쓸어 버리는 저 속이 안쓰럽다.
아버님이 살아 계셨다면 저 사람에게 얼마나 큰 의지가 되고
힘이 되었을 까.....
그저 아버님의 존재만으로도 힘이 되었을 텐데.
너무나 맘이 여리고 좋은 분이셨다고 모든 분들이 입을 모아 말씀하신다.
어려운 분들 그냥 지나친 적이 없으 셨다고,
그래서 큰 살림하는 시어머님이 많이 힘드셨다고,
장인어른 일찍 돌아가셔서 장모님 모시고, 시어머님 아래 7 동생들을
살뜰히 챙기셨다는 시아버님.
난 뵌 적이 없다.
아버님에 대한 많은 이야기들을 어머님과 이모님들을 통해 들었다.
몇 년에 한 번 한국을 방문할 때면 아버님 산소에 와야 하는데....
다음에는 아이들과 함께 꼭 와야겠다.
너무 넓어 못 찾을 까 봐 번호를 적어 왔다.
물론 어머님이랑 서방님이랑 함께 오겠지만. ^ ^
전에는 중간에서부터 비탈길을 걸어야 했는데 이젠 길이 나서 차가 바로 아버님
묘까지 올라오니 너무 편했다.
다음에 올 때는 작은 묘목을 사다 심어야겠다.
아버님 산소에서 예배드리고 내려오다가
맛있다는 해장국집으로 서방님이 안내하셨다.
태어나 처음 먹어 본 해장국.
맛있더라는.....
입맛 없는 아침에 많이 생각나겠다.....
화장실에서.....
헐~~~~
아직도 이런 화장실이 있구나....
무서웠다.
신랑밖에 서있어요. 어디 가지 말고.
밖에 신랑 세워두고도 너무 심란하고.....
식당 음식은 맛있었는데 화장실이.....
둘째 시 외삼촌 목사님 인사드리고
안양으로 갔다.
남편은 기다리다 결국 먼저 월요일에 헝가리로 출국을 한다.
그래서 안양에서 해야 할 서류가 있다고.
난 비행기표 연장하고 학교에도 휴가를 연장한다는 메일을 써야 한다.
맘이 답답하고 속상하고.
뭐라 표현이 안되고 좀 화가 나려고 한다.
안양 가는 길, 안양에서 집에 오는 길....
개나리가 너무 이쁘다.
그러고 보니 결혼하고 봄에 한국에 온 적이 없었다.
항상 여름방학이나 겨울에 한번.
개나리, 진달래
특히나 하얀 목련을 20년 만에 본다.
하얀 목련이 어찌나 이쁜지.
마치 불을 켠 전등같으다.
환한 불을 밝힌 등.
벚꽃도 꽃망울을 피우네....
어너스 콰이어에 들어간 작은 녀석.
일주일 봄방학 끝내고 공부 시작한 큰 녀석 생각하면
아빠라도 빨리 먼저 들어가서 애들을 챙겨야 한다.
오늘도 기다림으로 하루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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