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가 지나기 전에 빈에 다녀오자 했다.
올 해는 어째 크리스마 분위기를 느끼기에는 좀 분주하고
어수선하고 바빴다.
크리스마스 장 철거하기 전에 빨리 다녀오자 하고 출발했다.
주차장이 좀 요상한 시스템이었다.
차 한 대가 나와야 기다리던 차 한 대가 들어간다.
기다리다가 후진해서 나갈까..
갈등하던 중에 한 대가 나오니 문이 열려 들어가니 세상에...
안에 자리가 엄청 많더라는.
내 차가 들어가고 난뒤에도 차들이 줄줄이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주차장에서 나와 걸으니 바로 빈 시청이다.
매년 여기에 크리스마스 장이 선다.
항상 보기만 하고 절대 안 사던 스노 볼을 하나 샀다.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아들이 고른 스노우볼로.
이 스노볼 회사가 최초의 회사란다.
화려하지 않지만 검은색으로 처음 디자인 그대로.
집에 와서 오가며 한 번씩 흔드는 재미가 있다.
회전목마 탈까?
고개 흔들며 싫다는 아들.
울 아들의 모든 관심사는 스케이트 타는 것이라서
바로 스케이트 장으로 출발.
2년 전? 에 왔을 때는 음식을 먹을 곳이 없었는데
테이블도 있고.
무엇보다 일회용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보였다.
그때는 쓰레기통마다 일회용 접시와 포크들이 쌓여서 엄청났었는데.
접시와 포크를 여기에 놓으면 바로바로 가져가서 씻는다.
정말 엄청난 인파였는데....
걸음을 걷기 힘들 만큼 엄청난 사람들이 몰려들었는데...
컵도 일회용이 아니다.
아예 5유로 컵값을 포함해서 팔고 다시 컵을 가지고 오면
5유로를 돌려준다.
오늘 비엔나 크리스마스 장에 온 이유는 바로바로
우리 아들 스케이트 타는 것.
집에서 스케이트 챙겨 오길 잘했다.
스케이트 렌트 줄이 어찌나 길던지.
울 아들 스케이트 신고 땀 흘리며 탔다.
너무너무 재밌다는 아들.
두 딸들 키울 때는 왜 안 왔지?
그때도 있었는데....
분명 듣기도 했었는데...
발 시리고 춥고.. 하니 무슨 여기서 스케이트를... 아마 그랬을 것이다.
우리 아들 재밌단다.
오기를 참 잘했다 싶다.
우리 아들에게 행복한 기억 하나 추가했으니
엄마는 행복하다.
나중에 나중에 우리 아들이 아빠가 되었을 때
"아빠는 오스트리아 비엔나 시청 앞 크리스마스 장이 열리는
곳에서 스케이트를 탔었어. 정말 아름다웠단다."
라고 말하려나?
아니면 아들 손을 잡고 빈 시청 앞에서 열리는 크리스마스 장에
가서 아들과 함께 스케이트를 타려나...
그러면 참 좋겠다.
우리 아들은.
우리가 6시 20분쯤 부다페스트로 출발할 때는
사람이 더 많아졌다.
경찰들과 안전요원들이 어찌나 많은지...
주차장에서 큰길로 나가는 시간도 꽤 걸렸다.
사람이... 사람이...
그걸 본 큰 딸..
"엄마, 이걸 보니 정말 이태원 사고가 어이가 없다.
이 인원에 경찰이랑 안전요원들이 도대체 몇 명이야?" 한다.
차에서 내리는데 함께 간 OO 씨가 언제 샀는지
선물이라며 준다.
고마워라....
이 무거운 것을 사가지고 들고 다녔구나.. 싶으니
고맙고 미안하고.
주일 아침에 식빵에 발라보니 살구잼은 달지 않고 맛있다.
소나무? 꿀은 다른 꿀과는 맛과 향이 다르다.
이거 먹는 동안 생각나겠네...
나중에 소나무 꿀을 보면 또 생각나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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