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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명 가족여행/그리스 Greece

그리스 Greece -아테네 Athens

by 헝가리 하은이네 2024. 12. 31.

2주의 방학.

스키장에 가서 아들 스키를 가르쳐야 하나...

그러면 나 혼자 아들하고 가야 하는데... 하다가 

그리스 아테네 여행을 가기로 했다.

병원에서 막내 레지던트라서 25일 근무하고 이어서 당직까지 하는

큰 딸을  26일 오전에  쉴 틈도 없이 가방 싸서 공항으로 출발.

그리스 여행 끝나고 30일 새벽 비행기로 도착하면 큰 딸은 택시로 바로 

병원으로 출근을 해야 하는 여행이다.

그래도 큰 딸이랑 같이 가니 에미는 그저 좋기만 하다.

큰 딸은 어쩌면 쉬고 싶을 지도 모르겠지만 에미는 너무 좋다.

호텔로 할까.. 고민하다가 시내 중심에 있는 아파트로 예약.

숙소가 다 좋은데 .... 좀 춥다.... ㅠㅠ

그리스 사람들에게는 안 추울 듯싶은데 나는 춥더라는...

숙소로 오는 택시 기사가 추천한 식당.

우리 숙소 바로 아래에 있는데 집 주인도 이 식당을 추천했다.

맛있고(안 짜고) 가격도 좋고.

꽤 알려진 식당인지 손님도 많지만 배달이 엄청나더라는.

우리 숙소가 시내에 있어서 숙소 아래 팝도 북적북적.

아래 레스토랑은 미슐랭이라서 예약이 꽉 찼다고...

헝가리 오기 전에 한 번 가보고 싶었지만 안되더라는.

그리스가 알바니아랑 크로아티아... 비슷하다.

오렌지나무 가로수랑 올리브 나무... 벌거숭이 돌산들... 

그리고 시퍼런 바다.. 

아크로폴리스 올라가는 길에 있는 로만 아고라. Roman Agora

울 아들 사진을 찍고 

-엄마 뭐야?

에미는 빨리 구글 검색하고,

-아주아주 옛날에 시장이기도 하고 모임도 하던 광장이래.

정말 젊어서 여행을 해야 한다.

언덕을 오르는데 어찌나 숨이 차고 힘들던지...

그래도 무릎이 괜찮아서 다행.

바람은 또 어찌나 많이 불던지.

신을 모시는 신전이었으니 산 정상에 이런 신전을 짓고

제사를 지내고...

참 힘들었겠다.

그러고 보면 우린 참 편하게 신과 함께 사는구나 싶다. 

무지개가 떴다.

그리스 여행 3일 내내 매일 무지개를 봤다. 

아들,

엄마는 고등학교때 세계사 책에서 사진으로 보던 곳에 오니까

너무너무 좋다.

파르테논 신전, 아테네, 아크로폴리스... 엄마 넘 감동이다.

위에서 보면서 저기는 안 올라가야지... 했는데 

내려가더니 아들이 올라가겠단다... ㅠㅠ

그래서 나는 아래서 기다리고 누나랑 아빠가 아들이랑

같이 올라갔다.

저기도 바람이 엄청 불었다고....

 

난 아래서 2유로 드리고 할아버지 연주를 듣고,

사진 찍고, 동영상도 찍고...

 

아이들 데리고 길게 줄 서서 기다리는 젊은 엄마, 아빠들.

뭐지? 했더니만 아이들이 좋아하는 크리스마스 장식에

엘프랑 동물들이 나와서 아이들과 함께하는 곳이라며

큰 딸이 찾아서 보여준다.

하겸이가 관심 없어해서 다행이다 하며 지나갔다.

10도 정도인데 은근히 춥다... 

따뜻한 난로 옆에서 커피 한 잔 마시고.

시장으로 출발. 

직접 고기를 잘라주는 게 신기했다.

안도 아니고 밖에서.

헝가리도 이런 해물 시장하나 있으면 얼마나 좋을 까...

사람 심리가 참 요상타.

사람이 좀 많이 있는 식당으로 우리도 들어가서 좀 늦은 점심을 먹었다.

울 아들도 잘 먹어주니 감사.

올리브 절임도 참 다양하다.

올리브 좋아하지만 사가지고 오기는 어려워서 구경만 했다. 

고양이가 참 많다.

그런데 고양이들이 참 팔자가 늘어졌다.

깨끗도 하고 사람 손길 피하지도 않고...

그리스 여행 3일 동안 고양이만 수십 마리를 봤다.

개는 거의 안 보이고....

튀니지도 그랬었는데...

점심 식사 후에 남편은 산 해물을 가지고 숙소로 먼저 가고,

우린 아크로폴리스 박물관을 향해 걸었다.

그런데 저 멀리 아크로폴리스가 보여서 사진을 찍을까... 하고

주머니에 넣은 핸드폰을 꺼내려고 고개를 숙이는 찰나...

내 눈앞에서 누군가가 뒤에서 내 핸드폰을 꺼내고 있었다.

너무 놀라서 휙 뒤돌아 섰더니만 나이 든 아저씨 손에 

내 핸드폰이 버젓이 들려 있다.

본능적으로 내 핸드폰을 낚아채면서 "내 거야" 했더니만

이 아저씨 뒤에 있는 아가씨를 가리키면서 저 아가씨가 했다는 

시늉을 한다. 어이없어서....

내 소리에 길가 카페에 앉아 있던 관광객들 다 자기 핸드백 확인하고,

전화기 확인하고... 

하마터면 핸드폰을 잃어버릴 뻔했다.

어찌나 아찔하던지.

핸드폰을 잃어버리면 은행 업무부터 학생들 팀즈, 넵튠 관리.. 주소록..

정말 암담했을 텐데...

다리에 힘이 다 풀렸다.

그래도 너무나 다행이다... 하면서 박물관으로 가는 내내 주변이

자꾸만 신경이 쓰였다. 

큰 누나가 함께 있어서 어찌나 감사하던지.

누나가 다 설명해 주고,

기원전이면 예수님 태어나시기 몇 년 전인지...

그럼 2024년을 더하면 지금부터 몇 년 전인지 계산하면서

보는 우리 아들.

잘 기억하면 좋겠다. 

일단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면 신뢰가 간다.

우리도 줄 서서 한 박스 샀다.

초콜릿 안 좋아하는 에미 때문에 계피랑 꿀시럽으로.

오~~ 바삭바삭하니 신기하다.

좀 달기는 하지만 눅눅하지 않고 바삭한 것이 거참 맛있더라는.

 

첫날 엄청 걸어서 허리가 아팠다.

밤에는 에구구~~ 아구구~~

소리가 절로 나왔다.

그래도 뿌듯했다는.

울 아들 엄마 핸드폰 보더니 바로 앱을 다운로드해서는 

계속 얼마나 걸었나, 엄마보다 많이 걸었나 확인하며 다녔다. 

그리스 아테네에서의 첫날.

겨울에 오기를 잘했다 싶다.

여름이면 너무너무 덥고 습해서 힘들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