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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명 가족여행/그리스 Greece

그리스 - 포세이돈 신전

by 헝가리 하은이네 2025. 1. 1.

그리스 여행 마지막 날 아침.

포세이돈 신전 투어가 오후 2시라서 오전에는

여유 있게 시내 관광을 하기로 했다.

 

아침 눈 뜨자마자 어제 주운 돌로 공기놀이 연습하는 아들.

공깃돌 하나 잡는 것은 제법 잘한다.

이제 두 개 잡기 연습하는 아들.

숙소에서 걸어 나오니 병원인데 구걸하시는 분이 

벌써 나오셨네.

아테네에도 정말 정말 노숙자가 많다. 진짜 많아서 놀랬다.

아침은 브런치로 먹기로 했는데 줄이 길다.

줄이 길다는 건 맛이 있다는 거.

우리도 여기서 먹기로 했다.

자리가 없어서 둘씩 따로 앉았다가 자리가 나니

한 자리로 옮겨 주셨다.

빵이 맛있었다. 그래서 점심에 먹을 빵도 여기서 샀다.

좀 비쌌지만 맛있으니까....

포세이돈 신전 가는 버스에서 먹었다는....

큰 호텔 처마밑에 있는 아주 작은 예배당.

궁금해서 들어갔더니 기도하는 곳이구나...

그리스 정교회인가 보다. 그리스는 90%가 그리스 정교회니까.

구경하는 거리에 공연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았다.

팀도 많고, 장르도 다양하고.

 

크리스마스 연휴라서 그런지 사람이 정말 많았다.

걸어 다니기 힘들 만큼 많았다. 

오가면서 거리 끝에 있는 이 교회가 궁금했었다.

들어가 보니 성모마리아를 위한 교회라고 쓰여있다.

 

포세이돈 신전 투어 버스 타러 이동.

수니온 곶 Sounion, 포세이돈 신전 (Temple of Poseidon)

 

요상한 새다.

포세이돈 신전에 있는 새들.

바닷가에 있으면 갈매기여야 할 텐데...

갈매기도 아니고... 그 흔한 비둘기도 아니고.

신기하네...

예쁘다. 

시내 구경하고 버스로 포세이돈 신전을 향해 갈 때

비가 왔다.

가이드가 아무래도 오늘은 일몰을 못 볼 수도 있겠다고 했는데,

울 신랑이 날씨 요정임에 확실하다.

그리스 일기예보가 3일 내내 비였는데 우리가 나가면 비가 그치고

무지개가 뜨고, 차로 움직이면 비가 왔다가 우리가 내리면 그치고.

3일 매일 무지개 보면서 움직였다는. 

포세이돈 신전에 내리니 비가 그치고 무지개가 뜨고,

우린 일몰을 보고 내려왔다.

저 신전 위에 달 뜨면 멋지겠다 했더니 딸이 슈퍼문 뜬 사진을 보여준다.

멋지네.... 

투어 끝내고 오후 6시가 넘어 이 분수 앞에서 내렸다.

앞에 있는 작은 백화점에 화장실 갈까 하고

들어갔는데..

"엄마, 내가 핸드폰을 버스에 놓고 내렸나 봐."

하는 아들.

정신이 아득해지고...

아들 옷 주머니 확인하고,

그럴 리가 없지만 내 가방도 다시 확인하고.

수니온 곶에서 돌아오는 버스에서 그리스로마신화를 

내 핸드폰으로 버즈이어를 하나씩 나눠 끼고 들었기 때문에

하겸이 핸드폰을 의자에 놓고 깜박 잊은 것이다.

큰 누나가 예약한 여행사에 전화하고,

설명하고,

직원이 우리가 탄 버스 드라이버에게 다시 전화하고.

그 사이 울 아들 엄마 품에 안기더니만

"엄마, 미안해요. 엄마 미안해" 하며 운다.

"하겸아, 미안한 거 아니야. 엄마한테 미안하다고 말 안 해도 돼.

그냥 하겸이가 속상한 거고, 하겸이가 속상하니까 엄마도 슬픈 거고.

미안한 일 아니야."

"그래도 미안해. 내가 엄마한테 미안해."

하는 아들.

울 아들 꼭 안아주면서 

"괜찮아. 엄마가 하겸이 핸드폰 챙겼어하고 말했어야 했는데

엄마 핸드폰으로 그리스로마신화 보다가 우리가 잊은 거야. 괜찮아."

아빠 전화기로 전화가 왔다.

드라이버가 전화기 찾았다고.

그런데...

아테네 시내가 아니 고속도로 타고 먼 곳에 버스를 놓고 퇴근해야 한다고.

내일 아침에 투어 버스 타는 곳에서 만나잔다.

그런데 우린 내일 새벽 4시에 공항으로 출발인데...

설명을 하니 아주 잠깐 멈출 테니 빨리 오란다.

서둘러 지나가는 택시 세우고 보내주신 주소로 가는데...

보내준 주소가 시외버스, 고속버스 타는 곳이라 혼잡하다.

남편이랑 큰 딸이 우리가 탔던 버스 찾으러 내려서 뛰고.

나는 택시 할아버지에게 구글 번역기 돌려서 상황을 설명하니

버스 드라이버 전화를 연결해 달란다.

버스를 못 찾고 되돌아온 남편이 버스 드라이버랑 전화를 연결해 주니

택시 할아버지가 그리스어로 통화를 하더니 바로 우리가 탔던

관광버스 있는 곳을 가시고.

거기서 울 아들 핸드폰을 찾았다.

퇴근하시다 우리를 기다려 주신 투어버스 아저씨에게

감사하다고 50유로를 드렸다.

울 아들 핸드폰을 찾다니...

크리스마스 기적 같은 일이다.

여행사에 전화를 하면서도 찾을 거라고 큰 기대를 못했었는데...

여행사 직원도 감사.

투어 버스 기사 아저씨도 감사,

택시 할아버지도 감사.

그리고 동생 핸드폰 찾아 주겠다고 전화하고 또 전화하면서

애써준 큰 누나 너무너무 감사.

큰 딸 아니었으면 발 동동 구르다가 못 찾았을 것 같은데.

우린 다음 날 4시에 공항으로 출발을 해야 해서.

숙소에서 잠든 아들 보면서 울 아들 맘고생 안 시키려고

울 하나님이 핸드폰 찾게 해주셨나 보다 싶고.

아들 핸드폰 충전하면서 어찌나 감사하던지.

하겸이 핸드폰은 사실 잃어버려도 내가 사용하던 것을 주거나

새로 사줘도 되지만 하겸이가 미안해 할 맘을 생각하면

찾은 것이 어찌나 감사한지.

새벽 4시에 택시로 공항 가는 길.

이렇게 예뻤구나...

우리가 밤에 시내를 안 나와서 몰랐구나...

아침 7시에 부다페스트에 도착하고,

우리가 짐 기다리는 사이 큰 딸은 택시 타고 출근하고.

나는 짐 풀고 월요일 해야 할 일이 산더미다.....

2024년 감사한 날들.

 

다음에는 바울 교회랑 전도여행 코스를 가보고 싶다.

80km 떨어진 바울 교회는 1인당 139유로라서 이번에는 

안 갔는데 다음에는 가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