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3일에 한인단톡방에 사진이 한 장 올라왔다.
헝가리에서 제12회 유럽 한인 차세대 웅변대회가 3월에 있는데
그 예선을 한다는 내용이다.
2년 전에는 폴란드에서 있었다.
그때 남편이 하겸이 출전하면 어떻겠냐고 물었었는데
폴란드까지 비행기 타고 가는 게 시간상 어려워서 안 갔었다.
작년에는 몰타에서 있었다.
그때는 남편만 갔었는데....
올해 헝가리에서 주최를 하기에 하겸이를 설득해서 참가했다.
비행기 타고 안 가니 얼마나 좋은 기회냐고.
무엇보다 주최국은 각 부분 2명 참가니까 그 만큼 기회가 있는 것이라서.
다른 나라는 각 부분 1명만 참가할 수 있다.
예상처럼 참가자가 많지 않다.
중고등부는 일단 유럽 거주 5년 이상이다 보니 쉽지 않고,
또 사춘기 아이들이 기꺼이 참석은 안 하려 하기에...
초등부도 유럽 거주 3년 이상이다 보니 또 쉽지 않다.
예전 같지 않아서 보통 3년 정도 머물다 귀국하거나 이동을
하기에 참가하고 싶다는 학생들도 여럿 있었는데 아쉽게도
조건이 안 맞았다.
다들 너무너무 잘했다.
주제가 한 명도 겹치지 않은 것도 신기했다.
막내는 긴장해서... 엄마랑 같이 나가서 읽었는데
어찌나 또박또박 한글을 잘 읽던지 대견했다.
우리 아들은 "통일이 된다면"으로 원고를 쓰고,
이동하는 차 안에서 읽어보고,
-아들, 큰 소리로 해야 해. 알았지?
하겸이는 항상 소리가 작고 크지 않거든.
그래서 자연스럽게 하면 소리가 작아지니까.
어째 아들보다 에미가 더 긴장이 된다.
모든 아이들의 발표가 끝나고 심사위원들의 채점 시간에
나에게 오더니 작은 소리로
-엄마, 다들 너무 잘해. 수준이 높아. 난 너무 못했어.
하는 아들.
나중에 발표를 보니 울 아들 잘했더라는.
모든 아이들이 다 잘했고, 점수도 정말 근소한 차이긴 했다.
무엇보다 하겸이가 학교에서 친구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느낀 것을 적은 것이라서 내용이 너무 좋았다는 칭찬에
어찌나 기분이 좋던지.
유럽 본선은 3월 22일 부다페스트에서 한다.
그때까지 원고 다 외우고,
시선 처리하는 것 좀 연습하고.
본선 진출 그거 하나로 만족이다.
본선에서 상 못 받아도 괜찮다는 마음.
참석하는 것 만으로 이미 충분하기에.
내년에는 어느 나라에서 할지 모르지만 시간만 맞으면
참가해 볼까... 에미는 생각해 본다.
아들 넘 잘했어.
울 아들 덕에 엄마가 여러 가지 다 해보니 그저 고맙다 했다.
그리고 쑥스럽고 싫다고 했지만 해보니 좋지 않으냐 하니
고개 끄덕이면 그렇다고 하는 아들.
그래서 또 고마운 에미다.
* 다들 "웅변"이라는 단어 때문에 거부감도 있고,
좀 불편한 감정도 있어서...
어려서 들은 웅변은 큰 소리로 부르짖는 거라는 선입관...?
앞으로는 웅변보다는 다른 표현이면 좋겠다고.
남편이 건의해 보겠다고...
웅변이 아니면 더 많은 아이들이 참여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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