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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우리 가족의 이야기

필라테스를 시작했다.

by 헝가리 하은이네 2025. 2. 17.

작년 작은 딸이 왔을 때,

우리 집 근처에 필라테스하는 곳이 있다며 알려 줬었다.

할까... 말까... 가볼까.... 힘들면 어쩌나...

생각만 하다가 몸이 너무 안 좋아서 일단 갔다.

그리고 할 때마다 수강료를 내는 것이라고 하고,

무엇보다 매 시간 꽉 차서 자리가 없다는 거.

계속 지켜보다가 누군가가 취소하면 필라테스를 할 수 있기에

하기로 했다.

그리고 정말 매일 사이트에 들어가서 지켜봐도 자리가 없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 한 자리가 있다고 표시가 되면 그 자리에

예약하고 운동을 한다.

사람 맘 참 요상하다.

자리가 없어서 언제든지 필라테스를 할 수 없으니 오히려 맘이 편하다는.

어쩌다 자리가 나면 갈 수 있다는 게 맘이 편하다는 게 참 이상하다.

그렇게 3번 수업을 들었다.

일주일에 한 번  한 시간씩...

첫 수업 날.

어찌나 긴장이 되던지.

뭐 하나 운동 잘하는 게 없는 나는 걷는 것도 걷다가 넘어지는 사람이다.

이날 첫 수업을 하면서 분명하게 알았다.

내 왼쪽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차 주차할 때 항상 뒤쪽이 오른쪽으로 많이 틀어질 때부터 이상하긴 

했는데...

필라테스를 하면서 분명하게 알았다.

오른쪽은 괜찮은데 왼쪽은 다리도, 팔도... 너무 힘이 없고,

왼쪽으로 서 있는 것도 힘들다는 것을.

심각하군.....

한 시간 스트레칭하고는 일주일을 아팠다.

온몸이 아파서... 

큰 딸 말을 빌리면 "엄마는 근육이 아예 없어..." 

정말 난 근육이 하나도 없나 보다.

지난주는 갑자기 아들이 아침에 다리가 아프다 해서

어렵게 예약한 수업을 못 하고,

2주 만에 갔다.

매 시간 수업 내용이 다르다.

공, 작은 공, 줄, 링, 스카프....

정말 어찌나 열심히들 잘하는지.

긴 팔다리가 쭉쭉 뻗고, 보기에도 어찌나 예쁜지.

나는 짧은 팔다리가 곧게 펴지지도 않고,

다들 소리없이 어찌나 우아하게 잘하는지.

선생님이 나이도 많고 처음 해본다며 아고고.. 에구구... 끙끙...

애쓰는 내 옆에서 자세 고쳐주고 설명해 주고,

스프링 고리 계속 바꿔주신다.

일주일에 한 시간 정도밖에 못하지만 계속하면 좀 좋아지려나.

의지가 약한 나는 이렇게 돈 주고 시키는 대로 해야 운동을 하려나 보다.

울 태산이가 있을 때는 매일 1시간 30분 이상 거의 2시간을 

걸어서 좋았었는데...

오늘 참 추운 날인데 햇살은 너무 좋다.

다음 주 비는 시간이 있나 또 열심히 들여다 보고

누군가가 예약 취소하면 운동하러 가야겠다.

1시간에 5명씩만 하니 내가 하고 싶은 시간에 못하는 아쉬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