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아이들과 국립미술관을 다녀왔다.
렘브란트 400주년 기념 전시회와 피카소의 사랑을 주제로 한
전시회가 함께 열리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들도 기대가 컸는지 흥분한 표정이다.
예전에 대학교때 교양은 거의다 미대에서 수강을 했다.
서양미술사, 미술감상론, 동양미술사 등등
그때 유난히 렘브란트에 대해서 열강을 하셨던 최경한 교수님으로 인해 잘 알지 못하면서도
렘브란트 하면 나도 잘 알고 있는 듯한 착각을 한다.
오늘 아이들과 렘브란트를 보면서 잔잔한 감동과 시간의 빠름을 인식했다.
나의 양손에는 두딸의 손이 잡혀있고,
그 아이들의 쉼 없는 질문에 대답하느라 나의 머리는
현기증이 날정도였다.
렘브란트와 피카소는 너무나 그림세계가 달라서 아이들과 보기에는 참 좋은 경험이었다.
색부터가 달랐고, 인물의 표현이 달랐다.
아이들은 렘브란트에서는
"엄마, 너무 잘그리네요. 정말 너무 잘 그렸어요" 감탄하더니
(한편으로는 기가죽어서는
"난 이렇게 못 그리는데....." 하면서)
그런데 피카소에 가서는 아이들의 표정이 밝아지면서
"엄마, 책 사주세요. 나도 똑같이 그려보고
싶어요" 한다.
아마도 만화 같은 표현에 밝은 색이라서 쉽게 다가왔나보다.
나도 교과서나 팸플릿에서만 보던 그림을 실제로 마주 대하니 감동이 새롭다.
우스운 표현이겠지만 아주 오래전에 헤어진 친구를 보는 것처럼 반갑다.
친하지는 않았지만 얼굴은 알고 지내던 친구를 만난 것처럼
어색하면서도 반가운 그런 느낌.
아이들과 같이 보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이 참으로 행복하다.
앞으로도 두 아이의 손을 꼭 잡고 미술관, 오페라 하우스, 박물관을 다니고 싶다.
오늘은 행복한 날이다.
아이들이 행복해서 행복하고,
내가 행복해서 아이들이 행복해 보이니 행복하다.
집에 와서는 사준 책을 보면서 똑같이 그림을 그려본다고 두 아이가 열심이다.
아빠가 오자 아이들은 참새처럼 재잘거리기 바쁘다.
그 재잘거리는 표정과 입이 너무나 예쁘다.
난 참으로 행복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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