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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하은이 이야기

하은이가 본 할머니의 눈물

by 헝가리 하은이네 2006. 12. 24.

현지 선교를 하시는 선교사님이 계시다.

매년 크리스마스가 되면 양로원을 방문하시고 선물과 찬양, 말씀을 전하신다.

우리 아이들이 헝가리 말을 잘하기에 시간이 되면 함께하려고 노력한다.

 

올해는 아쉽게도 하빈이가 방학을 하지 않아서 하은이만 갔다.

중고등부 학생들과 함께 선교사님 사역에 동참하는 귀한 시간을 갖게 되었다.

 

대학교 2학년인 선교사님 장남도 어제 헝가리에 도착하였다며 같이 와서

아빠를 도와주는 모습이 참으로 듬직하다.

그 아이들을 본지가 벌써 12년이 되어가니 서로 알고 지낸 시간이 꽤 두텁다.

두 아들의 바이올린연주를 보는 선교사님의 마음이 참으로 기쁘고 대견하시겠구나,

그러면서도 미안함과 감사함이 교차하시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찌나 대견하고 예쁜지....

나의 눈에 이렇게 예쁜데 하나님 눈에는 얼마나 사랑스러우실까....

 

 

가족이 있지만 양로원에서 생활하시는 이 분들은 찾아와 주는 사람이 없어서

많이 외로원 하신다.

누군가와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며 자신이 아직 살아있고 누군가를 안아줄 수 있는 존재임을

느끼고 싶어 하지만 그 대상이 없어 혼자만의 시간과 공간 속에서 외롭게 하루하루를 보내신다.

대부분의 사람들을 말을 한다.

헝가리말도 못 하는데,

그리고 1년에 한두 번 찾아가는 것이 오히려 그분들에게 폐가 되는 것이 아니냐고...

하지만 아니다.

직접 가서 그분들의 눈을 보면 결코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또 다른 선교사님의 어린 두 공주님의 무용과 찬양.

하은, 유리의 바이올린 찬양 연주.

혜린이의 헝가리 크리스마스 독창.

중고등부 전도사님의 독창.

선교사님의 설교와  찬양의 순서가 있었다.

 

 

 

 

 

 

 

 

 

130분이 이 양로원에서 생활을 하신다고 하신다.

그래서 130개의 선물을 선교사님이 직접 준비하셨고

우리는  각 방으로 선물을 들고 가서 전달하기만 하였다.

 

 

 

하은이가 선물을 들고 할머니 한분에게 선물을 드렸더니

할머니께서 눈물을 흘리시면서

"난 아무것도 줄 것이 없는데 왜 나에게 선물을 주니?

난 아무것도 줄 것이 없단다."

하셨다며 하은이는 마음이 찡한가 보다.

그러면서

"엄마, 난 괜찮다고 했는데 계속 말씀하셔.

왜 자꾸 줄게 없다고 하시며 우시지?"

한다.

받기보다 자신도 무언가 주고 싶은 그 마음을 난 알 것 같다.

 

 

 

그래서 그랬는지

혜린이에게는 할머니 한분이 작은 케이크를,

꼬마 공주님에게는

억지로 과자를 사 먹으라며 500 포린트(약 2,200원)를 손에 꼭 쥐어주며

눈물을 글썽이시는 할머니.

얼마나 외로우실까...

약 2시간을 있다고 떠나오는 뒤통수가 시리다.

 

 

 

 

 

남자 학생들은 쑥스러워하면서도 열심히 인사하며

선물을 방마다 전달한다.

우리 사춘기 하나님의 아들, 딸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돌아오는 차 안에서 혜린이는 자기 엄마에게 자신 있게 말한다.

"엄마, 걱정 마.

우린 엄마 늙어도 우리가 키울 거야."

그 한마디에 무거웠던 마음이 가벼워지며 한바탕 웃음바다가 되었다.

 

그리고 소망한다.

그분들도 하루에 한 번씩 이렇게 큰소리로 웃을 일이 생기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