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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하빈이 이야기

하빈이 8살 생일 잔치

by 헝가리 하은이네 2007. 5. 13.

임신내내 엄마,아빠를 걱정하게 하고 가슴졸이게 했던

우리 둘째 하빈이의 8살 생일을 오늘 했다.

굳이 집에서 드레스 입고 채점을 해서 일등을 뽑고 게임을 하겠다는

딸을 설득하여 언니랑 같은 영화관에서 영화보는 것으로 생일 파티를 했다.

 

작은 아이 임신 22주째 피검사 결과가 다운증후군의 확률이 높다며 

2주간의 시간을 줄테니 결정을 하라고 의사선생님이 말씀하셨을 때는

하늘이 내려앉는 것 같았다.

많은 분들이 같이 기도 해주시고 힘이되어 주셨다.

그저 아이가 건강하기를 바라며 참 많이 울었다.

그러다 미우라 아야꼬씨의 책을 읽고는 결심을 했다.

아기가 어떠하든 귀한 생명이며 하나님이 주신 선물이니 받아야 한다고....

그리고 의사선생님께 낳기로 결정했다고.......

헝가리는 낙태가 법으로 금지되어 있다.

하지만 의사 소견상 이상이 있을 때에는 25주안에 수술이 가능하다.

그렇게 결심하고 마음을 편히 가지려 노력했지만 겉은 그런것 같았는데

속은 그렇지 않았나 보다.

임신 7개월이 되었지만 몸무게가 1kg밖에 늘지를 않았다.

큰 아이를 안고 임신 7개월의 몸으로 서울로 가는 비행기를 타고는 참 많이 울었다.

심한 열감기로 겨우 몸을 추스리고 서울가는 나를 남편은 걱정이 되어 말렸지만

난 꼭 가야만 할 것 같았다.

그렇게 서울가서 3주를 보내고 3kg가 늘어나서 8개월의 무거운 몸으로

다시 헝가리로 와서는 둘째를 낳았다.

건강한 딸을 낳고는 어찌나 감사하던지......

 

그런데 이 둘째가 가끔 보너스를 준다.

생각지 않은 기쁨을 안겨주기 때문이다.

 

그리고 생각한다.

얼마나 귀한 보배인지....

얼마나 소중한 보물인지....

 

그저 하나님께 감사하다.

나같은 자에게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두 딸을 주심에.....

 

하늘나라의 빛나는 딸.

하빈.

사랑한다. 그리고 고맙다.

예쁘게 건강하게 바르게 자라주어서.

아이가 자기 생일에는 엄마가 요쿠르트 케잌을 만들어 달란다.

그전날 만들어서 냉장고에 넣었다가 트렁크에 넣고 한인학교에 가서

4시간 수업을 하고는 트렁크를 열었다가 우리모두 너무나 놀랐다.

요구르트 케잌이 죽이 되었기 때문이다.

좀 많이 더웠나보다.

걱정하고 있는데 작은 아이가 말한다.

"엄마, 머핀에 우리 모두 초를 꽂고

다 같이 노래부르고 불어서 끄면 좋겠어요" 한다.

마침 혹시나 배가 고플까봐 머핀 24개를 구웠었다.

휴~~~~

머핀이 있어서 너무 다행이다.

그런데 아이들이 너무나 좋아한다.

함께 초를 꽂고 노래도 부르고 다 같이 불어서 끄고.

 

풍선 갖고 재미있게 놀고 게임도 하고.....

부모들과 약속한 시간이되어서 미리 준비한 선물을 나누어 주었는데

약간의 문제가 생겼다.

여자 친구들에게는 머리핀을,

남자 친구들에게는 케릭터 테잎을 준비했는데 모두들 머리핀보다는

케릭터 테잎이 좋단다.

그래도 수량이 있으니 어쩔수 없이 나누어 주었다.

다음에는 설문조사를 해야하나....

그래도 다들 표정이 만족한 얼굴이라서 다행이다.

특히 작은아이는 좋았다니 정말 다행이다.

8번째 생일.

앞으로 더 많은 생일이 있겠지만 오늘을 최선으로 하루하루 해주고 싶다.

 

딸아,

힘든 일도 있겠지만 항상 긍정적으로 밝게 ,환한 웃음 지으며 살길 엄마는

바란단다.

생일 축하해요.

 

엄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