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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하빈이네 일상들

구야쉬 파티에 아빠랑 함께

by 헝가리 하은이네 2007. 5. 20.

목요일 저녁에 작은 아이가 식사후에 토요일에 학교에 가야한단다.

엄마는 당연히 한글학교에 가야하니 못간다고.....

특히 이번주는 스승의 날 교사 회식과 교장,교감선생님과 만나는 날이기에 더...

아빠는 토요일도 할 일이 많고 시간이 있을 때는 좀 쉬어야 하기에 힘들고, 

또한 큰 아이때도 한글학교 때문에 당연히 가지 않았기에

안가도 된다고 설득을 하는데,

작은 아이 의외로 완강하다.

말인즉

교장선생님께서 꼭 토요일도 수업이니 와야한다고,

그래서 본인은 꼭 가야한다고.....

 

갑자기 미안해진다.

올해로 5년동안 한글학교 교사로 가르치다보니 매년 3-4번 있는

토요일 행사에 항상 참석하지 못하고 큰 아이는 2번 정도 아빠와 함께

마라톤과 농구대회에 갔었다.

그러나 아빠도 3년간 한글학교 교장으로 봉사하다보니

작은 아이는 작년과 올해 계속 빠져 소외감도 느끼고 자기도

참석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특히 교장선생님께서 꼭 와야한다니 작은 아이는 고집을 부린다.

 

그러더니

닭똥 같은 눈물이 뚝뚝 떨어진다.

 

어린것이 얼마나 가고 싶었으면......

눈길이 아빠에에로 쏠린다.

웬만하면 아이와 함께 가주지 하는 마음을 담아서

눈빛 레이저를 쏘아본다.

 

금요일 아침에 일찍 일어나더니 부엌으로 달려와서는  또 묻는다.

너무 걱정이 되었나 보다.

그러더니

"엄마, 그러면 나 혼자 릴리 엄마 차타고 릴리랑 함께 갈께요."한다.

그말이 더 가슴 아프다.

혼자가서 모두들 엄마,아빠랑 함께 왔을 그 속에 있을 작은 아이를

생각하니 속상하다.

"기다려봐. 어쩌면 아빠가 함께 갈 수 있을지도 몰라."

남편이 아래 사무실에서 올라 오더니 작은 아이에게 묻는다.

꼭 가고 싶으냐고.

아이는 꼭 가고 싶다고.

 

그래서 토요일에 아빠랑 함께 가기로 어렵게 결정을 하고 아이는

환한 얼굴로 학교에 갔다.

금요일 저녁에 서둘러 머핀을 구웠다.

주스와 바나나,머핀을 준비해 놓고,

토요일 아침 일찍 난 큰 아이를 데리고 한글학교로 가고

아빠는 작은 아이를 데리고 작은 아이학교 구야쉬파티에 갔다.

 

3시간 수업을 마치고 남편에게 전화를 했다.

어떠냐고....

그냥 그렇단다.

그래도 작은 아이가 많이 웃고 좋아하니 그걸로 충분하다.

바쁜 남편에게 오후 3시 까지 있지 말고 눈치것 일찍 빠져도 된다고

알려주었다.

작은 아이는 많이 좋았나보다.

오후에 일기장을 펴고 아빠랑 구야쉬파티에 갔던 일을 쓴다.

 

매년 큰아이,작은 아이가 다니는 헝가리 가도르 초등학교는 5월에

전통 스프인 구야쉬 파티를 한다.

각 학년이 헝가리 전통냄비를 야외에걸고(평야에서 말과소를 치는

목동들이 이렇게 걸고 스프를 하루종일 끓이면서 빵하고 먹었단다.)

구야쉬스프를 끓인다.

엘뢰드 아빠가 불담당인가 보다.

스프가 끓여지는 동안 운동장에서는 여러가지 게임이 진행되었는데

작은 아이는 구경만 하고 참여는 하지 않았단다.

전통적인 방법으로 초를 만드는 것을 했다며 만든 초를 갖고 왔다.

모양이 제법 예쁘게 나왔다.

에르짓 선생님 지도하에 전통놀이가 한창이다.

우리나라 같았다면 제기차기,잣치기,팽이돌리기 정도일까나.....

드디어 구야쉬 스프가 다 끓여 졌나보다.

각 반끼리 모여서 엄마들이 준비해온 빵과 과자, 음료수,케이크등을 놓고

기다리던 점심시간.

아이와 한 약속처럼 내년에는 엄마가 함께 가주어야 겠다.

이르드에서 부다페스트 22구역에 있는 초등학교로 다니는데 정말

기적처럼 우리 뒷집에 같은 학교에 다니는 같은 반 친구가 산다.

엄마가 이 학교 선생님인 릴리이다.

하빈이의 가장 좋은 친구이기도 하다.

좋은  친구,좋은 선생님을 위해 기도하는 에미의 기도를 하나님께서

들어주셨나보다.

어찌 생각이나 했겠나.

그것도 바로 윗골목에 사니 말이다.

오후 3시까지 이지만 아빠랑 아이는 좀 일찍 나왔단다.

작은 아이는 먼저 나온것도 불만이 없다.

아빠가 함께 가주셨으니 너무 좋을테지.....

 

하빈아!

내년에는 엄마랑 마라톤도 하고 구야쉬 파티도하고 다하도록 하자.

하은아!

내년에는 하은이 학교 농구대회 응원도 가고 바자회 참여도 하자.

 

누가보면 직장다니는 에민줄 알겠다.

전업주부인데 가끔 나도 왜이리 바쁜지 내가 더 궁금해진다.

 

대체 뭘하길래 이렇게 피곤하고 시간은 없는 것이지?

 

하나님께 시간 사용에 대한 지혜를 구해야 겠다.

그리고 행함에 있어서의 결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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