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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헝가리 국립 영화관 한국 영화 주간

by 헝가리 하은이네 2007. 5. 25.

5월 24-29일 까지 우라니아(urania)영화관에서 한국영화를 상영한다.

여러번 헝가리 영화관에서 한국영화를 소개하는 행사를 해왔었다.

 

아이들이 어려서 매번 참석하지는 않았지만 그때마다 많은 헝가리 사람들이

한국 영화를 감상하기를 바랬다.

 

외국에 살면 애국자가 된다는 말이 있다.

틀린 말은 아닌듯하다.

나자신도 어쩌다 태극기라도 발견하면 어찌나 반가운지...

몇년전  전 김대중대통령께서 헝가리를 방문하신적이 있다.

이해찬국무총리께서도.

그때마다 다리위와 중심거리마다 태극기가 위풍당당하게 휘날렸는데

무지 무지 기분이 좋았었다.

 

차에 타고 있다 본 딸들은 박수를 치며 대단한 반응을 보였었다.

"엄마, 내안에서 갑자기 자랑스러움이 생겨요"라고 큰아이는

자신의 감정을 표현했었다.

 

오늘도 똑 같은 기분이다.

그것도 정말 멋진 영화관.

영화관이라고 하기보다는 오페라하우스같은 우라니아에서

한국영화를 상영한다니 너무

신난다.

 

헝가리에서는 영화관 갈일은 방학때 딸들 데리고 헝가리말로 하는

만화 영화보러가는것 뿐이다.

나의 짧은 외국어 실력으로는 언어의장벽이 크고,

남편은 영화관가는 것을 싫어하니 나 혼자 가기는 그렇고,

딸들과 함께 가자니 아직 어려서 딸들 수준에 맞추어야 하기에 또 싫고,

 

오늘은 남편 팔짱끼고 나란히 앉아서 한국영화를 봤다.

그 사실만으로도 기분이 좋다.

딸들도 신난단다.

주중에는 텔레비젼을 볼 수가 없는데 오늘은 엄마,아빠 외출이니

만화영화를 보겠다며 엄마 늦는다고 빨리 가란다.

그러면서 자기가 설겆이 까지 해놓겠다고 어서어서....

 

이번에는

여자 정혜,  태극기 휘날리며, 사생결단, 서편제, 왕의 남자, 달콤한 인생,  

공동경비구역등을 상영한다.

많은 헝가리사람들이 한국영화를 보고 우리 문화를 알아가면 좋겠다.

영화관 안에서는 두 대의 TV로 한국영화를 짧게 소개하고 있었다.

화려하고 아름다운 내부.

클레식한 건축이라서 현대영화를 보는 기분이 색다르다.

우라니아극장의 외부.

긴 시간의 공사가 끝난뒤 모습을 드러냈을 때 참 아름답다는 느낌을 받았었다.

그런데 영화관이라는 사실에 좀 놀라웠었다.

현 엄석정대사님께서 한국과 헝가리의 정치,경제,문화교류에 대한

말씀을 해주셨다.

헝가리의 문화차관보께서 오셔서 한국 영화주간의 오픈을 축하해 주셨는데,

영어를 너무 잘해 "와! 멋지다"하는 생각을 했다.

통역이 없이 분위기도 너무 멋진 분이었다.

 

첫날은 "태극기 휘날리며"를 보았다.

보는 동안  우리의 전쟁이 자꾸 베트남전과 겹쳐졌다.

너무나 닮은 6.25와 베트남전.

그 상처가 너무나 큰 전쟁.

다시는 전쟁은 없어야지 싶다.

사람의 증오와 분노가 이성을 마비시키고 짐승이 되게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제목은 생각이 나지 않는데 그 책에 이렇게 쓰여있었다.

'전쟁은 어둠의 영이 지배하기에 사람의 눈에 사람이

하나님을 닮은 창조물이 아니라 동물로 보여지기에 살인이 가능한것이다.'

그런것 같다.

서로가 서로를 짐승으로 보기에 점점 무감각하게 죽일수 있을 것이다.

 

영화가 끝나고나니 10시이다.

큰아이에게 전화하니 이제 자려고 한단다.

그런데 동생이 엄마올 때 까지 안자고 기다리려고 한다니

어쩌면 좋으냐고....

그냥 불 켜놓고 침대에 가서 자라고 했다.

서둘러 집에 와보니 큰 아이는 침대에,

작은 아이는 쇼파에서 자고 있다.

설겆이도 다 해놓고,

동생이 먹다 남긴 오징어 덮밥도 랩으로 덮어놓고,

식탁도 깨끗이 치워놓았다.

많이 컸네.

우리 큰 딸.

 

이제 에미는 맘놓고 아빠랑 이런 시간을 보내도 되겠는걸.....

 

고맙다.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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