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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2007년 김치 담기

by 헝가리 하은이네 2007. 6. 6.

구역식구들이 모두 모여서 김치를 담갔다.

마늘,젓갈,고추가루,찹쌀풀,굵은 소금등등 모두들 각자

가지고 있는 것들을 모으고 집에서

미리미리 준비를 해가지고 아침에 모두 모였다.

일주일 전에 주문한 배추에 문제가 생겨서 충분한 양을

담지는 못했지만 아쉬운데로 유학생과 토요일에 만들 김치만두용은

넉넉하고 각자 가져갈 양은 조금 부족했다.

사실 김치도 좋지만 이렇게 모여서 만드는 기쁨과 즐거움이 더 크다.

엄마 배추 썰고 절이고 바쁜중에 우리 꼬마 구역원은

나름대로 그네도 타고 놀면서 엄마 옆에서 귀찮게 안하는 것이 기특하다.

큰 언니 집사님 말씀처럼 우리 꼬마들이 말씀도 제일 많은 시간 듣고, 

기도도 제일 열심이라 우린 구역식구라 부른다.

소금 뿌려 절이고.....

매운 파 써느라 눈물 찔금거리며 훌쩍,훌쩍 그러면서도

웃느라 우는것인지 웃는 것인지....

준비해온 분쇄기는 꺼내지도 않고 어찌된 영문인지 다들

생강이며 양파, 사과를 다지기 시작한다.

도마에 칼질 소리가 꼭 다듬이 소리같다.

누가누가 더 잘 곱게 다지나 시합하는 것 처럼 칼질 솜씨는 가히 장금이다.

특히 나이는 제일 어린 선화씨 칼솜씨는 역시 종가집 맏며느리 솜씨다.

눈은 다른곳을 보는데 칼은 제갈길을 간다.

와! 신기하다.

그래서 난 아예 오늘은 칼은 잡지도 않고 그저 사진만 찍고 다녔다.

젓갈 듬뿍 넣고 찹쌀풀에 설탕, 미리 다져온 마늘 넣고

드디어 양념이 완성되었다.

손가락으로 찍어 먹어보더니 다들 맛있단다.

꼬마 구역원 현중이까지 간을 보고는 합격.

드디어 오늘 우리집 체리를 개시했다.

맛있게 익은 체리를 따서 간식으로 먹었다.

작년보다 실하고 맛도 좋고 열매가 많이 열려 기분이 좋다.

부침도 푸짐하고....

그런데 해물부침인지, 김치 부침인지 잘 모르겠다.

다 섞여있는데 맛은 기막히다.

각자 하나씩 나물을 집에서 준비해 가지고 와서는 비빔밥을 만들었다.

큰 통에 한번에 비벼서 함께 먹는 재미가 좋다

입덧하는 영희씨도 맛있게 먹어주어 감사.

드디어 김치 버무리기.

유학생들 것부터 싸고,

토요일에 김치 만두 만들 김치 챙겨놓고,

혹시나 가져갈 때 냄새나거나 국물이 흐를까봐 안에 위생봉지 넣어 묶고,

겉에는 랩으로 꽁꽁 싸고....

현중이까지 세명의 협력이 아름답다.

그리고,

각자 자기 통들을 줄을 세워놓고 나누어 담기 시작했다.

처음 계획은 모든 통에 꽉꽉 채우는 것이었는데,

배추의 부족으로(70통을 예상했는데 50여통 정도 밖에 구입을 못했다.)

조금 부실하게 담았지만 그래도 좋다.

나누어주며 함께 먹으니까....

30여분 시간이 남아서 냉커피를 탔다.

아침에 비가 와서 걱정을 했는데 해가 뜨고,

바람이 살랑 살랑 불어 덥지않아 참 감사했다.

그래도 쉬지 않고 말하랴, 웃을랴, 먹을랴,

그러면서도 손은 쉬지않고 일을 하니 덥다.

밥도 한통에 비비고,

냉커피도 큰 바가지에 타서는 일회용 컵에 나누어 마시며

아이처럼 많이 웃은 기쁜 날.

함께 한구역원으로 섬기다가 서울가시면서 구역원 하나하나에게

선물을 준비해 주시고 가셨는데 오늘 모두 모여서 나누어 가졌다.

정성껏 포장하고 우린 한것도 없는데 "베풀어 주신 사랑에 감사합니다."라고

써서  준비한 그 마음과 사랑이 너무나 감사하다.

 

저녁을 준비하다가 오늘 저녁에는 낮에 담근 김치들을 식탁에 차려 놓고

식사들을 하시겠구나 싶으니 감사.

즐겁고 유쾌하게 김치 담근 이야기들을 하면서 저녁 식탁이

웃음꽃이 피겠구나 싶으니 감사.

토요일에 유학생들이 김치를 받아다가 집에서 밥이랑 라면이랑

먹겠구나 생각하니 감사.

바쁜 지체들 것까지 넉넉히 담아 기쁜 마음으로 나누어 주는

그 마음들이 감사.감사.

토요일 저녁에 모든 구역원 가족들이 모여서 김치만두를  만들 것을

생각하니 너무나 기대가 되고 기쁘다.

 

우리 구역지체들이 헝가리를 떠나서 다른곳에 가더라도

김치 담그던 날을 생각하면 미소를 짓겠지....

그리고 그 때의 특별한 김치맛을 그리워하게 될꺼야.

우리의 아이들이 커서 이다음에 함께 저녁에 만두 빚던 날을 생각하며

하나님 안에서의 교제를 아름답게 기억하게 되겠지.....

 

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리고 믿는다.

그래서 앞으로도 이런 모임이 계속되길 바란다.

 

오늘은 참 기분 좋은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