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우리들의 이야기

국제 학교 I.C.S.B 졸업식과 헝가리 학교 졸업식

by 헝가리 하은이네 2007. 6. 16.

지난주 목요일은 큰 아이 학교 졸업식이 있었다.

그리고

오늘은 작은 아이 학교 졸업식이 있었다.

두 학교의 졸업식을 다녀오고 나니 나 70년대 말 중학교 졸업식과

80년대 초 고등학교 졸업식이 생각이 났다.

그리고

밀가루와 계란을 뒤집어 씌우며 대입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푸는

요즘 졸업식이 생각이 난다.

 

큰 아이가 다니는 International christian school of budapest는

기독교 학교로 선교사 자녀를 위하여 설립된 작은 학교라서

졸업식이 기독교적으로 진행이 되었다.

난 졸업식에는 거의 안가는 편인데 올 해는 부모 떠나

바이올린 공부를 위해 혼자서 2년간 공부를 하고 미국으로 대학을

가는 학생이 우리 교회에서 착실하게 고등부를 참석하였고

종종 주일예배 헌금 특송으로 바이올린 연주를 하여 예배에

은혜를 더하였기에 아이들과 함께 작은 꽃다발을 들고 학교로 갔다.

객지에서 혼자 생활하는 것도 기특한데 대학도 가고 신앙생활도 하고.....

중국에 계신 부모님께서 날짜 맞추어 오시고 교회에서도 목사님.

중고등부 전도사님과 몇몇 여전도 임원과 회원들이 축하해 주기 위해 왔다.

 

기독교 학교 답게

졸업식이 열리는 강당의 뒷 벽에는 "하나님께 영광을"이라는

글귀를 써놓았다.

인상적인 것은 제일 먼저 12학년 졸업생의 나라 국기를 11학년

같은 나라 동생들이 들고 입장을 하는 거였다.

태극기는 11학년 나라가 들고 들어가는데 작은 학교의 졸업식에서

태극기 입장인데도 가슴이 싸하며 경건한 자세가 되는 것은

애국심일까 아니며 어려서부터 받은 국기에 대한 경례의 잔상일까.....

조국에 대한 그리움일 게다.

그리고

졸업생이 한 명씩 선생님과 악수를 하며 단위로 올라가서 앉고,

기도와 찬양.

송사는 없고 졸업생 대표의 인사말과 교장선생님과 평상시에

잘 못 보던 분의 격려사가 있었다.

격려사에서는 모든 졸업생을 향한 축복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한 명 한 명 이름을 부르면서 그 학생의 장점을 말해주고 앞으로

가는 길에 축복의 말로 격려를 해주는데 참 따뜻했다.

 

교장선생님이 호명하면 고등학교 교장선생님이 졸업장을 주고 아까

격려사를 해주신 분이 사각모의 술을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넘겨주면

졸업생은 준비해 준 노란 장미를 들고 엄마에게 가서 장미꽃을

드리며 안는 순서가 이어졌다.

그 시간에 괜히 나도 마음이 찡하며 눈물이 나려 한다.

이 시간까지 기도하며 애지중지 키운 자녀가 이제 성인이 되어

대학교로, 아니면 사회로 나가게 되니 감회가 새로울 것이다.

엄마를 끌어안고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감사의 눈물을 흘리는 학생들을 보면서 잔잔한 감동이

졸업식장을 꽉 채운다.

그리고

각 졸업생의 어려서부터의 사진을 편집하여 이름과 함께 벽에

슬라이드로 비쳐주었다.

그리고 기도하고

졸업식은 끝이 났다.

 

큰 아이가 내 손을 잡더니 지하 식당으로 내려가야 오빠를 만날

수 있다고 해서 내려가 보니 음료수와 쿠키가 준비되어 있었다.

참 예쁘게 아기자기 꾸며 놓았다.

함께 사진도 찍고 목말라 음료수도 한잔 마시고 서로서로 인사 나누고

집에 오면서 가길 잘했다 하며 아이들과 이야기하며 돌아왔다.

 

그리고

엄마에게 장미꽃을 전달하며 안아주는 장면이 오랫동안 가슴에 남는다.

열심히 사진을 찍었는데 노트북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다 날아가고

할 수 없이 함께 간 집사님 싸이에서 퍼왔다.

8 나라에서 온 25명의 졸업식을 하는 국제학교라서 찬양은 있지만

그 어느 나라 애국가도 없었다.

 

오늘 졸업식을 한 작은 아이 학교에서는 단조의 헝가리 국가가 울려 퍼졌다.

들을 때마다 한 나라의 국가 같지 않고 슬픈 그러면서도 아름다운 음악을

듣는 기분이다.

4년째 보는데 매번 모든 식순이 똑같다.

학교 전체를 1-7학년의 학생들이 아침에 꽃을 갖고 가서 꾸민다.

어제 아줌마가 게시판을 열심히 닫으시더니 이래서 그랬나 보다.

"친구 안녕"이라고 쓰여있다.

1999년에 입학해서 2007년에 졸업을 하는....

그리고 4시 30분에 졸업식이 시작한다.

1-7학년의 전교생이 복도마다 서서 꽃을 안고 앞사람 어깨에 손을 얹고 걸어서

졸업식장으로 가는 선배를 배웅한다.

이렇게 학교 안을 돌아서 밖 운동장으로 나가면 1학년과

2학년 학생들이 미리 의자에 앉아 있다가 8학년 언니 오빠들이 오면

자리에서 일어나고 졸업생이 의자에 앉으면

그 뒤에 서서 졸업식이 끝날 때까지 서있는다.

처음 큰 아이가 1학년 때 더위에 8학년 옆에 서있는데 안쓰러웠었는데

큰 아이는 아직도 4년 전 파트너였던 언니를 기억한다.

1학년은 최고 학년의 언니 오빠가 무지 커 보일 것이다.

그리고 이제 김나지움에 가는 선배를 대단하게 생각하겠지.

헝가리 국가가 울리고 졸업생 대표가 헝가리 국기와 가도르 학교의

기를 들고 입장했다.

그리고 재학생들의 순서와 졸업생들의 시상식.

모든 순서가 끝나면 이번에는 1학년 학생들이 졸업하는 선배의 손을 잡고

학교 운동장과 학교 주변을 한 바퀴 돌고 나면 모든 순서가 끝난다.

가도르 학교는 학교를 도는 것으로 끝나지만

다른 학교는 학교 주변 건널목을 건너서 자주 다니던 길까지

한 바퀴를 돌고 나서야 끝난다.

아직도 그리고 앞으로도 헝가리 학교는 이렇게 행사 때마다

하얀 상의와 까만 하의를 입을 것이다.

작은 아이도 오늘은 흰옷을 입고 더위에 서서 고생이다.

에미 눈에는 고생이고 작은 아이는 자기의 역할에 충실하면서

졸업식에 함께하는 뿌듯함을 느낄 것이다.

 

큰 아이 학교와 작은 아이 학교는 졸업 식순은 다르지만

경건함과

부모에 대한 감사와 사랑의 표현이 풍부함이 같다.

그리고

졸업식이 끝난 뒤의 뒷자리가 깨끗함이 같다.

무엇보다 부러운 것은 선생님과 학생들 간의 관계이다.

친구같이 농담하며 끌어안고 진심으로 서운해하고 축하하고.

헝가리 학교 선생님들은 졸업생 하나하나에게 꽃까지 준비해서 일일이

볼에 뽀뽀해 주면서 안아주고 꽃다발을 준다.

칠러선생님은 본인이 8년 전에 가르쳤던 학생들이 졸업을 한다며

꽃을 준비해서는 한 명 한 명 모두에게 축하 포옹을 하며 준다.

세상에 8년 전 가르친 학생들에게.....

지금은 그 학교를 떠나 계신데도 찾아오시다니.......

그 사랑이 귀하고 아름답다.

 

그리고 그 많은 꽃다발이 헝가리 생활수준에는 결코 적은 비용이 아니다.

이럴 때 나는 계산 빠른 아줌마가 된다.

어휴~~~~

저 많은 꽃다발이 대체 얼마야.

3-4개만 만들고 나머지는 실용적인 선물이나 아니면 현찰로 줘도

큰돈이겠다.

저거 다 시들면 아까워서 어쩌나~~~~

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헝가리 사람이나 큰 아이 학교 축하하러 오신 분들이나 정말

예쁜 꽃다발들을 들고 온다.

두 팔을 다 벌려도 다 못 안아서 떨어진 것은 엄마나 가족이 들어줄 정도로.....

 

그래, 평생에 저렇게 많은 꽃다발을 언제 받아보냐.

이럴 때 받아보는 것이지.

그러고 보니 난 꽃다발에 파묻혀 본 적이 없다.

대학 졸업 때도 저 정도는 아니었는데.......

아!

부럽다.

 

사랑한다는 표현이 인색하지 않고 풍성해서 참 좋다.

부모와 선생님께 감사하다는 표현도....

 

 

'우리들의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번으로 족한 차가 퍼진 날  (0) 2007.07.20
꽃과 야채 파는 노인들  (0) 2007.06.21
2007년 김치 담기  (0) 2007.06.06
헝가리 국립 영화관 한국 영화 주간  (0) 2007.05.25
헝가리 봄나물  (0) 2007.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