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부다페스트에는 1896년부터 시작된 서커스가 있다.
그 자리에서만 100년이 넘었고 아직까지 헝가리 국민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보통 2달에 한번씩 프로그램이 바뀌고
오늘 처럼 여름방학 특집일 경우에는 8월 말까지 하다가 잠시 문을 닫고는
가을 프로그램이 다시 시작된다.
가끔은 국제 서커스 경연 대회가 열리면 표가 조금 비싸기는하지만
정말 멋진 쇼를 볼 수가 있어서 참 좋다.
평일에는 수.목.금은 오후 5시
토요일은 오후 3시와 7시
주일인 일요일은 아침10시 30분과 오후 3시에 있다.
보통 2시간 프로그램이다.
관람료는 자리에 따라서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오늘처럼 좋은 자리에 앉을 경우에는 2.000포린트(약 10.000원정도)이고
초등학생은 조금 할인된다.
우리 아이들이 부다페스트에서 항상 가고 싶어하고 좋아하고
만족해 하는 유일한 곳이다.
어떤때는 같은 프로그램을 3번이나 본적도 있다.
아이스 스케이트 쇼였는데 러시아에서 온 팀이었다.
서커서와 마술, 그리고 환상적인 음악과 무용이 어우러진 멋진 무대였다.
헝가리를 가족이 방문하였다면,
그리고 아이들에게 추억을 만들어 주고 싶다면 한번쯤 시간내어 가볼만한 곳이다.
예배가 끝나고 아이들이랑 서커스를 보러가기로 했다.
남편은 데려다 주고는 밀린 일을 한다고 사무실에 갔다가
끝나는 시간에 데릴러 오기로 했다.
겨울에 와보고 안왔으니 딸들의 기대가 크다.
서커스장의 간판을 보는 순간 딸들의 얼굴이 환해진다.
오늘은 여름이라서 그랬는지 서커스장 안에 물을 담고 수중 발레와 함께한
서커스 였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물쇼가 없으면 어쩌나 했는데 다행히
아이들이 좋아하는 고양이,비둘기,물개,그리고 악어와 뱀이 나왔다.
처음 보는 불쇼와 마술쇼가 있어서 아이들이 알면서도 직접보니
신기한가 보다.
그런데 어쩐일로 오늘은 사진촬영이 허락되었다.
항상 시작 5분전에 사진촬영금지 방송을 하는데
그래서 기대도 하지 않았는데 오늘은 사진촬영을 해도 된다고
친절히 안내 방송을 한다.
딸들이 더 반겨하며 에미가 못알아 들었을까봐 통역을 해준다.
"딸들아, 무식한 에미도 이젠 그정도의 헝가리말은 알아 듣는단다."
에미 체면이 말이 아니다.
그래도 사진 찍으라니 너무나 반갑다.ㅋㅋㅋㅋㅋ
밖에서는 보기 힘든 이상한 사탕이 참 많다.
아이들의 눈이 자꾸 매점으로 향한다.
그 마음 모르는 척 하고 헝가리의 가장 일반적인 들고 다니며 먹는
뻬레츠 빵만 5개 사서 하나씩 들려서 안으로 들어 갔다.
좁은 공간에서 외발자전거를 타는 모습이 아슬아슬해 보인다.
거기다가 꺽인 외발 자전거는 오늘 처음 보았다.
전에는 항상 중국소녀들이었는데 오늘은 가면을 썼지만
유럽 아가씨이다.
의상과 조명이 영화의 한장면 같다.
당연히 어딘가에 숨어 있을 공간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직접 보면 너무 신기하다.
작은 상자는 너무나 작고
칼은 무섭고,
옆의 작은 딸은 걱정이 되나보다. 다칠까봐서....
오빠들은 별로 반응이 없는데
딸들만 신이나서 난리다.
너무 귀엽다. 정말 똑똑하다. 어쩜 저리 예쁠까......
그러더니 급기야는 고양이를 사달란다.
그러면 이번에는 정말로 저렇게 교육을 시킬수 있다나..
한번 속지 두번 속나.
딸들아 미아나 제대로 교육좀 시켜주라.
매일 같이 신발 찾으러 안다니게.....
훌라후프 쇼는 몇번 보았었는데
이번에는 저렇게 불을 붙여서는 공중으로 들려 올라가면서도
돌린다.
그 모습이 너무나 신기하다.
어떻게 안 떨어지고 붙어서 도는 거지?
아이들의 박수 소리가 크다.
하얀 비둘기들의 왈츠였다.
서커스 장안에서 하얀 비둘기들이 이리저리 날아다니니
어디 다른 곳에 와있는 기분이 든다.
그러다가 저 연꽃을 물속에서 밀고 다니는 사람을 보니
아, 참 힘들겠다.
하는 생각이 든다.
작은 아이는 "엄마, 거북이 같아요" 한다.
그러고 보니 정말 거북이가 밀고가는 것 같다.
그 순간 다시 동화의 나라에 온 것 처럼 편안해 졌다.
맞아 거북이가 연꽃을 밀고 다니는 거야.
오늘 피에로는 러시아 사람들인가 보다.
몇마디의 헝가리어도 발음이 어색하고
본인들의 말이 낯설다.
중간 중간 피에로 때문에 어린 아이들이 흥겹다.
손님을 청해서 게임이 진행되었다.
빨간 수영복을 입은 사람은 이곳 행사 요원같고
나머지 양복입은 분들은 방청객인데
아무것도 모르고 나가서는 분위기에 휩쓸려 옷까지 벗고
팬티만 입고 게임을 했다.
역시 헝가리 사람들이다.
우리라면 어디라고 옷을 벗겠는가...
불쇼를 봤다.
불도 먹고 몸에도 불을 바르고....
오빠들은 식상하단다.
서울에서는 거리에서도 볼 수 있단다.
그런데 처음본 우리 딸들은 또 데일까봐 걱정이다.
갑자기 큰딸의 비명이 들린다.
큰 뱀이 나왔다.
그동안 많은 동물들이 나왔지만 뱀과 악어는 처음이었다.
뱀을 물에 던지니 뱀이 스르르 헤엄치며 오는데 앞에서 5번째 정면에 앉은
딸아이는 사색이 된다.
악어도 꽤 깨끗하니 예쁘다.
아직 어린가?
마지막으로 물개 쇼가 시작되자 아이들의 환호성이 들린다.
역시 물개 쇼가 아이들에게는 최고 인기다.
물속에서 점프도 하고 공도 돌리고 물구나무도 서고....
특별한 것은 없는데도 물개가 나왔다는 것만으로도
오늘 서커스는 대 만족이다.
신나는 음악에 예쁜 언니들의 멋진 춤에,
좋아하는 동물들을 보고 37도 더운 여름에 조금은 피곤한 얼굴들로
집으로 왔다.
하은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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