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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태산이 이야기

미아의 심술

by 헝가리 하은이네 2007. 9. 6.

이번주 내내 비가왔다.

아침에 눈을 떠도 비가오고, 아이들 학교갈 때도 비가오고,

아이들이 학교 끝나고 집에 올 때도 비가오고...

그러다 보니 미아와 산책도 못하고,

미아의 발이 더럽다 보니 나는 계속 소리친다.

"미아! 덤비지마! 옷 더러워지잖아. 안돼! 미아! 안돼!"

그러는 사이 내 옷도 아이들 옷도 미아의 발자국으로 더러워지고

매일 아침과 저녁 옷이 세탁기 속으로 들어가고.....

어제는 드디어 미아가 시위를 시작했다.

 이러고 앉아서는 숙제하는 아이들을 쳐다보며 운다.

계속 울음 소리를 내며 동정심을 유발한다.

비는 그치지 않고 내리는데 어찌하란 말이냐고~~~~

결국 큰 아이는 미아와 약속을 하고 말았다.

그리고 오늘 아침 눈뜨자 마자 미아를 데리고 산책을 나갔다.

다행히 아침에는 비가 오지 않았다.

근데, 참 이상하다.

마당이 없는 것도 아니고 300여평이 넘는 이 넓은 마당을 저 혼자 뛰어다니면서

왜 자꾸 나가서 산책을 하자고 하냐고~~~~

 하은이가 학교에서 돌아오면 벌써 알고 문앞에 지키고 있다가

귀신 처럼 달려들어 안고 뽀뽀하고 물고...

애정표현이 좀 과하다.

그러다 보니 나도 머리를 쓴다.

학교 등교용 옷과 미아용 옷을 준비해서 차에서 갈아 입힌다.

그러지 않으면 빨래를 감당할 수가 없기에.

저 옷은 두번만에 무지 더러워 졌다. 다른 옷과 세탁기에 함께 들어가지 찝찝할 정도로....

 

 하은이가 하빈이까지 꼬셔서는 둘이 미아 데리고 산책을 나갔다.

아니,

하루 두번을 꼭 나가야 하는 심보는 무엇이냐고~~~

 이번주 내내 집안에 있으면서 심술부린 미아의 만행이다.

그런데 이상하다.

하은이 방에 있어야할 저 쿠션이 왜 마당에서 저 처참한 모양으로 있는지.

아이들도 모르겠단다.

그럼 미아가 어느새 들어와 물고 갔나?

그전에 몰래 들어와 신발 물고가서 뜯어 놓은것 생각하면 미아 짓이다.

심증은 가는데 물증이 없으니.

 새 빗자루 였는데 세상에나~~~

나중에 저 빗자루 대로 미아 한번 맞아 볼래?

쿠션보다도 저 빗자루가 왜이리 아까운지.

눈 오면 제일먼저 찾고 없으면 발 동동 굴러야 하기에 빨리 하나 사다놔야 한다.

정말 한대 쥐어 박아야지 무지 속상하다.

항상 묶고 산책가는 끈은 얼마나 물어 뜯어 놨는지 거의 회생이 불가능.

 남편이 빨아서 널어놓은 쿠션은 안의 솜까지 다 나와서 마당가득 널려있다.

아무일 없다는 듯이 유유히 가는 미아의 저 엉덩이.

정말 한번 차주면 속이 시원하겠다.

 아빠의 운동화는 미아의 화풀이 대상 1호다.

정말 눈깜짝할 새 없어진다.

가끔 들키기도 하는데 그러면 물고 가다가는 잡힐듯 하면 버리고 어찌나

빨리 도망가는지....

토요일에 손님 초대를 했는데 날은 개이질 않고 마당 청소는 언제하나

심란하다.

정말 묶어 놓고 키워야 하나.....

아이들은 절대 안된다고 난리이고 난 미아와의 싸움에서

항상 지치고.

 

사진찍어 증거를 남겨야 한다.

그래야 딸들이 마당 청소에 책임감을 느끼니까.

잠시 그쳤던 빗방울이 또 떨어진다.

아직 딸들하고 미아는 안들어 왔는데....

우산 들고 나갈까 하다가 관뒀다.

비좀 맞으면 어때.

우린 비오면 당연히 비맞고 집에 오곤 했었는데...

 

어째 오늘은 아이들 숙제하는데 미아가 안보인다.

그럼 그렇지.

오늘은 아침, 저녁 두번 바깥 외출을 했으니 아마도 지 집에 들어가 주무시나 보다.

언제 딸들 없을 때 쥐어 박아야겠다.

망가진 빗자루 대로, 물어 뜯어 놓은 아빠 운동화로, 찢어진 쿠션으로 말이다.

조심해 미아!

내가 벼르고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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