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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태산이 이야기

미아 전 주인의 방문

by 헝가리 하은이네 2007. 8. 24.

아침에 남편이 출근하면서 미아의 전 주인이

오늘 오후 5시 이후에 미아를 보러  온다며 기다리라고 말한다.

그 전에 미리 미아를 보러 와도 괜찮은지 물어온 터라 그러려니 했다.

솔직히 궁금이야 하겠지만 정말로 올까 의구심이 들었었다.

내가 그렇게 까지 개를 좋아하지 않기에 든 생각이리라.

 

그 이야기를 들은 하은이는 걱정이 태산이다.

어제 미아랑 산책할 때 다른 개와 붙어서 미아가 코를 물렸었는데

그 상처를 보고 전 주인이 화가 나서 다시 데려가면 어쩌냐면서....

아닐꺼라고.

그 정도는 어느 개나 매일 나는 상처니 괜찮다며

학교 가는 딸을 안심시켜 보냈다.

 

우리 집에 똘똘이(싸모이종 숫컷- 무지 크고 흰 백색의 인물이 훤한 개) 와

장군이(콜리종으로 숫컷 - 무지 똑똑하고 꾀가 많은, 수의사도 감탄하는 인물)가

있었는데 모두 가출하고 길 잃어 버린 개 보호소에 가서 미아를 입양했다.

단지 돈이 안든다는 이유로 내가 직접가서 골라서 데리고 왔다.

자꾸만 좋은 개를 사도 가출을 하니 개값이며 사료값이며

무엇보다 그 동안 정든 정을 때는 것이 아이들에게 참 힘든 일이었다.

다시는 안 키워야지 하다가도 아이들 성화에 또 다시 개를 키우게 된다.

미아가 4번째 우리집 강아지이다.

 

그런데

그 미아가 그냥 길을 잃어서 보호소에 온 것이 아니었다.

주인이 사정이 있어서 보호소 앞에 버리고 갔고

그 뒤에도 잘있는지 전화로 안부를 묻다가 우리 집에

입양된 것을 알고는 보고 싶다며 온 다는 것이다.

 

저녁도 안 먹고(혹시 집 안에 들어오면 음식 냄새가 날까봐서....) 기다리는데

드디어 벨 소리가 난다.

큰 아이가 문을 열고

작은 아이는 미아를 잡고

나도 서둘러 사진기 들고 마당으로 나가니

이건 이산가족 찾기를 방불케 한다.

 난 큰 아이에게 기억을 못할지도 모른다고 했었는데

웬걸 헤어진지 5개월이 넘었는데 미아가 다 기억을 하고 있었나보다.

제일 먼저 언니에게 가서는 끌어안고 뽀뽀하고 난리도 아니다.

 

 그리고

전 주인과 만났는데 지 언니보다는 들 반가운가 보다.

그래도 기억을 한다는 사실에 놀랍다.

전 주인의 애닯은 "미어. 미어" 부르는 소리가

그 동안 많이 보고 싶었나 보다.

 이 분들 집에는 마당이 없어서 집안에서 미아 에미랑, 미아 언니, 그리고

미아까지 세마리의 개를 키우자니 힘들었단다.

더구나 미아는 너무나 활동적이라서 집안에 남아나는 것이 없고

더우기 여기저기 오줌을 쌌다나....

이제 부터 미아 너의 별명은 오줌싸게다.

그래서 할 수 없이 보호소로 보내게 되었다며

마당에서 뛰어노니 다행이라고 안심을 한다.

보고 싶으면 언제든지 미리 연락을 하고 보러오라고 했다.

하은이랑 미아 전 주인은 미아 이야기로 시간가는줄 모른다.

미아 전 주인은 미아의 어린시절을.

하은이는 우리 집에 와서의 시간들을.

그러고 보니 미아는 참 복도 많다.

 

 아쉬운 이별을 하며

전 주인이 미아의 선물을 전달한다.

미아에게 뜯어주니 벌써 물고가서는 어딘가에 숨긴다.

짜식.....

누가 뺏어 먹는다고 꼭 물고 가서 숨기는지...

아마도 보호소에 있을 때 생긴 버릇이지 싶다.

 고맙다며 벌러톤 호수 근처의 버더초니에서 생산된

와인 한병을 선물로 주니

참, 이것도 미안하다.

다음에 혹시 연락이 오면 그 동안 찍은 미아 사진을 선물로 줘야 겠다.

 

그러다 또 걱정이 된다.

이거 전 주인 눈치를 보게되니 내 참.

만약 미아가 잘못되기라도 하면 어쩌나 싶어

고민고민하다가

일단 수련회에 미아를 데리고 가기로 했다.

벌써 일거리가 늘었다.

 

올해는 한번도 안해본 수련회 짐싸는데

개 먹이. 개 간식. 밥그릇과 물 그릇. 그리고

묶는 끈과 자리까지.

에고 짐이 한 짐이다.

 

그러다가

만약 지금이라도 똘똘이와 장군이, 그리고 장수가 어느 집에선가

살고 있다면 나도 지금 당장 전화하여

양해를 구하고 한번쯤은 가서 보고싶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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