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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명 가족여행/헝가리여행

헝가리 리스트 페렌츠 띠르 1

by 헝가리 하은이네 2007. 9. 26.

13년전. 1995년 5월 결혼하고 남편과 함께 신혼살림을 차린 곳이

리스트 페렌츠 띠르에 있는 아파트 였다.

100여년이 넘은 아담하고 친절한 이웃이 있는 이곳을 난 참 좋아했다.

6년을 살고 이르드의 전원주택을 사서 이사를 했지만 난 가끔 이곳을 찾는다.

남편 사무실이 이곳에 있어서 이기도 하지만 그때의 시간을 느끼고 싶어서이다.

정말 아름다운 사람들이 한 건물에서 이웃하면서 언제나 따뜻한 웃음으로

날 감싸주었다.

 

오늘 한국은 추석인데 난 수리들어간 차가 오늘 드디어 2개월만에 나온다하여

남편차를 타고 함께 부다페스트에 올라가서는 혼자 기억을 더듬으며 3시간을 보냈다.

햇살도 투명하고 기온도 알맞고 혼자 산책하며 다니기 딱이다.

오늘은 처음 사진기 가지고 장난치는 그런 기분이다.

그냥 여기저기 마구 찍었다.

엄마 사진기로 장난치는 아이처럼 신이나서.....

 내가 살던 아파트에서 문을 열고 나오면 언제나 리스트가 이 자세로 있었다.

그리고 아이들이 항상 리스트 동상위에 올라가 장난을 치며 놀았다.

오늘 보니 아이들이 하나도 보이지 않고 단체 관광객만 계속 바뀐다.

우리 딸들도 리스트 할아버지 무릎위에 앉아서 사진을 찍었었다.


 

 기억을 더듬으며 걸었다.

이 가게는 원래 슈퍼였었는데....

아침이면 빵과 우유를 사곤했는데.

여긴 오랜 시간 비어있던 옷가게였는데....

 

이쪽은 세탁소였는데.

여긴 책방이었고. 여긴 내가 처음 파마한 미장원이었고.

여긴 악기 고치는 곳이었는데.

사진관도 없어져 버렸다.  모든 가게들이 레스토랑이 되어버렸다.

 지금은 젊은이들과 관광객들로 항상 북적거리는 이곳이 전에는 아이들이

장난치고 자전거 연습을 하던, 아가들이 걸음마 연습을 하고 하얀백발의

노부부들이 손잡고 산책하던 곳이었다.

이젠 젊은이들로 가득한 곳이 되어버렸다.

카페들 마다 독특한 인테리어와 담요의 색으로 구별을 지어놨다.

담요의 색이 가을이라 그런가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와~~~~

멋지다.

언제 나도 노트북 충전해서 저기 앉아서 뉴스도 보고 시간남으면 드라마도 봐야지~~~~

그럼 다들 나를 보고 전문직 여성인줄 알껄.....ㅋㅋㅋㅋ

 원래는 가운데 이렇게 길이 없었다.

카페로 인해 인도를 다 점령당하자 지역정부에서 공원을 이렇게 새롭게 조성을 했다.

운치있고 참 좋다.

시내 한복판에 이런 아늑한 곳이 있다니.....

예전에는 아파트에 사는 주민들이 저녁이면 개들을 데리고 산책을 나와서는

담소를 나누는 곳이었다.

우리도 웬만한 개들의 이름은 알았고 서로 안부를 물었었는데,

지금은 이렇게 개들은 못 들어간단는 경고문이 여기저기 붙어 있다.

 예전에는 이런 분들이 저 한가운데에 앉아서는 지나가는 나를 불러서는

이것저것 묻고 집에서 구운 작은 뽀가차도 주시곤 했었다.

이젠 양끝으로 밀려 나신것이 안타깝다.

 신혼때 살던 아파트 정원.

마침 문이 열려서 들어가 봤다.

편지함도 쓰레기통 들어 있는 창고도, 각 층의 사는 사람의 이름표도 다 그대로다.

난 특히 이 정원을 참 좋아 했다.

하은이 걸음마를 시키며 이 분수대 주위를 돌았고 그러면 아파트 할머니들이

내려와서는 "작은 천사.분홍장미.보석,등등등" 온갖 찬사를 하은이에게 해주었었다.

하은이가 울면 아파트 전체가 울려서는 다음날 할머니 할아버지의 온갖 질문에

대답을 해야했다. "아기가 아팠는냐, 어디가 안 좋으냐, 몇분동안이나 울더라 괜찮으냐등등등"

 이 엘리베이터를 보니 웃음이 나온다.

오른쪽은 100여년이 넘은 오리지날이다.

그래서 완전 수동이다.

주민중에 열쇠가 있는 사람이 열고 들어가서는 잡아당기는 보턴을 누르면 올라간다.

안에 의자도 있다.

왼쪽은 반 자동이다.

그말은 아무나 열고 들어가서 현대식 버튼을 누르면 올라가고 내려가는데

일단 출발을 하면 중간에 서거나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를 중간에 타지 못한다.

그런데 처음 헝가리에 와서는 걸어 올라갔다.

무서워서....

어느날 오른쪽 엘리베이터가 열려있는 것이 아닌가?

으잉?

한번 타 볼까? 뭐 어쩔려고...

그런데 타고 문이 닫힌다음에 난 안에 갇혔다.

겁이 덜컥나고 문을 흔드는데 철문은 꼼짝도 안하고

결국 울면서 소리치고 한참뒤에 지나가는 사람의 도움으로 탈출을 한뒤에

오랫동안 열심히 걸어 올라갔다.

오늘보니 오른쪽은 사용중지란다.

왼쪽만 운행중이었다.

문을 만지다가 그냥 돌아섰다.

누구든 헝가리에 오면 이런 엘리베이터 한번 꼭 타보세요~~~~~ㅇ.

 이 거리의 끝에는 리스트 음악대학이 있다.

한때 이 대학에 한국 유학생이 30여명이 있었다.

우리 아파트가 리스트음대 가까이에 있던 관계로 우리집은 유학생들의

참새 방앗간이었다. 수시로 벨을 누르고 올라와서는 함께 아침,점심,저녁을 먹었다.

언제나 둘이 살때도 항상 5-6인분을 밥을 했고 아침부터 벨누르고 올라와서는

"언니(아니면 아줌마) 연습실이 없어요. 옆방에서 연습해도 되죠?" 하며 연습하다가

수업시간에 맞추어 가곤 했었다.

우리집 거실이 비디오 방이 되기도 했었다. 새벽까지 함께 너무 빌려봐서 늘어진

테잎을 틀고 함께 웃고 이야기하고......    정말 그랬었는데.....

지금은 소수의 한국유학생이 있다.

이곳을 지날때면 피아노소리, 성악연습하는 소리, 관악기 소리들이

밖으로 들려 언제나 발걸음을 잡곤했는데 오늘도 여전하다.

이거리에서 이 소리만 여전한가 보다.

 

 음악회가 자주있어서 언제나 주차가 문제였었는데......

이곳에 사는 주민은 언제나 주차문제가 힘들었었다.

한무리의 관광객들이 모여서는 가이드의 설명을 듣는데 독일에서 왔나보다.

어찌나 진지하게 설명을 듣는지.....

새삼스럽다.

그리고 참 좋다.

한가롭게 이 거리를 이리 걸으니 말이다.

 

하은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