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살던 아파트를 보고나니 내친 김에 아이 유모차 밀고 다니던 단골 가게의
생존여부가 궁금해 졌다.
리스트 페렌츠 띠르 주변의 모든 가게가 카페로 변한 지금 그 옆의 상가들은
어떠한지 가보기로 하고 일단 리스트 음대에서 부터 한바퀴 원으로 그리기로 했다.
이런 오래된 건물들은 대부분 노인들이 사는경우가 많다.
그래서 건물을 새로 칠하기에는 비용이 많이 들어 시커먼 건물 그대로인 경우가 많은데
이 건물을 보고 웃음이 나왔다.
아마도 저 아파트를 사신분이 본인 아파트만 저렇게 예쁘게 단장하신 모양이다.
아무튼 이런 것도 헝가리니 볼수 있는 광경이다.
리스트 음대를 끼고 좌측으로 돌면 피자헛과 KFC가 있다.
이 피자헛이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제일 처음 생긴 피자헛이다.
그때 그 현장에 있던 분의 증언에 따르면 1992년도 인가 피자헛이 생겼을때
어찌나 줄이 길었던지 한사람에게 피자 한조각씩만 팔았단다.
서울에서 즐겨 먹던 피자를 먹고자 갓난딸 포대기로 엎고 줄서서 오랜 시간을 기다려서
피자 한조각 받아서는 정말 눈물흘리면 먹었단다.
앞의 KFC에서는 던킨 도너츠를 팔았었는데 빵좋아하는 나를 위해서 남편이
퇴근하는길에 한 두개씩 사가지고 오곤 했었는데 얼마 안되어 헝가리에서 철수하고 말았다.
아마도 내가 제일 아쉬워하지 않았을까 싶다.
예전에는 이 이름이 아니었는데....
내가 제일 많이 이용하던 슈퍼였다.
리스트 음대 건물 코너에 있는 작은 슈퍼가 아직도 있어서 반갑다.
언제나 이 4.6번 빌라모시를 타고 모스크바띠르로도 가고 모리츠 거리로도 가서
장을 봐오고는 했었다.
언제나 큰 재래시장을 가야 배추가 있기 때문에 자주 이용했었다.
하은이 유모차에 태워 가만히 서있으면 누구든지 하은이가 타고 있는 유모차를
번쩍들어 빌라모시안으로 올려주고 내릴때면 문앞에 서기만 하면 누구든지
다시 번쩍들어 내려주곤 해서 하나도 힘들지 않았었다.
언제나 천천히 여유있는 사람들이라서 가능하지 않았나 싶다.
헝가리에는 유난히 꽃집이 많다.
한집 건너 꽃집이고 옥토곤 주변에만도 이런 꽃집이 여러곳이 있다.
아마도 옥토곤에 구역정부(시청)이 있어서 주말에 결혼식 서약이 많이 있고
리스트 음대가 있어서 연주회도 많으며 옥토곤을 중심으로 사방면에 극장이
많아서 유난히 꽃집이 몰려 있나보다.
꽃도 책보는 아가씨도 시간이 멈춘듯한 착각을 일으킨다.
1895년에 개통된 1호선 지하절이다.
여기서 메트로를 타고 영웅광장도 가고 미술관도 가고 두나강변에 있는 바찌거리도 가곤 했었다.
저 자건거가 세워진 자리에는 10월이 되면 군밤파는 분이 나타난다.
처음 군밤을 사먹을 때는 어찌나 신기하던지....
우리나라 극장 앞에서 군밤파는 분들이 연상되면서.
꼭 한봉지씩 사서는 신랑보고 까달라해서 먹고는 했었다.
지금 생각하면 내가 생밤은 먹지만 군밤은 좋아하지 않는데도 사먹은 것은
고향생각에 그랬던것 같다.
약국이다.
이곳과 오페라 하우스 옆의 약국을 자주 이용했다.
약도 사지만 렌즈 식염수도 약국에 이야기하면 그 다음날 박카스병 같은 곳에 담아 주었는데
한 병에 만원정도 였다. 아껴서 렌즈 두번 끼면 다 떨어졌다. 그 당시는 서울에서 누가 오면
식염수 받아 쓰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때가 바야흐로 1995년 이었다니 누가 믿겠는가...
약국 뒤에는 세탁소가 있다.
처음 하은이 돌선물로 받은 핑크 실크 바바리를 맡겼는데 단추가 다 녹아서 하나도 없었다.
어찌나 황당하던지.....
비슷한 단추를 구해와서는 대신 달라며 주었는데 다음에 다시 드라이크리닝을 하니
이번에도 단추가 녹아서 하나도 없었다.
그 다음부터 아가씨는 우리 옷의 단추를 모두 가위로 잘라서는 봉투에 담아 주고
드라이크리닝을 한 뒤에 나보고 다시 단추를 달으라고 해서 어찌나 어이없든지...
2-3번 그렇게 했다가는 너무 단추 달기가 힘들어 내가 호일로 단추를 싸서 보냈었다.
그때 처음 알았다. 옷에 단추가 너무 많다는 사실을.....
그런데 우리만이 아니라 그 당시에 헝가리에 사는 분들은 거의가 다 그런 경험이 있었다.
지금은 저렴한 가격에 다음날이면 세탁이 된다.
그전에는 제일 빠르게 하는 것이 삼일이었다.
그러고 보니 참 살기 좋아졌다.
헝가리는 아직은 주차비가 싸다.
처음 이런 주차표를 뽑는 기계를 설치했는데 난 항상 거리는 공짜라고 생각을 하고
주차했다가 바퀴를 묶어 놔서 남편이 급히 와서 해결해 주고 간뒤로는 열심히
주차티켓을 뽑는다.
아침이면 난 츄리닝 차림으로 프리머 �이라는 빵집으로 뛰어가서는 아침에 나오는 빵을 사다가
아침을 차리곤 했었다.
일주일에 반은 빵으로 반은 밥으로 했었다.
참 맛있었는데....지금도 그 자리에 있어서 참 반갑다.
이 빵집이 있는 건물의 모퉁이가 버거킹이다.
맥도날드가 들어오기 전에는 버거킹과 웬디스가 최고였는데 맥도날드가 들어 오고는
웬디스는 버티다가 철수하고 버거킹도 수가 좀 줄어 들었다.
처음 헝가리에 와서 가본 케이크 집.
안의 케이크들이 너무 예뻐서 산책할 때마다 한두가지씩 사봤지만 케이크들은 별로 였다.
서울의 생크림케이크를 난 무지 좋아 했다.
작은 생크림 케이크를 혼자서 먹을 정도로...
그러니 그 맛을 기대하면서 사곤 했는데 항상 실망만 하고 돌아서곤 했었다.
그래도 오늘은 그 자리에 그 모습 그대로 하나도 안변하고 있으니 무지 반갑다.
그러고 보니 리스트 페렌츠 띠르를 중심으로 벌써 한바퀴 돌았다.
그래서 이번에는 옥토곤 여기에서부터 서부역까지 가보기로 했다.
하은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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