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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우리 가족의 이야기

서울에서 온 소포

by 헝가리 하은이네 2007. 10. 2.

월요일 집에서 한가로이 있는데 누가 벨을 누른다.

나가보니 우체국 소포배달하는 초록새 벤.

언제나 우릴 기쁘게 해주는 차다.

반가워 뛰어나가보니 서울에서 온 소포하나를 건넨다.

보나 마나 친정부모님이 아이들에게 보낸 것일 게다.

벌써 학교끝나고 집에 오자마자 소포 보며 좋아할 딸들의 얼굴이 떠오른다.

 과자 보며 작은 아이는

"엄마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과자가 뭔지 아세요?" 한다.

그래서"알지~~ 빼빼로!" 했더니 "맞아요" 한다.

그러더니

"근데 이과자도 좋아요." 얼굴이 환해지며 좋아 어쩔 줄을 모른다.

작은 아이는

"엄마 외할아버지는 진짜 친절하세요. 아니 아니 진짜 좋으세요"한다.

저도 말해놓고 친절은 좀 아닌 거 같은지 바로 고친다.

에구 자꾸 한국말이 갈팡질팡하니 원~~~

 하은이는 책을 보더니 "엄마, 나 이 책 빨리 읽고 싶어요." 한다.

나중에 연휴 때 읽자고 했다.

곧 중간시험 기간이라서.....

 외할아버지께서 아이들에게 스크랩 해서 보내신 것.

뒷면에도 정리를 해서 요약해 놓으셨다.

 2월에 서울 방문했을 때 외할아버지랑 영화관 갔다가 찍은 사진을

카드처럼 만들어서 보내주셨다.

이번 추석 때 언니 가족하고 놀러 간 사진을 보내주셨다.

 사진 찍는 것이 취미이신 외할아버지께서 직접 찍으신 사진을

이렇게 느낌과 설명을 적어서 코팅해서 10여 장을 보내주셨다.

아이들이 보더니 많이 신기해한다.

그리고 사진 보고 글을 읽고....

사진을 보며 아이들 재잘재잘 말도 많다.

아이들이 소포를 받으면 안의 내용물도 기쁘겠지만

무엇보다도 서울에서 자기들을 기억하는 가족이 있고

자기들을 위하여 선물이 온다는 것이 기쁜 것이다.

그것이 자랑스럽고 좋아서 언제나 기회만 되면

"서울에 있는 외할아버지는요~~~~

  외할머니는요~~~~"

를 입에 달고 산다.

그래서 이렇게 보내는 비용이 큰 것을 알지만 뻔뻔하게 덥석 덥석 받는다.

나이 드신 부모님께는 미안하지만 내 새끼가 행복해하고 좋아하니

좀 얼굴 두껍게 하기로 했다.

이러니 내리사랑이라 하나보다.

그러다가 너무 미안하면 한 번씩 전화하고 고맙다고 미안하다고

인사드리지만 또 보내오면 못 이기는 척 덥석 받는다.

이렇게 우리 딸들은 소포로 서울의 가족을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