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31일 밤을 준비하는 헝가리는 분주하다.
예배당 가는 길에 보니 공터마다 임시 장이 열렸다.
가면, 종이 뿔 나팔, 가발, 색종이 테이프, 스프레이 등등등....
그리고,
각종 다양한 불꽃놀이 제품이 팔리고 있다.
테스코에도 오숑에도 길거리에도.....
95년 처음 헝가리에서 그 해 마지막 밤을 맞을 때 깜짝 놀랐었다.
크리스마스가 너무 조용했기에 별생각 없이 송구영신예배
시간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초저녁부터 여기저기 길거리에서
아이들 장난감 같은 나팔소리가 들리기 시작을 했다.
시간이 지날 수록 더 그 소리는 더 많아지고 커지고....
궁금하던 차에 송구영신 예배를 드리러 밤 11시가 넘어 집에서 나오니
길거리에 젊은이들이 무리를 지어 다니며 종이 뿔나팔을 분다.
헝가리 전통이란다.
12월 31일 밤을 씰 베스타라 부르고 그 날밤은 종이로 만든 뿔나팔을 불면서
친구들과 길거리를 돌아다니고 그 종이 뿔나팔로 지나가는
사람들의 어깨를 치며 서로 복을 빌어 주고 액운을 쫓아 준단다.
몇 년 전 불꽃놀이 사용이 허용되면서부터는 뿔나팔 소리와 함께
여기저기에서 폭죽 터지는 소리가 어찌나 큰지 온 동네
개들이 함께 짖어대 잠자기가 힘들 정도다.
예배드리고 들어 오는 길에 우리도 작은 것 몇 가지를 샀다.
종이 뿔나팔은 아빠가 내일 사오 시기로 하고......
아빠를 기다리며 구경하는 딸들.
매년 다양하고 색도 화려해진다.
테스코 주차장에 세워진 임시 가게다.
하이퍼 마켓 오숑 안의 제품은 거의 다 팔리고 남은 제품은
좀 망가진 것이 많다.
고르다가 맘에 드는 것이 없어서 아빠가 내일 좋은 것으로 사 오기로 했다.
장을 보다가 옆을 무심히 옆을 돌아본 나는 이 꼬마와 마주치고
어찌나 놀랐던지....
꼬마도 나도 그리고 꼬마의 부모도 나의 놀란 모습과 비명에
다 함께 기분 좋게 웃었다.
그리고 사진 한 장 찍었다.
해적 가면을 쓴 하은이.
하은이가 좋아하는 하얀 고양이가 된 하은이.
그래도 밤은 추우니 모자가 좋겠지?
근데 딸의 표정이 영~~~~
냉동 문어를 사러 인터 스파로 오니 거기도 임시 가게가 설치되고
일요일 늦은(?) 시간인데도 불구하고 문을 열고 영업을 하고 있었다.
손님이 끊임없이 온다.
딸들도 무얼 살까 열심히 의논을 하고.....
제품을 직접 만져 볼 수가 없고 상품 사진을 보고 결정을 한 후
돈을 지불을 하면 영수증을 들고 옆으로 가서
영수증을 제출하 고물 건을 찾는다.
물건이 파손될까 봐 그러나.... 아니면 위험해서....?
아저씨가 영수증을 보고는 물건과 맞는지 확인을 하고 자세히
설명을 해주신다.
군인 의상과 풍기는 인상과는 달리 친절한 분이셨다.
바로 앞에는 크리스마스 때 팔고 남은 생전 나무들이 쌓여 있다. 아깝다.....아깝다.....
딸들은 벌써부터 내일 밤이 기다려진다.
동그란 공처럼 생긴 것은 색 연기가 나는 것이란다.
긴 막대는 작은 불꽃. 상자에 있는 것은 공중에서 터진다고 하는데
불꽃이 어느 정도 인지는 잘 모르겠다.
내일 밤에는 완전 무장을 하고 온 가족이 길거리로 나갈까 보다.
일 년 동안 힘들었던 일, 가슴앓이한 일들. 슬펐던 일들......
다 뿔나팔 신나게 불면서 날려 버리고,
까만 밤하늘에 불꽃을 날리며 새해를 기대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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