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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이야기

부다페스트 서커스 페스티벌

by 헝가리 하은이네 2008. 1. 29.

차를 타고 길을 가는데 길가에 벽보가 붙었다.

제7회 부다페스트 서커스 페스티벌을 1월 24-28일간 한다고.

그래서 2주 전 미리 가서 표를 예매했는데 벌써 좋은 자리는 없고

약간 측면의 자리를 예약했다.

아마 3번인가 4번인가 이런 페스티벌을 보았었는데

평상시의 공연과는 역시 차별 있게 잘했고, 무대도 화려하고,

각 나라의 대표들이 모여서 경합을 벌이니 볼만한 공연이었었다.

이번에도 아이들과 함께 별로 흥미 없어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따라오는

남편과 예배 끝나고 비가 오는데 서둘러 서커스장으로 갔다.

역시 빈자리가 별로 없을 정도로 꽉 찼다.

프로그램이 A와 B로 나누어서 공연을 한다.

우리는 A 프로그램을 보았다.

결론 부터 말하면 기술과 난이도는 역시 페스티벌 참가자인 만큼

잘했지만 딸들은 지루했단다.

왜냐하면 동물들이 말 한 마리, 강아지 한 마리만 나왔기 때문이고

피에로가 별로 재미없었단다.

아이들은 자신들이 아직 못 본 B프로그램이 아마도

더 재미있을 것이라며 속상해한다.

그래도 하은이가 눈물 날 만큼 웃게 한 프로그램도 있었으니 다행이긴 한데

나도 재작년 프로그램이 더 재미있고 다양했던 것 같다.

서커스 관람을 마치고 나오니 밖에 대형 모니터를 설치하고는

재작년 프로그램을 보여주고 있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더 낫지 싶다.

올 해는 프로그램을 안 사서 내가 알아들은 나라만 적어 보면

중국, 헝가리, 슬로베니아,  캐나다, 프랑스, 러시아, 독일까지 만들었다.

내가 못 알아들은 참가국도 있었다.

왜냐하면 나라 이름을 헝가리식으로 부르기 때문에 처음 들어 보는

나라 이름처럼 다가온다.

1889년에 처음 이 자리에서 서커스가 시작되었고

아직까지 유지되고 있다.

심사 위원단들이다.

 러시아 아가씨.

하얀 천을 늘어 트리고 말을 타며 곡예를 하는데

애마부인을 보는 것 같았다.

 어느 나라였는지 분명히 들었는데 못 알아 들었다.

 서커스의 분위기를 만들어 주는 악단.

언제 봐도 멋지다.

오늘은 바이올린 연주가 정말 좋았다.

슬로베니아 팀. 왠지 저 하얀 천과 하얀 옷이 좀 분위기가

무섭다는 느낌이 들었다.

하은이가 제일 재미있게 보고 집에 와서도 이야기하며, 생각하면서

웃고 또 웃은 순서이다.

 중국 팀.

재작년에는 소녀들이 나왔었고 아주 오래전에는

중국 소년이 나와서는 줄 묘기로 상을 받았었다.

역시 중국은 다르다.

제일 박수를 많이 받았다.

 아무것도 없이 사다리 하나 세워두고 안정감 있게 모든 일을 한다.

거참 신기하다.

프랑스 팀인데 8개를 돌려받기를 3번의 실패 끝에 성공한 의지의 아줌마.

옆에서 곱슬머리 아저씨가 색소폰 연주를 라이브로 했다.

헝가리 팀이었다.

보는 내가다 안쓰러운, 저러다 허리 부러지지 싶어 말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나이도 어느 정도 있기에 더 대단하다 싶었다.

 캐나다 팀인데 참가자 중 제일 아가씨가 통통한데 생각보다 날렵하다.

전 세계에 공중에서 3바퀴 반을 돌 수 있는 유일한 여자라고 소개를 한다.

아래의 검은 복장 아저씨의 엉성한 춤이 인상 깊었다. 

끝나고 나오니 바람이 어찌나 많이 부는지 뼛속까지 으슬으슬 춥다.

내년에는 아이들이 더 클 테니 어쩌면 안 갈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오는 차 안에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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